영어책을 읽어주라고 하면 대개는 세트로, 전집으로 왕창 구매를 합니다.
우리나라가 못 살던 시절, 그래서 배움만이 출세의 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때
집안에 전집 한 질 들여놓으면 엄마들은 가슴이 벅차올랐었지요.
물론 때로는 그 똑같은 모양의, 똑같은 크기의 책들이 전시 역할만 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요.
그와 더불어 책을 선택해야 하는 귀찮음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생각이 더 세트에 집착하게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영어를 좀 시킨다 하는 집들은 주로 리더스를 많이 삽니다.
세트당 수십 권에 달하는 리더스와 챕터북을 사면 비상식량 쟁여놓은 듯 든든한 기분마저 들게 하지요.
그런데 리더스나 챕터북은 신선하지가 않아요.
의도적인 (영어를 가르쳐주겠어. 인지력을 높여주겠어. 단계를 올려주겠어.)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그림책들은 뭔가 달라요.
한 권 한 권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꼭 우리 아이들 같습니다.
크기도 다르고 색도 다르고 글씨 모양도 달라요.
가로인 것도 있고, 세로인 것도 있지요.
몇 번을 다시 봐도 질리지가 않고 남한테 물려주기도 싫어요.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친구의 정이 느껴지는 책이 바로 그림책입니다.
물론 그림책이라고 다 쉬운 것은 아니에요.
리더스보다, 때로는 챕터북보다 더 어려운 것도 있고 단계별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난해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더 레벨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아는 만큼, 느끼는 만큼 이해하고 즐기다가
또 어느 때에 다시 보면 그 상황에서 또다시 새로운...
레벨 올릴 생각에 리더스만 읽히지 마시고
그림에서도 생각을 끌어내는,
글씨 크기 사이에도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세요.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도 그림책을 통해서 치유받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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