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람을 조각한 사람은?
로뎅 -> 오뎅 -> 덴뿌라
1학년 입학하시옵고 새 옷 마다 반찬 국물로 염색을 해오던 그 양반.
그 때 알았네요. 유치원 선생님들이 얼마나 애를 쓸고 닦아줬을지.
내버려두는 초등학교에서는 옷마다 반찬이라는 염료로 실험을 합디다.
선생님께서 연필통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쓰게 하셨다는데
하도 그눔의 연필통을 떨어뜨려서 옆 짝궁이 그거 주워 주느라 힘들다고...
그 하소연을 들은 짝궁 엄마가 살짝 웃으면서 제게 전달해주시대요.
알림장은 놓기장이었어요. 그냥 놓고 오는 거라서요.
저는 짝궁 엄마에게 전화 걸어 알림장 내용을 전달 받았지요.
paperless 아니, 어쩌면 와이파이? 그 때 부터 사용한 얼리 어답터 엄마입니다.
하루는 짝궁 엄마와 같이 우리 집에서 아이를 기다렸습니다.
짝궁이 그날 어딘가를 가기 때문에 아마 그 엄마가 우리 집에 놀러 왔던 듯.
염색 옷을 입고 하교 하신 아들 양반 책 가방을 뒤져보니
알림장은 당연 없고, 받아쓰기를 하셨더군요.
"개리물타리".... 위에 빨간 줄이 쓱 그어져 있었는데
바른 답은 무엇인지 도통 추측이 안되는 겁니다. 희한하다....
그날 저녁 미스테리가 풀렸습니다. 짝궁 엄마가 전화해 알려주더군요.
자기 아이도 받아쓰기를 틀렸는데 그 애는 "개리 띄어 쓰고 울타리" 였답니다.
"개나리"를 쓴다는게 그 똑똑이가 그만 실수해 "나'를 빼먹은 거여요.
그래서 "개리 울타리" 였는데 무식한 아드님이 보고 베낀다는 게
"개리 띄어 쓰기 없이 물타리" 울타리의 o이 좀 모가 났었나 "물타리"로 변했습니다.
개나리 울타리 -> 개리 울타리 -> 개리물타리
다음 날 용감한 엄마는 선생님을 찾아가 (청소담당이라) 고발을 했습니다.
"제 아이가 옆 짝궁 답을 보고 씁니다. 이 눔을 능치처참 하시옵소서."
연세 드신 할머니 선생님 답이 명답입니다.
"마 놔두이소. 갸가 을매나 답답하믄 보고 그라겠심니꺼?
그래도 바른 답을 쓰보겠다고 하는 맴이 신통합니더.
납두면 난중에 안 합니대이. 기다려 보이소."
선생님 말씀은 맞았습니다.
아이는 받아쓰기가 점점 나아졌고 이제는 영어와 국어를 동시에 쓰잖습니까?
보고 쓰는 건 중대 범죄라는 것도 배웠고 예의 바른 젊은이로 크고 있습니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이것들이 범죄자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문제 풀라면 답 보고 쓰고, 동전 슬쩍 집어다 떡볶이도 사먹고,
전화가 밧데리가 다되서 전화 못 받았다고 드라마도 쓰고.
이렇게 자라서 도둑놈 되면 어쩌나 해서 혼을 내고 벌을 주고
밤을 하얗게 새며 고민을 하지요.
다 자라는 과정입디다. 슬쩍 슬쩍 권위에 저항해 본다고 할까요?
꾀를 부려보지만 결국 통하지 않음을 알게 되지요.
요즘은 너무 고지곧대로 말해서 아빠를 펄쩍 뛰게 만드는 아들눔 때문에
녀석은 어째 스리슬쩍 꼼수도 쓸 줄 모르나 싶다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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