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육아 스타일 기다리셨나요? 1탄이 있으면 2탄이 있어야죠.^^
오늘도 주말 보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무것도 안해서 더 놀랐던 주말입니다.
아빠는 여느때처럼 또 어딘가를 가려고 준비를 합니다.
계속 날씨가 좋지 않다가 토요일 반짝 날씨가 그렇게 좋을 수 없더라구요.
아빠는 이럴 때는 석모도에서 일몰을 봐야한다고 가족들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그 때 청천벽력같은 한 마디.
"난 안 가. 오늘은 집에서 쉬어야겠어."
울 아드님 나가지 않겠다고 우깁니다.
"무슨 소리야! 오늘 날씨가 얼마나 좋은데 집에 있겠다는거야?
저번 주 그렇게 추운 날도 우리 캠핑을 갔는데 이런 날은 꼭 밖에 나가줘야지."
"저번 주에 나가줬으니까 이번 주는 안 나가겠다고."
아빠는 분명 이번에 새로 장만한 카메라를 시험삼아 멋진 석양을 찍어보겠다고 마음이 부풀었는데
아들래미는 전혀 같이 나가 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번에는 자지 말고 그냥 배타고 들어가서 석양만 보고 나오자. 이렇게 부탁할께."
"난 가고 싶지 않아. 그렇게 매번 주말마다 나가자고 하면 어떻해.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아? 유치원도 다녀야지, 피아노 학원도 다녀야지. 과학 수업도 해야지.
엄마따라 도서관도 맨날 가야해. 그러니까 오늘은 쉴꺼야."
"야, 그건 다 너가 좋아서 하는 것들이잖아. 싫은거 억지로 시킨거 있어?
아빠도 주중에는 맨날 일해. 그러니까 주말에는 너가 놀아줘야지.
그리고 니가 돈 벌어 오냐? 그게 노는 거지. 너 유치원가서도 맨날 놀다 오잖아."
마지막 말은 좀 쪼잔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됐어. 그만 해. 난 안 나갈꺼야."
흥분하는 아빠와 달리 너무나 차분한 어조로 대답하는 아들은 맘이 바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중간에 끼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애가 안 간다잖아. 할 수 없지 뭐."
아빠는 투덜거리다가 혼자 배타고 석모도를 들어가기는 좀 뭣했는지
도봉산에 등산이나 가야겠다고 혼자 베낭을 메고 나갔습니다.
근데 이건 좀..... 마치 아들이 중학생이나 된 듯한 기분.^^;
일요일 날 다시 우리는 오래간만에 바람이나 쐬자고 국립생물자원관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오늘도 요지부동.
"어제 너 때문에 엄마는 집에서 방콕 했잖아. 답답하니까 바람만 쐬러 나가면 안 될까?"
하고 제가 부탁하자, 아들은 좋은 의견을 냅니다.
"그럼 오늘은 엄마가 나가고 아빠는 나랑 같이 있어줘.
난 아직 어리니까 혼자 두면 안되는거 알지?"
이 무슨 얼토당토 않는 소리...... 니가 어린거 맞아?
아빠도 나가려고 준비하다가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서
"무슨 개똥같은 소리하고 있네. 집에서 하루종일 레고만 하면서 내가 왜 필요하냐?"
"그래도 한 명은 나하고 있어줘야지. 난 아직 어리니까."
"넌 니가 필요할때는 어리다고 하다가 어떤 때는 다 컸다고 우기더라?"
할 수 없이 우리는 모두 주말 내내 방콕 집에만 있었습니다.ㅠ.,ㅠ
7살 밖에 안 되어도 나혁이의 의견이 우리 셋 중 가장 논리적이며 카리스마가 있었으니
우리는 더 이상 우길 수도 없었어요. 한 주만 집에서 좀 쉬자는데 거절할 수가......^^;
뭐 이왕 오래간만에 집에서 쉬는거 밀린 북클럽 숙제나 하면서 그까이거 버텨보는거지요. 크하하.^^
근데 레고하다가 책 읽다가 빈둥거리던 아들래미가 문제를 하나 냅니다.
"엄마, 내가 내는 문제 좀 맞춰봐.
덜렁이 엄마가 덜렁이에게 아기 토끼 암수 1쌍을 사줬어.
그래서 덜렁이 아빠는 뒤뜰에 토끼 우리를 만들었는데, 엄청 크게 만드는 거야.
덜렁이는 토끼는 겨우 2마리인데 왜 그렇게 우리를 크게 만드는지 물어보았더니
아빠는 토끼가 한 달만 지나면 어른이 되어서 두 달만 지나면
새끼를 낳아서 금방 토끼의 수가 늘어날거라고 말씀하셨어.
그럼 토끼가 1달에 암수 1쌍씩 새끼를 낳는다면 1년 뒤에는 모두 몇 쌍이 될까?"
뭐야. 이거 굉장히 어려운 문제잖아?
새로 태어난 토끼가 한 달 뒤 다 커서 2달 뒤면 또 새기를 나을테고....
아이는 얼마전에 제가 도서관에서 빌려다 준 수학유령 시리즈를 보면서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이 시리즈가 굉장히 재미있는지 보고 또 보고 시간날때마다 보더라구요.
그냥 그림도 웃기고 내용도 재미있어 보이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문제 수준이 장난이 아닌거예요.
"아, 잠깐만. 이건 계산기가 있어야겠다. 아니면 종이랑 연필이 있던가.
근데 이거 너무 어려운 문제 아냐? 이걸 너가 푸는거야?"
물론 이런 문제를 푼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아직 한 자리 덧셈, 뺄셈도 헷갈려 하는데....
"밑에 답이 나와 있으니 내가 풀지 않아도 돼. 사실 이해는 되는데 계산은 못하겠어."
아이는 아이 수준에 좀 어려운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어려운 책을 읽어도 되나? 근데 재미있다고 보고, 또 보고 손에서 놓질 않으니
수준을 떠나서 재미있어하면 되겠지 싶습니다. 그런 책 본다고 큰일 나는건 아니니.....
생각을 해보면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도 그러합니다.
제가 다 100% 이해를 하고 넘어가는 것은 아니예요.
어떤 것은 그런가보다 하고, 이해가 안 되면 안되는 대로 넘어가서 책을 끝내기도 합니다.
요즘 저는 박경철의 과 마이크 센델의 을 막 끝냈습니다.
두 책을 100% 완전히 이해하고 끝낸것은 아니예요.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고, 어떤 부분은 그냥 대충 넘기기도 했습니다.


나혁이를 키우면서 처음에는 육아서만 줄기차게 읽었는데 아이가 크다보니
엄마는 좀 더 사회현상적인 문제와 인간과 자연에 관하여
좀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내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보다 인간과 도덕 및 윤리에 관하여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내 아이도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내 아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가슴에 아로새기면서 아이에 대한 욕심을 조금씩 버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계속 노력한다는 것은 잘 안 버려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혁이도 나중에 꼭 전공공부가 아니더라도
물리와 철학, 고전 등을 읽으면서 깊이 있는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김에 저번부터 좀 읽혔으면 하는 책을 들이밀었어요.
마찬가지로 아이가 꼭 100% 이해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몇 장 읽어주었습니다.
세 장 정도 읽어주다가 엄마가 일이 있어서 잠깐 부엌에 가봐야하니
재미있으면 마져 읽고 재미없으면 그만 읽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잠깐 사이 반 권을 뚝딱 읽었습니다.
꽤 두꺼운 책인데......



썩 재미있진 않은 듯 하지만, 이 책, 저 책으로 다양하게 과학을 접하다보면
나중에 과학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넣어준 책입니다.
다행히 썩 지루해 하지 않으면서 읽고 있어요.
인터넷 서점을 보니 다 절판입니다. 재미없어서 더이상 안 만드나 봅니다.^^;
그래도 우리는 이번 주 이 책들을 다 끝낼 생각입니다.
안 되면 다음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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