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 되려는 꿈에 관해 쓴 한 아이의 시를 게시판에 소개했더니
왠지 묘하게 미용업을 폄훼? 폄하? 하는 글로 오해 받게 될까봐 수다 떱니다.
요즘 미용산업은 기업화 되고 있어서 유명 미장원은 재벌 수준입디다.
제가 세련된 후배에게 붙들려 청담동 모 미용실 갔다가 어찌나 놀랬는지.
게다가 후배가 원장한테 예약을 해놔서 그 전에 두피 사진 찍고 상담 받고,
원장님 오시기 곱게 기다렸더니 세 명의 보조를 대동하고 등장하시더라고요.
온통 단골 연예인 사진이 걸려있는데 그 배우 수준이 현제에도 최고들입디다.
머리 쪼금 손대고 가위질과 드라이는 앞 머리 옆머리만 해요. 뒷 머리는 보조분이.
그라고 엄청난 값을 청구합디다. 카드 내밀 때 안색 안 변할려고 안간힘 썼네요.
나와서 후배를 혼냈어요. 왜 이런 미용실에 드나드냐고.
단순히 머리만 만지는 게 아니라 연구소 공장등이 있어서 헤어제품도 만듭디다.
얼마 전 홈쇼핑에서 제품 파는 걸 보고 "아, 저 양반?" 했어요.
참고로 남자 원장 아닙니다. 김희X. 최진X, 김영X 등이 단골인 곳이래요.
그 때 알았어요. 그들이 들어가는 방은 다르다는 것을. 그게 10년 전 일입니다.
제가 가끔 잡지에 인터뷰를 하는데 어떤 경우 머리와 화장을 하고 오라 합니다.
특정 미용실에 예약이 돼있다며 거기를 가라는데 여지없이 신사동입니다.
가서 앉아있으면 TV에 나오는 여인, 남정네들이 마구 농담하며 오가요.
그 때 알았어요. 연예인 한 명이 오면 화장, 손톱, 머리해서 세 명이 둘러 싸고
그 뒤에 매니저와 코디가 서성거립니다. 연예인은 계속 어디에 전화합니다.
화장, 맛사지 등과 연계해 대규모 미용사업체가 운영되고 있더군요.
아마 미스코리아 등 각종 미인대회와도 관련된 비즈니가 있을 겁니다.
제가 거기서 머리를 했더니 그 날 하루종일 사람들이 이쁘닥하길래,
에라 나도 그런 데 다닌다고 그 담에 또 갔는데 아우... 남의 옷 입은 듯 불편해요.
내 돈 내고 써비스 받으면서도 괜히 자신감 없이 굽신굽신.
그러다가 공연히 "이그뜨리, 사람 무시해?" 하는 억지 심정도 들어요.
연예인이 오면 그리 상냥한 직원들이 저한테는 살짝 덜 친절하니까요.
청구되는 금액도 너무 비싸고. 그 뒤로 발길 끊었습니다.
역시 나는 막 사는 팔자야. 적당한데 가서 폼 잡고 서비스 받지!
미용사가 되겠다고 시를 쓴 아이는 자라서 그런 엄청난 미용사업을 할 거여요.
글 쓸 때나 말할 때 직업군을 언급하는 건 참 조심스럽습니다.
물론 이 시가 책에 실린 이유는 부모의 압제로 힘든 공부를 하는 아이의 고뇌,
꿈과 무관한 학업을 의미 없이 좇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시지만요.
아우 이 글 쓰고 나서 금방 알았어요. 제 지인과 같은 교회 다니는 아이라네요.
엄마가 작가시고 초등생 자녀가 둘 있는데 종종 가족이 책을 낸답니다.
그 말 듣고 나니 왠지 엄마의 압제로 억지 공부하는 아이가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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