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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소질찾기

  • 수경샘
  • |
  • 2014-12-17
12

참,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살아가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정부의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되던 시절에 태어났습니다. 곳곳엔 국민들을 계몽하는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심지어 셋째 아이부터는 아이를 낳을 때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았지요. 셋째를 임신했다 하면 원시인 취급을 받던 시절이라고나 할까요. 산부인과의사인 친정 작은어머니마저도 ‘네가 그럴 줄은 몰랐다. 아이는 잘 해야 하나 정도 낳고 멋지게 네 인생을 영위할 줄 알았는데..’라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일각에서는 ‘하나 낳기’를 장려하기도 했지요.

아이가 셋이니 공부도 직장도 다 포기하고 그대로 주저앉게 될까봐 친정 부모님도 걱정이 많으셨지만 용기인지 배짱인지 아이 셋도 출중하게 키우고 내 일도 잘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겁 없던 시절, 뭘 몰라서였네요. 아이 키우기가 그리 만만한 게 아닌데...ㅜ.ㅜ

아직도 갈 길이 창창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떠올리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니 ‘아이바보 엄마’ 맞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막내가 대학에 입학할 때 보니 세 자녀 이상인 경우 셋째부터는 각 대학마다 그야말로 ‘사랑’이 넘치는 갖가지 명칭의 특별전형 조항이 있더군요. ‘다자녀 우대정책’이랍니다. 장학금도 준다네요. 이런 저런 조건들을 달아놓긴 했지만 혜택을 받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잉태 순간부터 받아야 했던 차별과 서러움에 대한 뒤늦은 보상일까요?

이제는 임산부만 봐도 감사하는 세상이니,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 같습니다.

 

‘아이의 장래에 대해 고민한다면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직종은 우선 배제하라!’라고 말합니다. 20년 내에 사라질 직종을 예측하는 리스트가 발표되는가 하면 과학의 발달로 인해 대체될 직종들도 있다고 합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음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상종가를 달리던 몇몇 인기 직업들은 이미 빛을 바래기 시작했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20세기에 교육을 받은 부모들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직업들이 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구시대의 경험과 고정관념으로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부모의 욕심은 그야말로 ‘무식이 용감’이라 할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극히 제한된 지식과 안목으로 아이의 미래를 틀 속에 가둘 수도 있으니까요. 인식의 전환과 시기적절한 대처야말로 부모가 갖추어야 할 필수요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갈수록 부모노릇이 녹록치 않습니다.

 

대학생인 아들이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엄한 짓을 한다는 걱정이 태산인 엄마를 만났습니다. 음악에 빠져 그룹을 만들고 음반도 냈다는군요.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국내에서도 권위 있는 음악행사에 초청되기도 한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타고난 재주가 뛰어난 아티스트인 듯싶습니다. 엄마는 아들의 행보가 못마땅해 잔소리를 쏟아냅니다.

‘넌 끝이야. 그 밥에 그 나물이지 니들끼리 뭘 한다고. 택도 없어. 날고 기는 애들이 넘치는 세상인데...’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는 엄마이긴 하지만 요지는 아들이 엄마가 원하는 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이가 부모가 정해주는 길을 가야 안심이 되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엄마입니다.

아들의 인생이 곧 엄마의 인생! 하루하루가 아들과의 전쟁으로 편안한 날이 없습니다.

엄마의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아이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그러다보니 이제 엄마한테는 웬만하면 비밀로 한다네요. 얼마 전에는 비밀리에 TV 광고에 까지 나왔다니, 엄마는 곧 숨이 넘어갈 지경입니다.

 

불평과 걱정을 들으면서도 ‘복이 많은 엄마’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아직 나이도 어린 아들이 절실하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러운데 열정과 재능까지 갖추었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설령 ‘당분간의 미침’이라 해도 충분히 가치있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아이의 소질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일이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러나 내 아이의 소질을 파악하기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도 정말 어렵습니다.

아이 스스로 소질을 드러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엄마가 떠안고 있는 과제를 풀어 낼 단초를 제공해 주니 고마울 것 같습니다.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불안시대에 그나마 누구보다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소질이 발견된다면, 아니 스스로 드러내 준다면 아낌없이 올인! 지원해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인생을 자신의 패턴대로 설계하고  아이가 그 길을 따라 나가 주기를 바랍니다. 그저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를 기대합니다. 어쩌면 내 아이의 소질 찾기에 노력이나 고민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나이가 어려도 아이의 인생이고 존중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결국 삶은 누구에게나 자신의 몫이니까요.

 

부모의 역할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아이가 내 품안에 있을 때 한껏 사랑하고 격려하며 아이가 갈 인생길에 든든한 후원자로서의 역할이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의 소질을 발견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때로는 묵묵히 지켜보기도 해야겠지요. 

부모의 잣대가 항상 올바르다는 확신은 착각일 수도 있으니까요.

 

밀가루로 빚어도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인생인데 난 무엇을 만들려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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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C_001&number=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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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shkar
  • |
  • 2014-12-17 20:01
답댓글

그러게요.

무엇을 만드려고 아이에게 강요를 할까요.

소질찾기.. 정말 힘든 일인 듯합니다.

엄마가 아이의 소질을 더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구요.

 저만해도 소질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이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의 눈빛을 따라가 보아야겠지요..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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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4-12-18 22:53
아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 뭘 할 때 가장 행복해 하는지
역시 엄마의 관심만이 해답일 것 같아요.
잘 들여다 보면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소질찾기 프로젝트, 꼭 성공하시길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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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erhardy
  • |
  • 2014-12-17 14:32
답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내 소질 찾기도 힘들고... 아이의 소질을 찾아 키워주는 것은 더 힘드네요

부모노릇도 어려운거고...

그래도 아이 잘 키워보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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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4-12-18 22:51
감사한 선물, 내 아이를 위해 그저 최선을 다 할 뿐이지요?
끝도 한도 없이 어려운 게 부모노릇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는 게 잘 하는 건지 아직도 확신이 없으니...
저 역시 어렵네요
항상 진심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이해하고 격려하려 애씁니다.
deerhardy님도 힘내세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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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carrot
  • |
  • 2014-12-17 11:26
답댓글

소질 찾기~

정말 모래에서 바늘찾기보다 더 어려운것 같습니다. 모래에서 바늘을 찾으려면 자석이라도 갖다 활용하면 될 거 같은데 소질 찾기란.....

정말 이야기의 어머니는 행복하시네요~ 아이가 자신의 소질을 알아서 발휘해주시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전 응원할 거 같은데 말이죠.. 아무래도 가치관의 차이때문에 그런 트러블이 있는듯 합니다~^^

정말 자기가 좋아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우리모두 우리들의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노력해보아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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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4-12-18 22:48
dkcarrot님, 함께 힘내 봅시다.
아이와 내 인생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요.
자석은 아니더라도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주문을 걸어보죠. 내아이의 소질이 내 눈에 포착되길~
아자 아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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