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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되면 부모 탓

  • 지나샘
  • |
  • 2014-07-07
6

“아버지 나는 왜 피아노를 칠 줄 모르지요?” 서른 넘은 아들이 묻는 말에 “넌 동생과는 달리 죽어도 피아노 치기 싫다하여 그만 두라했기 때문” 이라 했더니 “아니 하기 싫어한다고 당장 그만 두게 하는 부모가 어디 있어요, 야단을 쳐서라도 계속하게 했어야지” 라는 기막힌 원망(?)을 들었다는 분이 있었다. 나 역시 조르고 졸라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지만 오래가지 않아 흥미를 잃었던 기억이 있다. 생각했던 것만큼 재미있지도 쉽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무서운 아버지를 둔 덕에 음치, 박치는 면했으니 하기 싫어한다고 그만두게 놔두지 않은 아버지께 감사할 일이다.

 

 

초등학교 시절 악기 하나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플루트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단소나 리코더 등은 학교 음악시간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딸아이가 커서 드디어 악기를 가르치고 싶은 나이가 되었을 때 첼로를 시키고 싶었지만 이사를 자주 다녀야 했던 사정을 고려하여 바이올린으로 정했다. 이동 시 비행기 좌석을 두 자리 사야한다는 말에 첼로는 바로 제외되었으니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의 악기 선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악기점도 없고 선생님도 오로지 한 명뿐이었던 -그나마 다행인 것이 옆 나라인 코트디브아르에는 선생님도 아예 없다고 했다 - 세네갈에서 드디어 바이올린 수업이 시작되었다.

 

 

서울에 주문한 악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한테 몇 번이나 다짐받아 놓은 것이 있었다. 일단 시작하면 절대 중도 포기는 없다는 것. 그러나 몇 번 레슨을 받아보더니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것만 폼 나고 좋았지 팔도 아프고 영 힘이 드는 모양이었다. 급기야는 처음 시작할 때의 약속을 들먹이며 “그렇게 연습 안하면 이 바이올린 다른 아이 줘버린다”고 협박(?)을 했는데 이것이 영 내 체면을 구기는 일이 되었으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응 줘” 하는 것이 아닌가. 울면서 매달리며 열심히 할 테니 제발 바이올린을 계속 하게 해달라고 하길 기대했던 내가 보기 좋게 한 방 먹은 거였다. 아이는 어릴 적 나와는 달랐던 것이고 순간 나는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해야할지 당황했다.

 

 

그 때 무슨 수로 그 고비를 넘겼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가 지금도 여전히 바이올린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잘 넘기긴 한 모양이다. 아마도 이리 구슬리고 저리 꾀면서 위기 때마다 잘 모면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바이올린을 하게 해줘 정말 고맙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

 

 

악기가 아니라도 무얼 하다보면 그만 둘까 고민하는 순간이 있게 마련이고 죽기보다 싫다면야 어쩔 도리가 없지만 그 고비를 잘 넘기게 해주는 것도 부모의 일인 것 같다. 잘하면 제 잘나서요, 못하면 부모 탓이 되는 경우가 어디 드문 일인가.  이래저래 부모노릇 하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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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심과여유
  • |
  • 2014-07-08 09:02
답댓글

아이 키우면서 힘든 일 중에 하나가

아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한다고 강요(?)할때

엄마가 어느 선까지 고집을 해야하고, 어느 선까지 허용해줘야하는가?? 입니다.

아직 어린 아이지만 나름의 생각이 있고.. 자신만의 고집도 있고...

또한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지금은 어린 아들 마음을 많이 들어주려고하지만

아이가 좀 더 커서 꼭! 해야하는 일인데 마다할때..(이것도 또한 엄마 기준이겠지만요.ㅋ)

어떻게 끌고가야할지...

가끔 생각해보지만 어렵더라구요.

 

아이가 넘어야할 힘든 고비..

잘 넘길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부모가 되어야될텐데..

하지만.. 현실은 어려우니....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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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사새롬
  • |
  • 2014-07-07 17:47
답댓글

부모가 어느 정도까지 밀고 가야 하는 걸까요? 자칫 강요로 연결되어 아이에게 힘겨운 일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아직 어린 아이와 종일 있다 보니 선택과 판단을 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더니, 자식 키울 때도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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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옹마마
  • |
  • 2014-07-07 09:50
답댓글

부모님 탓..까지는 아니지만

왜 그러셨을까?하는게 저도 있어요.

98% 문과 성향인 아이를 "여자는 약대가면 좋다더라"하면서 이과로 들이미셔서

수학과학에서 엉망진창 헤메다가 결국 재수하면서 문과로 바꿔서 성적 엄청 올려 대학갔다지요.

중간에서 헤멘 내신 + 수능 3% = 기냥저냥 고런 학교..라는 답이 나오더라구요 ㅋㅋ

대학에서 적성찾느라 방황도 많이하고 성적맞춰간 학과를 대학원에서 바꿔 맞추느라 직장다니면서 고생도 하구요.

그렇게 돌아돌아오면서 근성도 생기고 했을지 모르지만...고딩때부터 맞는 성향대로 갔으면 어땠을까..하는(두고두고 한이 되는 내신의 굴욕 ㅠㅜ) 

가지않은 길에 대한 환상도 있어요.

제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아이의 성향을 퍼펙트하게 파악해주겠어!!결심해보지만

아직 어려서겠죠? 아리까리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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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world
  • |
  • 2014-07-07 16:21
부모가 파악하는 성향이 맞는 것인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는 아버지가 프랑스어를 좋아하셔서 전공하게 되었거든요. 그때는 그저그랬는데 지금은 언어를, 프랑스어를 하게 된 것을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언어를 통해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게 무진장 기쁘고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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