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31일 말 그대로 올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다들 송년회 겸 각종 모임으로 바쁘신가 봅니다.
한 해를 마치는 의미 심장한 날이네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고, 지구 스스로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날짜를 만들고, 시간을 만들어 의미를 굳이 만들어 낸것임을 알면서도
괜스레 나이를 하나 더 먹게 된다는 것이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저도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겠지요.
작년까지는 그렇지 않았는데 올해는 부쩍 거울을 보니 늙어보여요.
그래서 한 번도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달라고
남편에게 졸랐습니다.
불교인 우리에게 크리스마스가 무슨 의미냐고 시큰둥한 남편에게
그럼 부처님 오신날 줄 선물을 당겨준다고 생각하고 이 겨울에 필요하니
'달팽이크림'을 하나 사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밤마다 눈가와 입가에 듬뿍 바르고는 아침마다 거울을 보는데
오늘 하루도 또 늙어있습니다.
늙음을 즐기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눈가와 입가의 팔자주름에는
아직 그리 관대하지 못하겠습니다.
결혼하고 부터는 하루하루, 한해한해가 늘 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양쪽 집 각종 행사부터 아이와 관련된 일들이 늘 정신없이 닥쳐옵니다.
서른 하나에 결혼했는데 서른까지는 아이였던것 같습니다.
서른에서 서른 하나가 되었을뿐인데 결혼을 하고 나니
이제는 친척들 결혼식, 상가집, 돌잔치, 팔순, 칠순, 생신들을 참석하지 않으면
큰일이 납니다. 갑자기 어른 행세를 하려고 하니 힘에 부치기도 하더군요.
결혼 또한 상상했던 그런 생활도 아니고, 아이 키우기도 너무 힘들고......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보니 낼모레면 마흔이네요.^^
아직 아이가 어리니 손 갈데도 많고, 남편은 큰아들스러워지고.....
하소연을 하는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 다 이런 것인데 그리 아둥바둥할 것도 없다 싶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정말 부부유별이 아니라 부부유친하기로 했습니다.
서로 맘고생 그만시키고 같이 손잡고 늙어가자고 올해 다짐을 합니다.
오늘은 저번 댓글에 소개해 드린 찰스키핑에 이어
영국의 3대 그림 작가의 한 명인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작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존 버닝햄은 이미 다들 알고 계실듯하니......)
우리는 도서관에 가면 책장 한 곳에 앉아 그 곳의 책을 모두 읽는 식으로 책을 읽고 옵니다.
그래서 읽기방에서 소개되거나 유명한 책들을 골라서 보기보다는
그 날 그 곳에 그 책들이 있으면 반가워하며 읽는 편이지요.
그러니 그 날 그 책이 대출되어 있거나 다른 사람이 읽고 있었던 책이던가,
제가 알지 못하고 읽은 책을 제외한다는게 빼다가 실수로 빠지거나 해서
못 본 책들은 다시 그 자리를 훑다가 발견하곤 합니다.
그런데 찰스키핑의 그림을 보고 감성적 충격을 받은 제가 그럼 3대 작가중 마지막 한 명은 누구지?
하는 생각으로 이미 읽은 책장으로 되돌아가 찾아보았습니다.
그래서 꺼내보니 읽으면서도 참 괜찮다 싶었던 책들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책은 <개에게 뼈다귀를 주세요>라는 책입니다.
책이 계속적으로 반장(절단면), 한장, 반장(절단면), 한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반장(절단면)짜리를 넘기면 뒤의 한장의 그림과 연결되어 있지만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
그림 방식이라 아이가 참 재미있어 했구요,
개가 뼈다귀를 얻고, 잃는 반복적 이야기가 슬프지만(?) 참 웃기더라구요.

오헨리의 <마지막잎새>처럼 병든 아이가 회전목마를 꿈꾸며
삶의 의지를 갖으며 병마와 이겨내는 고전적 모티브의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지만
회전목마의 아련하고, 그리운 이미지가 병든 소녀의 꿈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 회전목마의 그림을 보면 왠지 마술의 세계에 빠져들것 같더군요.

그의 딸과 공동으로 <잭과 콩나무>를 패러디한 작품입니다.
잭은 유전자 조작을 하는 교수로 변하였고,
그 실험으로 만들어진 나무는 지구를 파괴하게 됩니다.
저는 이 번 작품은 그리 썩 매력을 느끼지 못하였는데
변화된 색감은 그전에 보여줬던 화려하면서도 약간 촌스러운듯하면서 자연스러운
그림스타일이 아니라 저 나무에서 보여지는 도회적인 이미지가 좀 낯설었어요.
아마도 내용전개상 그런 따뜻한 느낌의 색감이 어울리지 않아서
다른 스타일로 그림을 그린 듯 합니다.
그냥 제 갠적 취향이 아닌거지요.^^;

음 다시 저 햇님과 바람과 새에서 표현되는 저 색감이 좋아요.
다 아는 얘기지만 다른 그림으로 표현되면 다른 느낌이 오잖아요.
짧은 이야기에 반하여 풍족한 그림이 가득 채워진 그림책입니다.

평범한 일상이 지겨워서 일탈을 꿈꾸는 소 데이지.
이런 주제의 그림책도 많이 보았지만 브라이언의 기지와 위트가 보이는 작품입니다.
뭐 이런 책의 주제가 늘 그렇듯이 결말은.......^^
워낙 유명한 작가라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까
혹시 도서관 가셔서 보게 되면 함 읽어보세요.
유명한 그림책은 이유가 있더라구요.^^
오늘 2013년 마지막날 무얼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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