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가을...
왠놈의 도시락을 그리도 자주 싸라고 하시는지....
이젠... 좀 지겹다.. ㅋㅋㅋ
지난 주말에는 하진군의 운동회가 있었어요.
정말이지.. 우리 하진이의 생애 첫 운동회이자 율동 발표회....
하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연말에 발표회를 안해요.
아이들 힘들게 준비하는것 보다 즐겁게 공부하는게 좋다는 원장님의 지론에 따라 말이지요.
운동회도 2 ~ 3년에 한 번 정도 하신대요.
그래서 운동회 하는 김에 아이들 음악 발표회도 같이 하신다고 하시네요.
처음엔.. 아빠랑 엄마... 몸 상태도 안좋아서...
그냥 빠질까.. 했는데..
그래도 우리 하진이 첫 번째 운동회라... 힘을 내서 다녀왔습니다.
근데.. 참 안빠지고 가길 잘 한 것 같아요.
우리 하진이가 누구랑 가장 친한지.. 그리고 얼마나 열심히 수업에 참가하고 많이 발전했는지
한 눈에 보이더군요.
일단...
도시락을 엄마, 아빠, 하진이 몫까지 싸야 하기 때문에..
전날 밤에 좀 일찍 도시락 싸기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밥도 짖고... 재료도 다 볶고... 이제 김밥만 말면 되는데...
이런 주인장!!!!
김이 없잖소!!!

헉스..
집에 김밥 김이 딸랑 두 장 남고 똑 떨어진 겁니다.
순간 패닉...
이를 우짜면 좋으노...
지금이라도 나가서 하나로 마트에서 사 와야 하나 어쩌나... 고민을 하다가...
냉동실을 뒤져보니..
파래김이 남아 있기에.. 어떻게 그걸로 대충 싸 보기로....
그리고 남은 것은..
볶음밥을 해서... 주먹밥을 말기로 임기응변의 정신을 발휘해 봅니다.
정말이지 한 밤의 생쑈를 하면서 싼 운동회 도시락...

그래도..
결과물만 놓고 보자면... 꽤 괜찮아 보입니다 그려.. ㅋㅋㅋ
이번에는 새우튀김 김밥을 말아보았어요.

새우튀김은... 음.. 마트에서 사왔구요. ㅋㅋㅋㅋㅋ
소금과 식초를 조금 넣고 밥을 지은 후...
단무지를 잘게 다져서 참깨와 참기름을 넣고 섞어 줍니다.
김밥 김에 위의 밥을 깔고 깻잎, 머스타드 소스, 새우를 넣고 돌돌 말아주면 끝~!!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새우튀김 김밥 탄생~!!
하진이 친구도 저희 주변을 기웃거리더니 새우튀김 김밥 하나 달라고 해서 먹고 갔어요. ㅎㅎ
그리고 주먹밥 말은 것에... 새우튀김 김밥.. 비엔나 소세지 김밥으로 그냥 간단히 말았습니다.

단무지.. 우엉... 당근.. 햄 등 볶아 놓은 김밥재료는...
김이 없어서 김밥도 못싸고...
결국 주먹밥으로 변신... ㅋㅋㅋㅋ
하진이가 좋아하는 과자와...

과일을 담고..

운동회 장소로 출발합니다.
운동회의 첫 순서는... 5세반 꼬맹이들의 율동 잔치...

항상 앞에서 율동 하라 치면.. 코만 파면서 멀뚱멀뚱 서 있기만 하던 하진이가...
이렇게 열심히 율동을 따라하는 건 또 첨봐서...
어찌나 감동이 돋던지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소고도 열심히 치고...
선생님의 동작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했답니다.
아.. 자랑스런 내 시끼...
그리고.. 운동회....

아따.. 남자 학부형님들은 어찌 그리 승부욕이 넘치시나요..
학교 다닐 때 체력장도 꼴찌하고...
체육시간이라면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참 못한다고 체육선생님이 안타까워 하던 저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승부욕에 불타는 남자들에게 끌려 다니다...
발모가지에는 피멍이 20cm 정도 들고...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내 시끼.. 운동회...
엄마는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하진아.. 그거 아니? 엄마는 운동화도 없어...
이 날.. 아쿠아슈즈 신고 간거야... TㅅT;;;
우리집 뚱띠.. 잘 달린다~!!!
오후 2시 반 정도까지 약 다섯시간 남짓 진행된 운동회...
다섯시간이아니라 다섯날 같았어요...
아우.. 힘들어 죽겠네....

꼬맹스들의 줄다리기 시합...

괴력의 소유자 하진군의 활약으로 우리팀 승리~!!
엄마아빠 대항전은...
택도 없는 힘대항으로 완전 질질 끌려 댕겼다는....
결과는.. 비참.. ㅋㅋㅋ
하진군이 그토록 소원하던.. 선물도 받아들고...

너는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늙은 에미 애비는...
다음 날 앓아 누웠단다...
진짜.. 감기 몸살이 와서 온 몸의 관절에서 뼈마디가 쑤시고...
운동회 두 번 했다가 ... 송장 치우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
그래도..
우리 아들이 이렇게 컸구나...
이렇게 건강하게 잘 생활하고 있구나를 알 수 있게 되어서...
진심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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