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웬만한 규모의 식당에 가면 흔히 보는 단체 손님 중 특이한 점 발견하셨는지요?
희한하게 똑같은 월령 수의 아기들을 안거나 유모차에 앉혀 몰려온 젊은 엄마들이 많습니다.
엄마들은 나이 차가 있어 보이는데 아기들은 신체 크기나 발달정도가 흡사해서 궁금하더군요.
아, 제가 이제 옛날 사람이라 몰랐는데 그게 바로 산후조리원 동기라는 걸 알았습니다.
조카들 말 들으니 손주 낳고 산후조리원에 가있다가 만나는 팀이 있더군요.
각기 다른 병원에서 아기를 낳아도 산후조리원에서 만나니 아이들 나이가 같을 수 밖에요.
좋은 점이 많은 모양입니다. 육아 정보, 쇼핑 정보 공유하고 서로 필요한 것 나눠쓰면서 말이죠.
무엇보다 육아의 고달픔을 나누니 엄마들의 애환은 덜고 기쁨은 더하겠지요.
며칠 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옆에 있던 어느 팀을 유심히 보니
아기들이 비슷하기는 해도 사소한 발달 차는 있어 보이더군요.
어떤 아기는 유아용 의자에 앉을 수 있는데 어떤 아기는 아직 앉지를 못해요.
글쎄.... 6개월 좀 안돼 보이는 아기들이었으니 못 앉는 녀석도 있겠지요.
어떤 엄마는 베개로 의자 사방을 괴어 아이를 꽂아놓았고요,
어떤 이는 아예 쿠션을 아기 배에 대고 아기 허리를 앞으로 제쳐놨더군요.
아직 허리 뼈가 튼튼치 않고 연골도 간신히 생긴둥 만둥 할텐데 얼마나 무리일까요?
아가가 앉아서 재밌는 장면을 봤으면 해서 그랬겠지요.
아니면 안고 밥 먹으면 수다 떨기 번거롭거나.
그러면서 제가 저질렀던 악행도 떠오르대요.
미리 식탁의자, 보행기, 그네를 다 갖춰놓고 백일도 안된 녀석을 자꾸 재보고,
앉혀놓고 사진 찍으며 즐거워했던 만행이요.
보행기에 일찍 앉혀놓는다고 걷는 것도 아닌데 거기에 처박아놓고 흔들면서
집안 일을 하거나 책을 보곤 했지요. 그 작은 등뼈가 얼마나 힘들었을꼬?
그러니까 모두 내 중심이라는 겁니다. 나의 편의 위하 육아요.
과연 자식을 키우면 진정 아이를 위한 행위를 우리가 얼마나 할까 궁금하네요.
여담이지만 그 산후조리원 동기를 보면서 저는 무스운 (무서운 + 우스운) 생각이 들었어요.
"유치원 동기인 아이가 그 엄마 극성 떨더니 영어를 잘 하네,
초등 때는 우리 애가 잘했는데, 중딩 되더이 그 집 애가 낫네,
걔는 초딩 때 코 흘리고 울기만 하더니 고딩되더니 잘한다고?"
이 비교의 난무가 이제는 산후조리원동기팀까지 내려간다는 거 아닙니까?
"아유, 6개월 때는 앉지도 못하던 녀석이 이번 체육대회 달리기 1등이란 말야?
넌 5등이 뭐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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