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마다 피할 수 없는 코스!!! 도시락 싸기의 계절입니다.
처음 하진이 도시락을 쌌을 때만 해도.. 훗...
아.. 왜 선생님은 나한테 이런걸 시킬까...
거이 울듯한 얼굴로 도시락 싸기 전날 멘붕 상태로 밤 마트를 헤매던 기억이 납니다.
이게 바로 그때의 결과물이지요...
심지어 저 계란말이는 식당에서 공수해 온 것이었습니다.
김밥은 죽인지 딱풀인지 모르게 질어져버려서 그걸 눈속임할라고 계란물 입혀서 부친 것..
그 다음해 봄...
아에 봄이 되자 마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하진이 돌봐주시는 이모님께 전 날 김밥싸기 특훈을 받아 완성한 도시락...
하지만 김밥 재료 준비는 다 하진이 시터이모님께서 해 주신 것이었다는 점...
요게 같은 해인 작년 가을 소풍 도시락..
이모님의 도움 없이 처음으로 제가 완성했었던 도시락이지요.
그리고 드디어~~~!!! 도시락싸기 삼년차가 된 지금...
지난 4월 도시락을 쌀 뻔하다가 날씨가 안좋아서 무산되고 살짝 안심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5월이 되니 소풍을 간다고 해서.... 도시락을 또다시 싸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울지 않아요. 훗!
4월 초부터 머리 속엔 도시락 레시피를 벌써 다 구성해 놓았기 때문에...
뚝딱뚝딱 이제는 쌀 수 있다는....
음하하하하하!!! 신이시어~~~!!! 제가 싼 도시락입니다!!!

저 여자.. 당췌 그놈의 도시락가지고 왠 저 자랑질이냐... 하겠지만..
제가 사실 도시락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제가 위로 오빠만 넷이 있습니다.
당시는 급식도 아니니 엄마가 하루에 도시락을 열개가 넘게 쌌었어요.
오빠들이 하루에 세 개씩 싸 가지고 갔거든요.
그러니 도시락 싸는게 얼마나 지겨우셨겠어요...
반찬도 달랑 김치만 넣어 주실 때도 있었고... 예쁜 도시락은 꿈도 꾸지 못했지요.
근데.. 친구들이 예쁘게 도시락을 싸 오면 그게 너무 부러운 거에요.
하다못해 운동회날이나 소풍날만이라도 엄마가 김밥을 싸 주었으면 하는데...
김밥이 정말 손이 많이 가잖아요.
그러니까 엄마가 김밥을 안싸주고 볶음밥을 싸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난 나중에 아이 낳으면 도시락을 꼭 예쁘게 싸주어야 겠다... 어린 마음에 그게 있었습니다.
아이가 도시락 뚜껑을 열면.. 와~~~ 하는 마음이 되게 싸주고 싶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자라나게 되었었거든요.

김밥 종류도 다채롭게....
요 비엔나 소세지 김밥은 레시피를 보고 언제 한 번 해 봐야지 했는데...
맛있기도 하거니와 예뻐서 참 좋더라구요.

단무지를 물기를 제거하고 곱게 다져서 참기름, 깨와 함께 밥에 넣어주고...
깻잎 위에 끓는 물에 데친 비엔나 소세지를 얹고 돌돌돌돌 말아주면 완성인 간단한 김밥..
단무지와 벤나에 간이 되어 있어 특별히 간을 할 필요가 없어 간단합니다.
하진이가 좋아하는 베이컨 말이 주먹밥..

극소량의 참기름과 깨만 넣고 주먹밥을 만든 후 베이컨을 두르고 펜에 지져내면 되는
역시나 간단한 요리...
그리고 요건 스쿨푸드에서 영감을 받은 스팸김밥이에요.
예전에는 생수병 뚜껑만한 김밥 말면서 그 안에
햄, 맛살, 시금치, 우엉, 당근, 단무지 다 넣겠다고 낑낑거렸었는데...
요건 스팸이랑 단무지, 우엉만 넣으면 되는 완전 간단한 김밥이지요.
하진이는 김밥을 조금이라도 크게 말면 잘 안먹어서 작게 싸야 하는데... 재료를 많이 넣으면
밥이 또 양이 작아지니까 단단하게 말기도 힘들었는데, 요건 아주 쉽더라구요.
스팸을 다른 재료뵤다 조금 더 굵게 썰고 뜨거운 물에 한 번 데친 후 팬에 지저냅니다.
밥은 식초랑 참기름, 깨를 넣고 준비한 다음 준비한 스팸과 얇게 자른 단무지, 우엉을 넣고 말아주면 끝!!
정말 간단하지요?
평소 김밥은 속 재료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뽑아먹는 하진이었지만 요 김밥은 통채로 잘 먹더라구요.
그리고 스쿨푸드에서 또 영감을 받아... 위의 스팸김밥을 계란물을 입혀 말이해 주었어요.

저는 기술이 모잘라서 기다란 김밥을 통채로 계란말이하기가 어려워서..
반으로 자른 후 계란 하나를 풀어 계란말이 하듯이 돌돌돌돌 말아주니 좀 쉽더라구요.
완성!!
혹시나 몰라서 선생님들 나누어 드실 김밥도 한 팩 더 추가해서 싸고...

후식으로 먹은 과일도 투명한 플라스틱컵에 담아주었습니다.

학기 초에 장만한 이름 스티커도 뚜껑에 붙여주고...

간식으로 먹을 과자를 지포락에 담아... 도시락 싸기 끝~!!!
도시락 포장은 지난 번과 같이 도일리페이퍼랑 노끈을 이용해 묶어주었어요.
보기도 좋지만 혹시나 뚜껑이 열리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누가 보면.. 제가 엄청나게 부엌일을 잘하는 능력자로 보이겠지만...
전 사실 능력자는 아닙니다.
솔직히 만들기나 뭐 공예쪽으로 손이 야무진 건 있지만... 전 부엌의 능력자는 절대 아네요.
살림은 솔직히 젬병인 편입니다.
학교 다닐 때 체육도 그랬어요. 정말 ....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TㅅT
그런데.. 저는 참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물론 하기 싫은 건 안해요)
하진이 도시락도 그렇습니다.
정말 잘 싸주고 싶어서 많이 노력해서 저 모양이 된거에요.
그냥 손쉽게 근처 김밥 전문점에서 들려 보내기도 하지만.... 제가 해 주고 싶더라구요.
만약 하면서 제가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안했겠지만 저도 재미있더라구요.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대충해도 될 거를 죽어라 해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한 적은 없는지...
너무 노력하다가 진이 빠져서 정말 잘해야 할 걸 놓치지는 않는지...
이게 아이를 위한 건지 자기만족인건지...
솔직히 도시락은 자기만족인 것 같아요.
하진이는 그냥 머... 충무김밥으로 싸줘도 잘 먹은 아이니까요.. ^^:
그런데.. 참 이상한게.. 내 새끼 일이라면 참 죽으라고 열심히 하게 되네요.
이녀석이... 에미 마음을 알련지 모르는지.....
아... 이제.. 바로 앤서니 브라운 만나러 댕겨오도록 하겄습니다.
아우.. 난 정말 나한테 말 안시켰으면 좋겠다... 부끄러워.... 외간 남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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