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in 3D
스무살 무렵... "빌리엘리어트" 영화를 보고.. 마지막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른이되어 무용수로 성공한 빌리가...
거친 숨소리를 내 뱉으며 무대 뒤에 있다가 도약을 하며 뛰쳐나가는 장면이었지요...

상체는 그대로 노출한 채, 깃털 투성이의 바지... 머리에서 코끝까지 내려오는 기묘한 검은 분장....
과연 저 무대는 어떤 무대일까... 굉장한 호기심을 불어일으켰지요.
바로 그 무대가 빌리 엘리엇의 마지막 장면이 되어 화재가 되었던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입니다.
제가 서른살 무렵... LG Art 센터에서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가 국내에 선을 보였습니다.
당장 예매를 하고, 공연을 보는 내내 친구와 어머어머... 어머어머.. 왠일이니? 하는 소리가 절로 날 만큼..
파격적인 무대였습니다.
물론, 남성 무용수의 벌거벗은 상의도 어머어머... 였지만...
저게 사람이야? 백조야? 할 정도로 백조 그 자체로 빙의한 안무... 비뚤어진 무대... 엄청난 재 해석...
모두 하나같이 충격적이었답니다.
그 후, "매튜 본" 공연은 거의 국내에 올 때마다 챙겨 봤던 것 같아요.
이 작품도 결혼하기 전 하진이 아빠와 한번 같이 가서 봤었던 공연이었는데,
하진이 아빠가 얼마 전에 메가박스에서 3D로 공연실황 상영한다해서 예매했다며
아주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전화를 하더군요. ㅎㅎ
결혼 전에는 공연많이 보고 다니던 마누라가 결혼하고 나선 영화관도 잘 못가는 것이
나름 안쓰러웠던 모양입니다.

영화관에서 실황을 보는 것은 무대에서 공연을 볼 때와 또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무대 전체를 볼 수는 없지만 섬세한 감정묘사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번 공연은 Saddler Wells에서 공연한 실황으로 주연인 백조는 리차드 윈저(Richard Winsor)였습니다.
연약한 백조가 아닌... 근육이 울퉁불퉁하고... 가슴에 털도 많고... 아주 마초적인 백조입니다.
아우... 한 번 만져봤으면.... ㅎㅎㅎ

대신, 공연장에 마련된 실물 스탠딩을 만져봤지요.. 엄마나.. 오빠 매력적이당~

울 신랑... 난 네가 내 마누라인게 부끄럽다면서... 그래도 같이 사진찍어 주고 놀았습니다.

당신도 해 보라니까 또 그걸 따라하는 울 신랑...
근데... 영 백조라기 보다는 매추라기 같소...
뭐시 이 느낌이 아닌데 말이여 시방.... 뭐시 달라도 한 참 달라 야...

자... 그럼 안경끼고.. 입장해 볼깝쇼? (왠지 찰리와 초콜렛 공장 + 맨인블렉같다는...)
역시나 공연 중에는 사진촬영이 아니아니 아니되므로... 스틸컷으로 시놉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지요.

엄마인 여왕의 사랑을 무엇보다도 갈구하지만 엄격한 여왕과 황실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약한 지그프리드 왕자는 어머니의 젊은 연인들을 질투하며
어릴적 보았던 백조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몽상가로 자라납니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무대 중앙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침대는....
그의 이러한 외디푸스 컴플렉스를 대변하는 듯 하지요.
그리고 또한 약간은 에로틱한 극의 전개를 예견해 주기도 합니다.
지그프리트 왕자의 어머니인 중년의 나이의 여왕은 여전히 뛰어난 미모와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남편이 일찍 세상을 뜨자 수많은 젊은 연인들을 거느리며 지냅니다. 아이고~ 부러워라....
그녀는 방종한 생활을 하는 퇴폐적인 여성, 또 왕가의 기품을 가진 위엄있는 여왕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여인이지요.
그녀는 아들을 사랑하지만... 나약한 왕자가 황실을 꾸려갈 수 없다는 생각에...
애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엄격한 모습만 보입니다.
왕가의 일원으로 화려한 생활을 하지만 내면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없어
항상 고독하고 소외되어 있는 왕자에게 여왕의 비서는 평범한 여자친구를 소개해 주고
왕자는 밝은 그녀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대신 채우는 듯 하지만,
여왕은 왕가와 어울리지 않는 여자친구를 못마땅해 합니다. (저라도 못마땅 할 것 같긴 해요)
여자친구를 통해 진실한 관계를 찾으려 노력하던 왕자는...
여자친구가 비서에게 돈을 받는 것을 보고 자살을 결심하며 호수로 향합니다.


왕자가 자살을 하려 호수에 뛰어들려는 순간, 어릴 적 환상에서 보았던 백조가 나타나 그를 사로잡습니다.
한 무리의 백조 떼가 왕자를 위협하지만 백조는 이 무리로부터 왕자를 보호해 주고,
이 순간 부터 백조는 왕자의 사랑이 됩니다.

아... 동성애 코드가 여기서 부터.... 진짜 파격적인 해석 아닌가요?
가녀린 팔 다리로 우아하게 춤을 추며 왕자가 자신을 구해줄 것만을 기다리던 연약한 백조는...
강인한 남성성을 드러내며, 왕자가 그토록 열망했던 힘과 자유를 표상하며 왕자를 구해주는
그런 백조로 매튜본은 해석했답니다.

하지만 3막에서는 흑조가 나타나지요.
검은색 가죽바지에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인 매력을 풀풀~ 풍기면서
왕실의 파티에 참석한 모든 여성을 홀리는 것은 물론...
급기야 여왕까지 흑조의 유혹에 넘어가 에로틱한 파드되를 연출합니다.
이 모습을 보고 눈이 뒤집힌 왕자...
결국 자신의 사랑인 백조와 꼭 닮은 이를 여왕에게 빼앗길 지 모른다는 혼란과,
어머니에 대한 그의 사랑이 뒤범벅이 되어 이 둘에게 총을 겨누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그는 결국 호위병에 의해 끌려나가 정신병원(그의 방이지요)에 수감됩니다.
강력한 진정제를 투여받고 홀로 남겨진 그에게 다시 2막에서 왕자를 위협했던
백조떼가 스물스물 침대에서 기어 나오며.... 그를 공격합니다.
너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 너는 이 황실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이렇게 말을 하는 듯 하지요.
하지만, 그가 사랑하는 백조가 등장해 이들로부터 왕자를 보호하다 백조들의 공격으로 죽고 맙니다.
백조의 죽음에 삶의 희망을 잃은 왕자는 백조들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역시 함께 죽어가지요.
왕자의 침실로 들어온 왕비는 그가 침대 위에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죽은 왕자를 끌어 안고 후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침대 위의 거울에서 어린 왕자를 안고 있는 백조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왕자는 마침내 그가 갈망하던 평화를 찾은 것이지요.

1950년대 영국 황실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매튜본의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
오빠...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요!!!
| - 1960년, 영국 런던 출생 - 1986년, 영국 런던 Laban Centre 졸업 - 1987년~2002년, Adventures in Motion Pictures 창단, 예술감독/안무/연출 - 2002년, New Adventures 창단 |
그는 영국 런던의 현대 무용 컨서바토리인 Laban Centre에 입학하면서 22세에 무용을 시작했다. 다른 이들보다 늦게 시작한 무용이었고 이전에 한 번도 무용 교습을 받아본 적도 없었지만, 그가 그때까지 쌓아온 연극과 무용, 그리고 올드 뮤지컬에 대한 깊고 방대한 지식은 그를 이 분야에서 뛰어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 1986년 졸업 이후 Laban Centre의 Transitions Dance Company에서 무용수로서, 이후 Lea Anderson의 ‘Featherstonehaughs’의 창단 멤버이자 무용수로서 많은 활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1999년 1월 브로드웨이에서 그 자신이 연출한 ‘백조의 호수’의 비서 역할에 직접 출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무용수로서의 길은 접게 된다.
그가 이름을 크게 알리게 된 것은 ‘무용수’로서가 아니라 단연 ‘안무가’와 ‘연출가’로서의 그의 뛰어난 업적 때문이다.1987년 창단한 자신의 컴퍼니인 AMP와 함께 ‘오버랩 러버’(Overlap Lovers,1987), ‘스핏파이어’(Spitfire,1988), ‘호두까기 인형’(1992), ‘Deadly Serious’(1992), ‘백조의 호수’(1995), ‘신데렐라’(1997), ‘카 멘’(The Car Man, 2000) 등의 댄스 뮤지컬들을 제작/안무/연출해 왔는데, 이들 작품들은 고전 발레를 상상력 가득한 새로운 버전으로 바꾸어내는 그의 기발한 연출과 역동적인 안무로 인해 발표될 때마다 예술성과 대중성에서 모두 커다란 갈채를 받았고, 전세계의 권위 있는 상들을 휩쓸며 큰 성공을 가져 왔다. 이 중 ‘백조의 호수’는 뮤지컬계에 ‘댄스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며 그에게 최고의 명성을 가져다 준 대표작이다. ‘백조의 호수’ 이후 연이어 발표된 ‘신데렐라’, ‘카 멘’, 그리고 2002년에 리바이벌되어 공연된 ‘호두까기 인형’ 등의 그의 ‘댄스 뮤지컬’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뮤지컬팬들을 매혹시키는 보증수표가 된다.
그는 또한 댄스 뮤지컬 뿐 아니라 연극 작품에도 참여하여 안무가 및 연출가로서의 그의 재능을 발휘하여 왔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와 함께한 ‘뜻대로 하세요’ (John Caird연출), 웨스트 엔드에서 공연된 ‘에덴의 아이들’(John Caird연출), 바비칸 센터의 ‘페르귄트’(Yukio Ninagawa연출), 전설적인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작한 ‘올리버!’, 그리고 2002년 영국 내셔널 시어터의 ‘제목없는 희곡’ 까지 굵직굵직한 연극 작품들에서도 그의 천재적인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공연계 전반에 끼친 큰 공로로 그는 세 차례의 로렌스 올리비에상과 토니상(1999년 뮤지컬 부문 최고 안무가상과 최고 연출가상 동시 수상)을 수상하며 안무가로서 최고의 영예를 얻게 된다. 이 외에도 1997년에는 Laban Centre의 명예 회원(Honorary Fellow)이 되었으며, 2001년에는 신년 ‘Honours List’에 선정되면서 ‘대영제국 제4급 훈작사(OBE, Officer of the British Empire)’를 수여받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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