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나혁이는 올해 다섯살이 됩니다.
가끔 저지레해놓고 저보고 치우라고 한다던가
쉬고 싶을 때 같이 놀자고 하면 귀찮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저랑 가장 친한 친구로서 그 소임을 다합니다.
이 친구는 놀러가는거랑 사람들 불러서 파티하는거 좋아해요.
오늘 아침에도 어린이집 안가고 친척 누나들 불러서 파티하고 싶다는걸
억지로 달래서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23살짜리 사촌누나들을 툭하면 불러내서 같이 놀려고 합니다.
이 친구는 노래 취향이 저랑 아주 비슷해서 좋아요.
우린 불후의 명곡을 좋아하는데 송골매의 "모여라"나
송창식의 "피리부는 사나이"같은 곡을 즐겨 부릅니다.
같이 신형원의 "개똥벌레"나 휘성의 "결혼까지 생각했어"를
부르기도 하는데 모두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입니다.
가끔씩 저만을 위한 콘서트를 열어줘요.
아빠의 야근이면 이런 노래들로 저를 위로해 줍니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덩쿨 우거진 그런집을 지어요......"하면서요.
이 친구가 2-3살일때는 제가 이 친구를 위하여 아는 동요라는 동요는 다 불러제꼈는데
이 친구가 4세경부터는 저를 위해 포크송을 불러주더군요.
이 친구랑 자려고 잠자리에 들면 온갖 괴물들이 총출동합니다.
그래서 잠을 들수가 없다고 해서 우린 옛날 이야기도 하고,
작년에 갔던 곳에서 벌어진 일들을 깔깔대며 이야기합니다.
작년 여름에 캐리비안 인공파도타면서 코로 물들어갔다고
올해는 진짜 바다에만 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온달산성에서 넘어져 온달동굴에 업혀서 갔던 얘기를 하면서
여름에는 참 갈데도 많고, 놀데도 많은데
겨울에는 많이 아쉽다고 불평을 하기도 해요.
이친구는 낙지를 좋아해서 우린 회먹으러 가면 이 친구를 위해
산낙지 한마리를 특별히 주문합니다. 산낙지 한 마리를 혼자 다 먹고
서비스로 나오는 죽 한 그릇과 미역국에 밥 반공기를 후딱 해치우고는
스마트폰으로 파워레인져를 보면서 우릴 기다려줘요.
우린 매운탕까지 먹고 집에 가려고 하면
뭔가 아쉽다며 놀이터 한 바뀌 돌다가면 어떠냐고 산책하자고 해요.
우린 어르고 꼬셔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씨름이나 하자고 끌고 갑니다.
이친구가 글을 쓸 줄 안다는 것은 6개월 전쯤 어느날 우연히 종이에 글자를 써와서
안 사실인데 그 뒤로 러브레터를 남발합니다.
이 친구는 여자가 뭘 좋아하는지 기가 막히게 알아요.
바로 사탕발림이죠. 러브레터에 세레나데까지.......
저는 이 친구를 참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사탕발림을 밖에서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제가 알거든요.
이 친구와 저의 우정을 앞으로 어떻게 쌓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 친구가 전 참 좋아요.^^


그냥 이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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