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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혼자서 싸움이 안되니까, 가족이 나서면 어떨까요?

  • 이원진
  • |
  • 2015-07-02

아이 혼자서 싸움이 안되니까, 가족이 나서면 어떨까요?


내 아이를 괴롭히는 가해 학생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내 아기가 맞은 만큼 때려줘야 속이 시원할 듯한 생각이 드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화가 나는 것은 가해 학생을 생각할 때만이 아닙니다. 왕따에 시달리다 기가 꺾여 들어오는 아이를 쳐다보고 있자면, 안돼 보이기도 하고 속이 상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아이가 한없이 답답하고 속이 상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아이가 한없이 답답하고 바보처럼 느껴질 때 있습니다. 그래서 엉뚱하게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아이에게 큰소리를 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감정이 반복되다 보면 ‘내가 직접 가해 학생을 찾아가거나, 아이의 형이나 누가를 동원해서 따끔하게 혼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주 극소수의 경우, 피해 학생의 부모나 형제가 직접 개입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무조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의 부모가 직접 혼을 낸다고 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칠만한 아이들이아닐것이라는 점입니다.


피해 학생의 부모에게 꾸지람을 듣고 사죄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적어도 어른을 존중하는 기본 인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탄탄한 기본 인성을 갖춘 학생이라면 애초에 아무 죄 없는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예전 기사화된 사례에서도 확인 할 수 있는데, 한 학생을 집단으로 따돌리고 괴롭히다가 적발된 가해 학생들을 피해 학생의 조부모가 수 차례 찾아갔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손자의 피해 사실을 알자마자 달려가 호되게 야단도 쳐보고 좋은 말로 타일러도 보았지만, 가해 학생들은 그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철저히 무시하고 비웃으며 오히려 괴롭힘의 수위를 더 높여갔다고 합니다.


둘째, 부모가 직접 가해 학생을 찾아가 야단을 치는 행동은 자칫 잘못하면 가해 학생의 부모를 자극해 어른들간의 충돌로 번질 수 있습니다. 참 속상하고 안타깝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물론 모든 가해 학생의 부모가 똑같지 않으므로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피해 학생의 부모님께서 이 점을 꼭 기억하시고 내 아이가 피해를 당하는 상황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고 대처하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드립니다.

 

 


왕 따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가해 학생 부모의 반응에는 일반적으로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소수의 부모는 자식을 잘못 키웠다며 본인 스스로 책임을 지려하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제가 직접 경험하거나 우리가 흔히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가해 학생 부모의 반응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때 가 많습니다.


피해 학생의 부모가 가해 학생을 직접 야단이라도 쳤다 하면 분을 참지 못하고 “당신이 뭔데 내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야단을 쳐?””누가 아이를 그렇게 약하게 키우랬어?””내 아이가 도대체 뭘 그리 잘못했다고 난리야?”, “내가 잘 아는데 절대 이유 없이 누구를 괴롭힐 아이가 아니야.분명 당신 아이가 뭔가 잘못을 했거나, 내 아이를 자극한 게 틀림없어!”라며 되레 큰소리를 칩니다.

 

 


도의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형태지만, 바로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얼마 전에는 학교측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 조치를 받은 한 가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거세게 항의 하며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피해 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 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느 나라에 또 있을까 싶은 마음에 너무 속 이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이유는, 상대하기 힘든 일부 가해 학생부모들과의 힘 빠지는 싸움은 애초부터 피하라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또 피해자 부모가 직접 나서 가해 학생을 야단치고 혼낸 경우 결국 가해 학생 부모와의 힘든 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을 수도 없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싸움을 통해서는 절대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가해 학생이나 그 부모와 답 없는 싸움으로 에너지를 소모할 시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와 선생님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씨름을 해야 합니다.


선생 된 사람으로서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씨름해야 한다’는 표현을 써야 하는 것조차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만큼 한국의 교육현실이 왕따 문제나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그 문제에 대처하는 데 있어 학교나 교사가 제 역할을 충실히 강담했더라면, 피해 학생의 부모가 가해 학생을 직접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자체가 필요하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따라서 그 책임은 당연히 우리 교육의 슬픈 현실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지속적으로 왕 따나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과 역할을 학교측에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길만이 부모는 각자 자신의 아이들을 올바로 교육하는데 힘쓰고, 왕 따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해결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학교와 교사가 함께 책임지는 바람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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