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가 몇 년 전에 한 사이트에 썼던 아끼는 글이에요. 날짜를 보니 2005년 2월에 썼네요.인터넷 동아일보에서 운영했던 유학사이트였죠. 저작권은 아무 문제 없도록 합의 봤으니 걱정 마시라요. 저는 문법의 용어와 기능을 의인화시켜서 설명해요. 벌써 20년째. 아래 글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해서 쪼매 딱딱한데 혹 엄마들께 도움되시라고 옮겨놓네요. (좀 손 봤시요) 한 출판사가 책 내자고 (말로는 시대가 가도 변치 않는 명작 될거람서....) 했는데 제가 힘이 닿지 않아서 미루고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공감해주시면 감사. ------------------------------------------ 20년도 넘게 난 문법을 희한하게 설명하고 있다. 언어학자 출신이기도 하지만 영어 선생을 하도 오래 하다보니 생긴 묘책이다. 부정사, 동명사, 분사, 복합문 모두 하나의 원칙이 흐르고 있다. 별건 아니고 “문장 안에는 동사는 어쨌든 하나”가 그것이다. 다음 예문들을 보자. (1.a) Hong tried a shot. (운동경기 등에서) Hong은 한 방을 시도했다. (1.b) I will try make it on time. (X) (1.c) I will try to make it on time. 제시간에 가도록 노력할게. try 동사가 무엇을 시도/노력하는지 그 내용을 밝히려면-이를 목적어라고 하는데-(1.a)처럼 간단히 명사가 오면 된다. 그런데 인간의 사고는 그보다 복잡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 노력할 내용이 하나의 명사가 아니고 ‘제시간에 닿기’라는 사실인지라 <동사+명사>를써야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1.b)처럼 쓰면 이 문장에 무엇이 본동사인지 혼란이 온다. 결국 동사간의 패권싸움에서 본동사는 두 번째 나온 동사를 지배하게 되고 그 동사기능을 없애기 위해 to라는 표시를 부여한다(넌 이마에 낙인 찍고 있어, 짜샤!). 두번째 동사는 결국 ‘동사의 탈을 쓴 명사’로 전락된다. 이를 문법용어로 부정사(infinitives)라고 한다. 이런 탈을 쓰고 형용사나 부사 노릇을 할 수도 있다. 그게 바로 부정사의 형용사적, 혹은 부사적 용법이라 한다 다음은 동명사(Gerunds). 예문을 보시라. (2.a) I enjoyed the game. 난 그 게임을 즐겼어요. (2.b) I enjoyed talk with you. (X) (2.c) I enjoyed talking with you. 당신과의 대화가 즐거웠어요. 즐긴 내용이 뭔지 목적어를 써야하는데 the game처럼 간단하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당신과 얘기 나누기’라고 하려면 <동사+명사>를 써야한다. 어찌보면 한단어짜리 명사가 없어 동사에서 빌려 오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2.b)처럼 썼다간 비문. 따라서 두 번째 동사는 -ing 표시를 달아 ‘무늬만 동사인 명사’가 된다(꼬리 내려, 임마!). 그럼 언제 to 모자를 씌우고 무엇에 -ing 꼬리를 달까? 본동사의 성깔에 달려있다. 다행히 -ing를 선호하는 동사는 많지 않아서 외우면 된다. 문법책은 이를 목적어를 동명사로 하는 동사라고 말한다. 다음은 분사(participles)이다. 요게 쬐금 설명이 복잡다. (3.a) He is a tall man. 그는 키 큰 남자이다. (3.b) He is the man call for a change.(X) (3.c) He is the man calling for a change. 그는 변화를 요구하는 남자이다. 형용사란 '명사와 짝이 되어 그 명사에 대한 상세정보를 주는 역할'을 한다. (3.a)의 tall은 남자가 키가 크다는 정보를 주어 그 정체파악의 범위를 좁혀준다. 문제는 그런 수식을 복잡하게 하는 것이 인간의 심사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남자라고 그 인간에 대해 말하고 싶으면 한 단어로 해결이 안 된다. <동사+명사> 꼴로 써야하는데 (3.b)처럼 썼다간 is 라는 동사와 call 이라는 동사가 충돌한다. 결국 본동사에 무릎 꿇은 call은 꼬리를 내려 -ing를 붙인다. 여기서 -ing를 다는 조건은 the man이 능동적으로, 자기의 의지를 가지고 call for하는 것이라야 된다. 이를 전문용어로 ‘현재분사의 형용사 역할’이라고 한다. 그럼 과거분사는? 이는 수동태 개념과 같다. (3.d) He is the man call Awbung. (X) (3.e) He is the man called Awbung. 그는 어벙이라 불리는 남자이다. ‘어벙이라 불리는’이라는 하나짜리 형용사는 없으므로 동사를 쓰는데 문제는 the man이 call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 call 되는 것이다. 이런 미묘한 정보를 전해주려면 ing와 달리 수동태 개념인 과거분사를 써야한다. 따라서 (3.e)처럼 두 번째 동사에 -ed를 붙이는 것이다. 현재분사든 과거분사든 동사의 탈을 쓴 형용사이다. 그런데... (4.a) As I enter the building, I saw the janitor. 건물에 들어서면서 난 수위를 봤슈. (4.b) Will you back me up, if I try harder? 내가 더 노력하면 날 뒷받침 해줄 거야요? (4.c) I don't know when he's coming. 그 양반이 언제 오는지 난 몰러. (4.d) Did you notice that she was upset? 그 여자가 화가 난걸 알아 차렸는감? (4) 예문에는 동사가 두개씩이다. 그러나 as, when, if, that 등등의 접속사는 두 문장을 붙이는 접착제이다. 이 접착제가 끌고 나온 문장은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4) 문장들에서 어쨌든 힘센 동사는 하나이다. 지각동사, 사역동사는 두번째 동사더러 to를 쓰라고 강요 않는 마음 착한 동사들이다. (4.a)와 (4.b)에서 군더더기를 빼고 간단히 쓰면 분사구문이 된다(상세 설명 생략). 여지껏 나열한 정도 지식에 자동사/타동사 구분하고, 수동태 개념과 시제 (특히 완료) 라는 동사의 '변신로보트 특성'을 익히면 문법은 끝이다. 그 다음은 특이표현과 어휘에 대한 지식으로 실력이 판가름 난다. 아직도 부정사의 명사/형용사적 용법을 고르라는 둥, 가정법과거는 현제 사실에 반대라는 둥, 관계대명사가 어쩌구 저쩌구....머리 아픈 얘기로 문법을 가르친다. 일백년 전통이다. 알고 보면 봐야할 '소수의 원칙'만 있는 데, 수수께끼같은 말로 설명하는 자. 우리를 그들을 전문가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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