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벌써 300일이 되었네요. ^^ 기쁩니다.
처음엔 그냥? 한번 해보자 하고 시작했던 프로젝트인데... 이렇게 기쁨이 될 줄일이야.
바쁜 직장맘을 가진 것도 지 운명이려니 하고 방치해두었던 딸래미.
그래 해주는 것도 없는데 하루한권이라도 읽어주자라는 나름의 비장한 각오를 하고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의욕적이었으나 시들해질 무렴 100일이 되었죠.
처음엔 100일로 시작했던 프로젝트라 아쉬움이 남더군요. 그런데 이어가는 쑥쑥맘들이 계셨고 이미 나태함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시기라 다시 으싸으싸 하기로 했습니다.
300일이 지나고 보니 ... 음.. 큰 변화는 없지만 아주 작은 변화들이 습관처럼 의식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딸래미는 56개월 여자아이입니다. 평범하지요.
저희 딸은 아직 한글을 읽을 줄 모릅니다. (거의 그런 일은 없지만, 한글을 읽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친구에게 물어봅니다. ^^;) 책을 많이 읽어주면 한글을 안가르쳐도 한글을 깨치는 아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해당사항이 없더군요. ㅋㅋ 한글가르쳐 주려는 시도만 보이면 울 딸래미 "엄마, 글은 어른이 읽어주는거야." 합니다.
그런 딸래미지만 책은 누구보다도 더 좋아라 합니다.
키즈카페에서 놀다가도 책골라 와 읽어달라 합니다. 한 두달에 한번 씩 가는 할머니댁에 갈 때는 꼭 책을 챙깁니다. 아무리 시끄럽고 번잡한 곳이라도 책 읽을 때는 딸아이에게 투명막이 있는 것처럼 집중을 잘합니다.
300일을 같이 지낸 아이들은 어느 아이도 다들 책을 좋아할 겁니다.
잠자리 책읽기가 습관이 되었습니다.
양치질 하고서는 책고르는 것이 하루의 마지막 일과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피곤해보이면 한글책 한권, 영어책 한권 고르고 엄마가 좀 쌩쌩해보이면^^; 한글책 많이 영어책은 두세권 골라 침대 위로 올라가 엄마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예전엔 불끄면 안잔다고 더 놀아달라고 떼쓸 때도 있었는데 이젠 골라놓은 책을 다 읽으면 불끄고 자는 것을 근 일년하니 이젠 습관이 되어서 불만 끄면 zzz. 어느날엔 불끄고 돌아서 침대올라오니 벌써 자더군요. ㅍㅎㅎ
글 읽는 호흡이 길어졌습니다.
글밥이 많아도 중간에 덮는 일이 없습니다. 또래 친구들은 글밥이 많으면 책을 덮더군요. 아니면 딴짓?을 하더군요. 짧은 단편동화책에서 이제는 글밥이 제법많은 책을 스스로 골라오고 읽어줄 때도 힘들어 하지 않습니다. 힘들어하는 건 제 목뿐이죠. ㅠ.ㅠ 요즘들어 제가 힘들어하니 먼저 선수칩니다. "엄마, 글밥 많지? 그래도 읽어줘야지 뭐." ^^; 매일 이렇게 읽어주다간 제 목이 조만간에 어찌될것 같아 요즘은 쳅터별로 읽어줍니다. ㅋㅋ 잘하는 건지 몰라도 여러권의 중편책을 골라오면 두세쳅터씩 각각 읽어줍니다. 그러면 아이가 골라온 책에 대해 나름 성의도 보인 것이고 제 목도 구제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와 사이가 좋아졌습니다.
책읽기 바로 직전까지 울고 떼쓰고 화내고 하더라도 책읽기 시간은 엄마와의 행복한 시간입니다. 나쁜 엄마에서 좋은 엄마로 변신한 뒤 아이를 재울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
아이를 조금 더 알게되었습니다.
저녁에 책을 읽고 다음날 쑥쑥에 와서 글을 올립니다. 글을 올릴 때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했던 대화나 얼굴표정, 행동 등을 기록해놓았습니다. 글목록을 적다보면 울 딸래미는 다독보다는 편독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책은 며칠 몇주 몇달을 주기적으로 돌아가면서 읽더군요. 그래서 어릴 적 보던 책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주기적으로 위치를 바꿔주면 좋아라 하면서 또 들고 옵니다. 책을 읽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적이 있으면 조잘조잘댑니다. 무뚝뚝한 울 딸래미 책을 통해서 말이 터져나옵니다. 동화책을 보면서 아이를 이해못했던 저를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엄마가 화났다]라는 책을 봤을 때가 생각납니다. 제목만 보고 무심코 들었던 책... 한장 두장 넘기는데 얼굴에서 열이오르더니 눈물이 나더군요. 동화책을 보면서 하염없이 아이에게 미안했었습니다.
다행히 300일이 다가오면서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입니다. ^^
아는 단어를 찾기 시작하고 한줄 한줄 따라 읽으려 합니다. 물론 아주 잠깐이긴 하지만, 이런 변화를 가져오게된 계기는 책읽기를 통해서 입니다.
한글을 깨우치지 않은 아이라 영어책은 재미위주로 읽어주기만 했습니다.
그 전엔 영어책을 가져오더라도 "엄마, 한글로 읽어줘"했었는데 이제는 영어책 읽을 때 간단한 질문에 영어로 대답합니다. yes, no 뭐 그 수준이긴 하지만요. ㅋㅋ
읽어준 영어책이 재미있으면 도서관에서 한글책으로 찾아오기도 하고 한글책이 재미있었던 건 영어책으로도 재미있게 읽습니다. 그냥 영어책 디밀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죠. 와우~~
짧게 쓰려했는데 쓰다보니 글이 늘었네여.
지금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 뭔가가 또 계획중이라고 하네요.
저도 다음엔 좀더 계획성있게 실행해보려 합니다.
여러분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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