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게시글을 쓰고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일하는 엄마다보니 뒤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일일히 답글을 못달아 드려서 죄송합니다.
사실 별 내용도 없는 제 글에 엄마들이 많은 반응을 해주신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유아들의 학습에 대한 압력이 높다는것을 반영해주는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제 큰아들(9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초등생이니 초등 게시판에 올려야할것 같은데
왜 유아 게시판에 올렸냐고 갸우뚱하실지 모르겠는데,
그 이유는 한글 읽기 독립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분들이 유게 엄마들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아이들 참 똑똑하죠?
기저귀 차고 다닐때부터 한글을 읽는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5세반만 가도 책을 줄줄 읽는 애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엄마들이 걱정이 참 많아요.
내 아이는 책읽기는 커녕 가나다라도 제대로 모르는데
이 경쟁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까 걱정이 한가득이죠.
저도 비슷했습니다.
큰아들이 어릴적부터 참으로 열심히 책을 읽어줬고,
아이 또한 책을 무척 좋아했는데도,
책만 읽어서 한글을 저절로 떼는 일은 절대로 없더라구요.
그래서 하는수 없이 6세 봄에 아이를 앉혀놓고 한글을 가르쳐서 3달만에 기본적인 글자는 얼추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혼자 책을 읽지를 않는거에요! 아무리 당근을 걸어도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 기간이 거의 1년이 넘게 지속되었습니다.
7세 봄이 되어도 여전히 읽기 독립은 크나큰 산이었어요.
당장 내년에 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이걸 어쩌나 싶더라구요.
아무리 혼자 읽어봐라 해도 혼자 읽지 않으니
오냐~ 그럼 엄마가 읽어주마 하고,
아이가 6세 여름일때부터 7세 봄까지 100쪽짜리 동화에서 시작해서
300~400쪽에 이르는 동화책까지 매일 15~20분씩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에서 많이 들어보신것 같죠? <하루 15분 책읽기의 힘>! )
그런데 아이가 워낙 스토리를 좋아하다보니
400쪽의 책을 한달간 읽어줘도 재미있어하면서 잘 따라오더라구요.
주변 가족들은 엄마가 너무 어려운 책을 읽어줘 버릇해서
애가 혼자 책을 읽지 않는거라면서 성화였습니다.
그래도 당시 저는 뾰족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퇴근후 짧은 저녁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동생때문에 읽을수 없을때는 남편과 시어머니께 부탁해서 읽어주라고 했습니다.
7세 가을이 되자, 비로소 아이가 혼자 50쪽 정도 문고판을 읽더군요.
(비룡소 문고판인 <개구리와 두꺼비>였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아이의 만화책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마법 천자문, 위기탈출 넘버원, 아스테릭스...
8세 봄이 되어도 저는 여전히 그림책만 열심히 도서관에서 빌려주었어요.
아이는 지극히 흥미 위주의 독서만 하는 편이라서
아무리 1학년 권장도서를 건네주어도 절대로 읽지 않고
자기가 읽고 싶은 책만 골라서 봤답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서 그림책만 보면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100쪽 정도 문고판 읽기 독립을 시키고 싶어서
제가 그냥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마법의 시간여행을 18권 정도인가까지 읽어주자,
그 다음부터 혼자 읽기 시작해서 한달만에 42권까지 다 읽어버리더군요! (8세 여름)
이후 아이는 여전히 그림책 + 만화책 + 동화책 등 읽기 레벨과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하는대로 손가는대로 독서를 계속 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이번 여름방학을 계기로
해리포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까지 이 정도 분량의 책은 한번도 읽어본적이 없어요.(300쪽 분량)
방학중에 8권을 읽었고 지금 9권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해리포터를 계기로 책읽는 속도도 빨라져서 하루만에 1권을 다 읽기도 했어요!
제가 영어책 이야기는 안적었지만
영어책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1시간만에 captain underpants(150쪽 분량)를 읽기도 했구요!
아이가 6세인데, 7세인데 혼자서 책을 안읽는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엄마가 아이 입맛에 맞는 책을 골라서 매일 15분씩만 책을 읽어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엄마 목소리를 들으며 머리속에서 마음껏 상상을 하고 그림을 그려가며 이야기를 즐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향후 아이가 혼자 책을 읽을때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아이가 몇살부터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하냐보다
아이가 성장하며 책을 즐기고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는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혼자 책읽기 싫어한다면 억지로 시키지 말고
대신 엄마가 재밌는 책을 읽어주세요.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스케쥴이 바빠 독서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아이가 심심해할 시간을 많이 줘야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세심하게 아이의 취향을 잘 파악해서 재밌는 책을 골라줘야합니다.
저는 주로 도서관을 많이 이용해왔고 지금도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긴 안목을 가지고 아이의 성향을 존중하며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도록 노력해봅시다.
P.S. 책읽기와 관련된 이야기는 제가 이전에 적어둔 글이 있으니 아이디로 검색해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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