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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왕따인 친구를 돕고 싶다는데, 우리 아이까지 따돌림을 당하면 어쩌죠?

  • 이원진
  • |
  • 2015-07-01

아이가 왕따인 친구를 돕고 싶다는데, 우리 아이까지 따돌림을 당하면 어쩌죠?

 

같은 반 친구가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선뜻 나서서 도와주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임을 감안할 때,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돕고 싶다는 아이는 분명 정의감이 강하고 생각이 건강하고 성숙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 자녀에게 그런 올바른 사고를 가르치고 심어준 부모님도 분명 이제껏 아이를 키워오며 좋은 부모로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셨으리라 믿고, 부모님과 아이 모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왕 따를 당하는 친구를 돕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중인 부모님에게는 이런 말이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깊은 혼란을 드릴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옳고 그름에 대해, 특히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으면 용기 내어 도와야 한다고 가르쳐왔고, 아이가 그 가르침에 따라 이 험한 세상에서도 정의롭게 잘 자라준 것은 부모로서 자부심을 느껴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막상 내 아이가 위험을 무릅쓰고 왕 따를 당하고 있는 친구를 돕겠다고 한다면 “그래, 잘 생각했다. 당연히 그래야지. 내일 학교에 가면 네가 그 친구 대신 가해자와 맞서서 당당히 물리치도록 해라”라고 말할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돕고 싶다는 아이 앞에서 머뭇거리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아이가 우리부모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비겁하다고 조금은 억울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설사 그런다 하더라도 다른 집 아이의 피해를 막기 위해 내 아이가 당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가벼이 여길 수 있는 부모는 이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어느 날 내 아이가 정의의 사도처럼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돕고 싶다고 나서면 어쩌나 고민이 아닌 고민을 할 수도 있고, 또 실제 이런 경우에 처하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난감한 마음에 전전긍긍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부모들이 반가워할 만한 결론을 전하자면, 피해 학생을 자기 힘으로 나서서 돕겠다는 아이는 절대 말려야 합니다. 정의에 불타는 아이의 올바른 사고와 용기에는 박수를 쳐주고 칭찬해 주어야 하지만, 실제 그 용기를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스스로 피해 학생을 돕겠다고 나섰다가 부모가 염려하는 대로 본인이 예기치 못했던 더 큰 피해나 상처를 당할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또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만큼 싸움을 잘한다 하더라도 혹시 가해 학생에게 육체적인 상해를 입히게 될 경우, 피해 학생을 돕겠다던 좋은 의도와 정의감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를 같은 가해자 입장에 서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

 

 

 

미국 학교에서는 친구가 왕 따 피해를 당하는 장면을 목격할 경우 직접 나서서 그 상황에 개입하지 말고 주위의 선생님이나 부모님, 그밖에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어른들에게 말씀 드리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어느 날 아이가 집에 돌아와 학교에서 왕 따를 당하고 있는 친구를돕고싶다고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남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돕고자 하는 아이의 올바른 마음을 칭찬해주었으면 합니다.

 

 

“엄마(아빠)는 네가 너무나 자랑스러워. 요즘 세상에서는 어른이 되어서도 주위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무심코 지나쳐버리기가 쉬운데, 너는 친구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그 마음은 누구에게 배워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너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이라고 엄마는 생각해. 우리아들(딸) 정말 자랑스러워!”

 

 

 

이는 저를 찾아와 왕따 피해를 당하고 있는 친구를 돕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에게 제일 먼저 해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은 네가 참 자랑스러워”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아이의 정의감을 인정해주고 칭찬해준 뒤에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

“그래, 친구를 돕고자 하는 네 마음은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러워. 그렇지만 네가 혼자돕는것보다 엄마하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면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날 거야. 엄마한테 네가 본일들을 자세히 얘기해주면 엄마가 어떤 방법으로 그 친구를 도울 수 있을지 좀 더 좋은 생각들이 떠오를 것 같아. 혹시 엄마가 도울 수 없으면 선생님께 은밀히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말이야. 이제 엄마한테 네가 목격한일들을 얘기해주지 않을래?”


친구를 돕고자 하는 자신의 순수한 의도를 인정 받은 아이는 자신이목격한 일들을 더 적극적으로 자세히 설명할 것입니다.

​

아이의 말을 들어본 후 학교에서 왕따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조용히 학교에 찾아가 담임교사나 다른 담당자에게 아이에게 들은 상황을 전달하고 피해 학생을 위해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이것이 내 아이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지닌 부모로서 꼭 실천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귀하면 남의 아이 귀한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처럼, 내가 먼저 행동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다른 부모들에게도 같은 생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학교측에 아이가 목격한 바를 전하고 도움을 청할 때에는 반드시 아이와 부모의 익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원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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