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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학원에 보내야 하나요?

  • 이원진
  • |
  • 2015-06-26


미국에서도 학원에 보내야 하나요?


세미나에 가면 학부모들로부터 받는 많은 질문 중 하나가 “밤늦게까지 학원에, 아이들이 시달려야 하는 한국 교육 실정이 지긋지긋해서 미국까지 왔는데, 미국에서도 학원을 보내야 하냐?”라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매우 간단하고도 명료합니다. 즉, ‘그렇지 않다.’라는 것입니다.


이런 답을 드리면 오랫동안 학원을 운영해 온 저의 배경을 아시는 부모님들께서는 의아한 눈초리로 저를 쳐다보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제가 학원을 운영하든, 아니든 그 답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하다못해 학원으로 직접 등록 상담을 오신 부모님을 앞에 앉혀 놓고 “이 아이는 학원에 보내실 시간에 차라리 학교에서 방과 후 클럽 활동이나 자원봉사를 시키세요.” 하면서 관련 자료까지 드린 경우도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방학이 다가오면서 각종 언론에서 교포 사회 학원가의 열기를 기사화하며 학원이 미국 교육제도에 꼭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논하는 사설들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사실 미국 내 학원 중 가장 크다고 하는 학원들은 미국인들이 운영하는, 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들이라는 것을 아는 한국 부모님들은 많지 않습니다. K학원, P학원,S학원,H학원등은 뉴욕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일 정도로 규모가 크고, 그 중 한 학원은 굴지의 언론사인 Washington Post에서 직접 운영하며 한 해 매출액이 모체인 신문사의 것을 능가할 정도라고 합니다.

 


또 다른 한학원은 각 주의 공립학교들과 계약을 맺고 방과 후 교사들을 직접 학교로 파견해서 어엿하게 학교 건물, 학교 교실을 이용, 아이들을 지도하고 주 정부로부터 학생들이 내야 할 수업료를 지원받기까지 합니다. 여름 방학을 이용해서도 수없이 많은 미국인 학생들이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기 위해, 대학 입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 학원을 통해 열심히 땀을 흘리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고 보면 학원 문화는 단지 한국에만, 한국 부모들과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학원들과 미국의 학원들을 구분하는 무시할 수 없는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오는 학생들을 통해 전해 듣는 한국의 풍토는 학원을 직접 운영하는 저로서도 겁이 날 정도입니다.


학원을 안 다니는 아이들이 없고, 학원을 안 가면 친구도 사귀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그 아이들대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못하는 대로, 옆집, 뒷집, 앞집아이들이 다 학원에 다니니 우리 아이가 멀쩡히 스스로 공부를 잘하고 있어도 학원을 안보내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 12시, 1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려보내는, 이런 것이 한국의 학원들의 모습이라면, 미국인이 운영하는 학원들은 정말 보충학습을 필요로 하는, 즉 학교에서 스스로 공부를 따라가기가 어려운 학생들, 아니면 SAT등의 대학입시시험이나 그 외 특정한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 가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한인 이민가정의 경우, 많은 부모가 맞벌이 등의 바쁜 생활로 인해 어린 자녀들을 직접관리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에 일종의 데이케어의 목적으로 학원을 보낼 수 밖에 없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에서는 학원이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무조건 가야하는데가 아니고 학생이나 부모가 처한 상황에 따라 학원이 필요할 수 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꼭 미국에서 까지 학원을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자면 자녀가 성적이 부족해서 보충이 필요하거나, 대학 진학을 위해 시험 준비가 필요하거나, 그 외 다른 확실한 목표를 두고 공부를 해야 할 경우이거나, 또는 직장 스케줄로 인해 아이들을 직접 돌볼 수 없는 상황인 경우 학원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이 “남이 보내니까 우리 아이도……”라는 불안 심리가 자녀를 미국에서 학원을 보낼 이유가 되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학원이 필요한 아이들은 학원에,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산과 들에서 진행되는 신나는 캠프에, 가족끼리 떠나는 여행길에, 자신의 뿌리를 찾아보는 한국 문화 체험길에, 남을 위해 땀 흘려보는 자원봉사에, 어디가 되었든 골고루 흩어져 우리 자녀가 보람되고 뜻 깊은 방학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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