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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너무 순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고민..

  • 꽁이
  • |
  • 2009-09-14
34

 

1. 맛있는 게 있으면, 엄마, 아빠, 할머니, 이모, 삼촌 입에 하나씩 다 넣어준다.

소의 혼자 먹으라고 하면, "같이 먹으면 더 맛있어!!" 라고 하면서

억지로 입에 넣어준다.

 

2. 아빠 차를 타고 갈 때에도 아빠가 빨간불에 절대 못 건너게 감시한다.

"아빠 노란불에 건넜어..사고가 나면 안 되잖아.."

 

3. 누가 길거리에 버린 쓰레기를 보면

"누가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안 넣고 여기다 버린대?? 이러면 안 되는데..!"

결국 자기가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4. 식당에서는 항상 얌전히 앉아서 밥을 먹는다.

일어나고 싶으면 "엄마! 잠깐 갔다와도 돼?" 하면서 허락을 받는다.

 

5. 물을 엎지른다던지 하면 꼭 "미안!"이라고 이야기 한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도..)

 

6. 친구나 사촌동생에게 맞아서 내가 너무 속상해하면서

그럼 너도 때리지 그랬어?? 라고 하면

"때리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소의는 착해서 안 때려..!"

 

 

그 밖에 기타 등등등...

이제 43개월이 채 안 된 토깽이 녀석의 평소 행동입니다.

 

두돌 때까지는 고집도 쎄고 식탐도 많고 욕심도 많아서 좀 걱정을 했답니다.

혹여나 남의 아이를 상하게 하는 건 아닌가..

말이 빨랐던 아이라 두돌부터는 안 되는 건 확실히 왜 안 되는지 설명을 해주었답니다.

그렇다고 무섭게 못하게 한 건 절대 아니예요..

 

암튼 지켜야할 규칙은 잘 지키고,

엄마가 위험하니까 안 했으면 좋겠다는 행동은 두번 다시 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뭐가 고민이냐고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게...

어린이집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서는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얼굴을 꼬집혀서

피멍이 든다던가, 미끄럼틀에서 줄을 안 서는 아이에게 주의를 주다가

그 아이에게 밀침을 당한다던가..

한 살 어린 형님네 아들녀석에게 맨날 맞는다던가..

 

어제는 형님네 둘째가 우리 소의 머리에 사과를 집어 던졌답니다...

머리에서 퍽 소리가 나도록 맞았는데..

형님네 둘째가 좀 막무가네이긴 합니다만, 칼을 가지고 놀길래 위험해서 뺏으려고 한 거고..

하지 못하게 하니까 드러누워서 울면서 소의를 발로 찼답니다..

소의가 "이러면 안 되지!!" 라고 했더니

들고 있던 사과를 소의 머리에 집어던지더군요..ㅠㅠ

 

암튼 제가 너무 속상해서

집에 가면서, 다음부터 동생이 그러면 너도 때려!!라고 했더니..

"동생은 아무 것도 몰라서 그런거야. 그리고 때리는 건 나쁜 거야.."라고 말하더군요..

네가 먼저 그러는 건 안 되지만, 친구들이 먼저 소의를 때리면 소의도 때려도 돼..

그랬더니 요 녀석이..

"때리는 건 나쁜거야!!"라면서 울어버립디다..

 

아마도 항상 누군가를 때리면 나쁜 거라고 가르치는 엄마가

갑자기 너도 때리라고 하니까 속이 상했나봅니다.

 

자꾸 어디서 맞고 들어오니까,

내가 아이를 너무 규범에 가둬놓고 키운 건 아닌가..

그래서, 자기가 부당하게 당한 것도 그냥 참고만 있게 만든 건 아닌가..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ㅠㅠ

 

우리 신랑도 아무도 소의를 그렇게 규범적으로 강요하면서 키운 게 아닌데..

천성인가 보라고 그러더군요..

 

이렇게 여린 녀석이 나중에 왕따를 당하면 어떡하나..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네요..

 

조금은 독한 구석도 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냥 속상한 마음에 주절주절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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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리
  • |
  • 2009-09-15 15:37
답댓글

에궁~ 정말 육아에 현실과 이론 사이에서 많이 갈등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도 정말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저희 아이도 늘 맞고 다니고 저는 늘 우리 아이먼저 혼내고... 그랬더니

10번 맞다가 한번 울 아이가 때리거나 밀있다고 상대방 엄마는 아주 길길이 뛰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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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이
  • |
  • 2009-09-16 09:14
그 상대방 엄마는 아직 어른이 아닌가봅니다..ㅡ.ㅡ
자기 아이가 때리는 건 괜찮고 자기 아이가 맞는 건 못 참는 엄마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제가 속상한 부분도 그런 부분이 있답니다..ㅠㅠ

그래도 우리 아이들 같은 아이들이 많다면 사회가 좀 더 밝아지긴 할 것 같아요..그쵸?? ㅋㅋ

댓글 너무 감사하고요~
제리맘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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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서맘
  • |
  • 2009-09-15 13:08
답댓글

저희딸이랑 너무 똑같네요. 너무 순하고 바른생활만 고집하는 저희 딸 때문에 우리 부부도 참 고민이였습니다.

한 약삭빠른 친구가 꼬집고, 밀고, 심지어는 왕따까지 할려고 하더군요.  어찌나 속상하고 분하던지 며칠 잠을 못이루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제가 놀이터까지 쫒아다니면서 험한 애들은 미리 미리 가지치기 해줍니다.

저도 저희 아이가 소의만할때쯤 읽은 글이 있었거든요. "착한 본성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불과 유치원 생활 1학기에서 2학기로 바뀌었는데 저희 아이를 따돌리려고 했던 애보다 저희 애를 좋아하는 친구가 더 많아졌어요.  누굴 미워하는 마음도 없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집중력도 강하고요. 앞으로도 잘할꺼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하간 소의 글을 읽으니 저희 딸이 생각나서 답글을 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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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이
  • |
  • 2009-09-16 09:12
헉..지서맘님 정말 속상하셨겠어요..
그래도 지금 지서가 유치원 생활을 아주 잘 해나가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착한 본성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이 말 믿어볼래요..*^______^*

정말 좋은 글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지서맘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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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양맘
  • |
  • 2009-09-15 12:43
답댓글

벨벳님 댓글에 너도 때리고 물어! 에 한참 배꼽잡았어요.

맞아요. 남이 때리면 오른뺨을 내어서 맞아라는 성경말씀이나 그렇고, 진짜루 애가 맞고 오면 눈에 불나지요.

성격이 착하고 순한 건 정말 장점인데, 세상이 워낙 험하다 보니 걱정이 되시는 맘은 이해가 갑니다.

근데 어쩜 그 예쁜 마음이 소의 얼굴에 다 나타나나봐요.

너무 선하고 이뻐요.

우리 애들도 순한 편이지만, 제가 놀란 건 소의가 때리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니 자기는 안때리겠다는 말이었어요.

안 때리는 이유가 분명히 있고, 그게 천성에서 우러나오는 착한 바탕에서라는 점이요.

근데 5가지 열거한 내용을 보면서, 저는 한가지 확신을 한 점이 있습니다.

소의는 앞으로 학교 올라가서 공부하면, 정말 선생님 말씀 엄마 말씀 잘 듣고 공부도 잘 할 겁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정말 그림에 그린 듯한 모범생입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정말 멋진 아가씨가 될 것 같아요.

에휴, 뭔 걱정이세요?

아들도 아니고 딸인데. 얼마나 사랑스럽고 이쁘게 자라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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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이
  • |
  • 2009-09-15 12:57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먹었더니..너무 맛이 없어서 속상해하면서 올라왔는데..
요로코롬 우리 하양맘니의 댓글이 있으니 기분이 싹 풀리는데요?? *^_________^*

하양맘님께서 너무 좋은 말씀만 해 주셔서..
기분이 또 up되고..으흐흐흐..

너무 여려서 상처도 쉽게 받을까 걱정도 되고..
이래저래 험한 세상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ㅋ
아직 4살 밖에 안 된 아이를 데리고 별 걱정을 다 하죠??? ㅋㅋ

그래도 이렇게 좋은 말씀만 많이 해 주셔서 이제 걱정 안 할라고요...^^
역시 쑥에 털어놓길 잘한 것 같아요..^^

하양맘님도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내일은 일교차가 더 크다네요..건강 조심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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