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그림 몇 장 올린다는 것이 일은 점점 커지고.......^^;
뭐 결국은 이렇게 번외편 2까지 오고야 말았습니다.
요즘 어쩌다보니 무슨 무슨방을 제외하고는 제가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은근 내성적이고 여리디여린(?) 저로서는 제가 뭔 짓을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어찌되었던 시작한 일이니 함 가봅시다, 그려.^^
자~~~, 인터넷 포털 싸이트를 켜도 누구누구 연애얘기가 가장 눈에 띕니다.
어쩌면 근래의 가장 쇼킹한 사건은 서태지와 이지아가 아닌었던가 싶은데요.
요즘 재혼으로 깨소금이 떨어지는 서태지를 보면 살짝 이지아가 안쓰럽기도 합니다.
왜 이리 남의 연애사에는 다들 눈이 초롱초롱 빛이 나지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지만 그래도 세상사 사랑이 빠지면 뭐가 남나요?
뭔가 약장수 냄새가 폴폴 풍기지만 우리도 고야의 여자 이야기로 2편을 시작해 보아요.^^
1. 고야와 알바공작부인
고야는 뛰어난 초상화가였답니다.
귀족들 사이에서 초상화가로 이름을 드날린지라 주문이 쇄도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귀족들 뿐만 아니라 신분이 미천한 하녀나 거리의 여자에서
지식인과 왕의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을 그린 그림이 남아있어요.
특히 제 갠적으로는 두 개의 초상화가 인상깊은데요.
고야는 초상화를 그릴때 배경을 잘 그리지 않고 인물만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기법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런 이유로 시선이 모두 인물에게만 집중됨으로써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어요.
이 둘 중에서 누가 알바공작 부인이냐구요? ㅋㅋㅋㅋ 둘다 아니예요.
그냥 제 취향으로 이 두 그림이 퍽이나 맘에 들었답니다.
이 이쁜 여인들이 아니라 고야가 사랑에 빠진 여인은 바로 이 분입니다.

그림이 좀 잘 안 보이는데 그녀의 손가락이 가르키는 곳을 보면
고야와 알바 공작 부인의 이름이 씌여있답니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른건지 아님 내 취향이 독특한건지 당췌 알 수가 없지만
제 눈에는 알바 공작 부인이 그리 예쁜것 같지가 않아요.^^;
하지만 알바공작부인은 당시 마드리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고 해요.
그녀가 길을 걸으면 남자들은 모두 창으로 고개를 내밀고 어린아이는 놀이를 멈추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니 그녀의 인기를 짐작하겠지요?
근데 그녀의 매력은 외모라기 보다는 내면에 있었던것 같아요.
알바 공작 부인은 에스파냐에서 왕비 다음으로 가장 신분이 높은 알바 가문의 13번째
공작부인으로 태어나자마자 공작부인의 지위를 가졌다고 합니다.
본인조차 자신의 땅이 얼마만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부자인데다가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자유롭고,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세상을 보고 스스로 판단하며 살도록 가르켰기에
항상 유쾌하고 발랄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해요.
그리고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었는데
그녀의 유언장에는 그녀의 재산을 하인과 주치의, 어릿광대들, 토지관리인, 어릴적 친구들같은
소외받거나 개인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모두 골고루 나누어주라고 씌여 있었대요.
참 그 유언장에는 고야의 아들에게 매일 12레알씩 주라는 문구도 있었다는군요.
하지만 그 어마어마한 재산에 욕심이 난 왕비와 애인인 재상 고도이는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녀의 유언장은 국가로부터 무효 판정을 받고
재산의 대부분은 두 사람이 가로채고 말았답니다. ㅠ.,ㅠ

이년 뒤 고야는 다시 알바 공작 부인의 그림을 그리는데 이번에도 그녀의 손을 보면
반지가 2개 있는데 확대해보면 한 쪽에는 알바, 한쪽에는 고야가 씌여있대요.
그리고 그녀가 가르키는 땅을 보면 "Solo Goya"라는 글이 쓰여져 있는데
우리말로 하면 "오직 고야뿐"이라는 뜻이래요.
이 정도면 둘 사이가 엄청 사랑하는 사이라고 짐작되지요?
하지만 미술사가들은 그렇게 보질 않고 있어요.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 이미 고야는 50이 넘은 귀머거리였고
나이뿐만 아니라 신분 또한 그녀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녀가 자유분방하고 자유연애를 하는 사람이었다고해도
그녀는 이미 다른 사람들과도 연애를 많이 하여 고야에게는 장난에 가까운
혹은 호기심에 가까운 가벼운 감정 이상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알바 공작 부인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고야는 어떤 날은 그녀를 괴물로 그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절반은 새로, 절반은 두꺼비로 그리기도 해요.
변덕스럽고 도대체 알 수 없는 그녀에 대한 감정이 그렇게 나타난 거지요.
위 두 그림도 그녀에게 바쳐진 그림이 아니라 고야가 집에 두고 보던 그림이었습니다.
유언장에 비록 적은 돈이지만 매일 고야의 아들에게 지급하라는 문구를 보면
알바부인에게 있어 고야는 애인은 아닐지라도 소중한 친구로 생각할 수는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혼란스러운 고야는 혼자만의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했을지도 모르지요.
근데 다른 초상화들과는 달리 알바공작부인의 그림에는 뒷배경이 있어요.
그것도 쓸쓸하고 황량한 풍경이......음, 무슨 의미일까요?
그녀가 화려한 생활속에서도 외롭고 쓸쓸했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고야의 쓸쓸하고 황량한 마음에 그녀는 한 줄기 빛이라는 뜻일까요?
2. 카프리초스
변덕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동판화는 80장의 시리즈로 되어 있습니다.
그림이 대개 구매자가 그림을 요구하면서 그려지는데 이 동판화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화가가 스스로 익명의 구매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 집니다.
화가들이 대개 화가로서 성공을 하면
본인이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그리고 싶어지는 것은 아마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누군가가 시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리고 싶은 주제를 그리고 싶은 스타일로 하는 것은
화가들의 로망이 아닐까요?
앞서 렘브란트 편에서도 살펴 보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렘브란트의 몰락의 시작이 그러한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시나요?
화가라는 신분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화가가 팔릴지 안 팔릴지도 모르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그림이 팔리지 않을 경우 집에만 모셔두는 그림으로는
생계도 힘들뿐 아니라 보관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시간과 돈이 많이 투자되는 일반 그림이 아니라
책처럼 팔수 있는 동판화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여기서 또 한 번 고야의 탁월한 상업능력을 보게 되는 거죠.
카프리초스는 에스파냐 전반에 퍼져 있던 어리석음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신분상승을 위해 결혼을 하는 젊은 여자들의 어리석음, 미신때문에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지르는
어리석음, 거짓말과 속임수로 민중을 속이는 성직자와 그를 따르는 어리석음 등을 표현하고 있어요.
사형당한 시체의 이를 뽑는 그림은 당시 처형당한 시체를 만지면
병을 고친다는 미신을 믿고 하는 행동을 비판하는 그림이고
당나귀 그림은 당시 몰락한 하급 귀족은 몰락한 가문이라 가난했지만
죽어도 노동을 못한다고 매일 족보만 읽으면서
자신의 가문이 예전에 얼마나 위대했는지 확인만 하는 어리석음을 표현하고 있지요.
그러나 고야는 267권을 찍고 27권이 팔린 열흘 뒤에 갑자기 판화본을 모두 회수해 버려요.
그리곤 5년 뒤 왕립 인쇄소에 기증하고 연금을 받아내지요.
고야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참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게 되는데 말이죠.
사회비판적이고 냉철한 시선을 가진 것 같으면서도 본인은 신분상승과 경제적 생활에 대한
집착 또한 과도하게 보이는 면이 있어요. 본인이 비판하고 있는 모습과 흡사한
본인의 행동을 보면 참 아이러니 하기도 하단 말예요.
근데 자꾸 보다보니 고야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니 그 또한 아이러니하죠잉?^^
에궁 힘들다. <전쟁의 참화>와 귀머거리집은 3편으로 갑시다.
누구 맘대루? 지 맘대루요.^^
주참고도서는 조이한의 <혼돈의 시대를 기록한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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