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떡을 썰어내는 기술을 뽐낸 한석봉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방학을 맞이하여 후라이팬위의 인절미처럼 늘어지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엄마는 집에 주로 머무릅니다.
아이는 학교가 아닌 기관에 가는일이 드물기때문에 거의 24시간을 함께 하게되는일이 많지요.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이 엄마의 레이더에 잡힙니다.
가끔.아주 가끔 예쁜 강아지 노릇도 하지만
사춘기 접어든 아이가 그런 노릇 오래할리 만무합니다.
보통은 게으르거나 좀 더럽거나 혹은 까칠하거나 무신경하지요.
보통 핸드폰을 손에 들고있을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자료를 찾는다는 명목하에 컴퓨터도 붙잡고있습니다.
학기중에 읽지못한 책이라도 읽어주면 좋으련만.
그런 생각은 1도 하지 않나봅니다.
우리집만 이러겠냐 싶으면서도
좀 심하다 싶지요.
큰소리 좀 낼라치면 그래봤자 뭐하냐...하는 맘이 먼저 생깁니다.이미 학습된 엄마의 무기력일까요ㅎㅎ
하루종일 애벌레처럼 뒹굴거리는 아이도 맘이 편치많은 안겠지만 그걸 하루종일 보는 엄마도 맘이 편치않습니다.
그러다가 한석봉엄마 생각이 납니다.
내가뱃속에 쌓고있는 이 사리탑이 그 엄마에게도 차곡차곡 쌓이고있었겠구나..싶습니다.
그 엄마가 그 화려한 떡썰기 신공을 갖게된건 아마도 집에서 글씨쓰는 석봉이가 마음에 안들어서 자꾸 쳐다보지 않으려 애쓰다보니까
자기 일이라도 하자...그러자! 하여 떡을 눈감고 썰게될 경지까지 가게된건아닌가..싶습니다.
아이에게서 눈을 제법 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방학 한번정도 잔소리없이 서로 웃으면서 지낼정도의 내공은 쌓였다고 생각합니다.가끔 옆집 아이처럼 생각되어 깜찍하고 귀엽기도합니다.
그래도 방학이 쉽지만은 않네요^^
멀리서 들어보자니 누군가는 선행의 시간이되고있고 누군가는 도약의 시간이되고있답니다.
우리집도 일단 학기중에 쳐진 체력보충과 막판 키크기를 위해 잘자고 잘먹고 잘쉬자는 계획도 계획이라면 잘 맞추어 쉬고있습니다만,
결국 중요한건 아이에게서 눈을들어 내 떡을 써는 마음의 여유와 기술을 익히는것.
그리하여 아이가 도전해왔을때 나 스스로의 떡썰기 신공을 펼쳐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 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했을까요.
아이가 저기 저 방구석에서 누에고치가 되고싶나봅니다.
환한 대낮에 이불을 둘둘말고 뒹굴거리네요.
그래요. 바로 지금이군요.
내가 썰어야 할 떡이 어디 있더라...
떡 찾으러 이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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