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3학년의 수학.
원래 큰 아이와는 3학년 때 잠깐 풀어보고 잦은 싸움을 예상, 아이의 머리가 아직 덜 자랐음을 깨달아서 수학공부를 좀 미뤘었지요.
그런데 둘째는 문제 자체도 많이 헤매서 어쩔 수 없이 문제지에 적응하기위해 올해부터 매일 수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지키는 중요한 몇가지원칙이 있는데.
너무 많이 틀리면 슬쩍 동그라미 쳐주기.
못했다 실망할 때 아직 괜찮다 말해주기.
그리고 너 잘하고 있다고 주머니에 찔러 넣어주기.
뒤로만 많이 실망하기(어미가 인내심을 기르게 희생당해주신 첫째님께 무한감사).
틀린 문제를 100프로 해결하게 하지 않고
다음날 한두문제만 해결하게 하기.
아이의 성격을 봐가면서 상황을 해결해 나갑니다.
첫째와 둘째는 다른 행성 사람이니까요.
첫째가 나무라면 둘째는 개구리인거죠.

17번 문제
이것을 보면 이 아이를 알게 됩니다.
세다보니 답으로 적기에는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골라서 몇개만 적었다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얼마나 이해의 폭이 넓고 창의적인 발상인지, 또 얼마나 쓸데없고
쓰잘떼기없는 생각인지 애미는 알게 됩니다.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마실갑니다.
15번 문제.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은 문제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한번 짚어는 보지만 아이에게도 생각한 내용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보란듯이 다른 문제를 풀다가도, 문제가 잘못된 것 같다고 저의 뼈를 찌릅니다.
어..아래층 할머니가 노인대학가시나봅니다.
인사를 해도 돌아오는 답이 없네요.
저도 둘째처럼 정답을 찾지 않고,
반사신경이 늦어진 할머니의 연세를 이해해봅니다.
18번문제.
아이는 할 수 있는 말을 최선을 다해서 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이가 "두 점사이를 곧게 연결한 직선"이라고 답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쁘지만 슬펐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문제를 두고 아이에게 ~침을 날렸지만요.
수학적 언어가 들어가 있어야 주어와 목적어가 동사가 들어가 있어야 완벽한 답이 되겠지만은 아직 3학년임을 기억해봅니다.
내 욕심의 끝을 잡고 아이의 나이를 떠올립니다.
지나친 과잉보호일까요.
우리 아이가 할 수 있다면 해보겠지만
제가 가진 도끼는 금도끼도 아니고 은도끼도 아니어서 니켈망간다이아라서 좀더 파고파고 들어가야
가치가 올라갈 것 같아서 아직은 광산에
묻어두고 바라보는 중입니다.
매일매일 살금살금 맨손으로 파가면서 진짜 힘써야할 때를 기다리며
힘줘야야할 때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초등 중학년까지 좀 못해도.
아니 더 못해도 괜찮습니다.
저는 아직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에가 그리 태평하냐구요?
아니요. 휴화산이지요.
바글바글 활화산 직전의 휴화산이죠.
지하철을 탔고 이제 내립니다.
지하철에는 장성한 학생들이 많네요.
얘네들은 어케 컸는지 궁금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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