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지 9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런 아이가 3만년 된 이를 갖고 있습니다.
세탁기를 돌립니다.
햇볕좋게 널었던 빨래를 거둡니다.
농부의 마음으로.
5장. 10장. 6장.
둘째 아이의 팬티만 보이지 않습니다.
게으른 빨래터에 등장하지 않은 10살난 사내아이의 빤쓰.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달콤한 요구르트 향기가 똥꾸렁내가 되더니,
이제는 머리에서 흙냄새가 납니다.
이렇게 아이를 키우고 나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다시 보이겠지요.
비단, 남자만은 아니어서.
여전히 코딱지가 맛있는, 곧 학교가 바뀔, 여자아이(저희집만 아니어서 참으로 다행)도
기르고 있어요.
눈곱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아이가 학원에 혹은 학교에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면 갑자기 아침에 감은 머리를
또 감기도 하고 샤워를 또 하기도 한다고 하니, 너무 걱정만 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이제 저희집은 사춘기 코너로 진입중입니다.
저도 중등게시판과 초등게시판에 양팔을 쭈욱~ 뻗겠지요.
초등게시판을 어느 정도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텐데,
아직도 코딱지가 좋고, 더러운게 좋아서, 여전히 그러고 있는 아이들을 이야기하는게
좋아서 떠나려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합니다.
원래 글은 더럽게 시작해서 지저분하게 마무리하려고 했었는데,
무슨, 이별가도 아니고 마무리가 슬퍼지네요.
그동안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설거지하다가도 쑥게시판에 쓰고 싶은말
읊조리곤 했었어요.
여전히 공부하고, 여전히 다른 물처럼, 저도 흘러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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