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시작하면서 학교에서 영어캠프 신청을 받더라구요.
아이에게 하고싶으냐고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안한다고 했다가 다시 한다면서 신청할꺼라고 하더군요.
원어민 선생님과 하는 수업이라고해서 선착순 접수니까 얼른 접수하라고 했죠.
가정통신문에는 테스트를 통해 A반과 B반으로 나눈다고 되어있었네요.
방학식날 아이에게 영어캠프 몇반이 되었냐고 물었더니 A반이랍니다.
그반이 잘하는 반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영어도 모르는 엄마랑 같이 집에서 영어책 듣고 읽기만 하는데...
그런데도 잘하는 반에 들어갔다니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그런데....몇일뒤 문제가 발생합니다..ㅠㅠ
발단은 아이의 친구 엄마를 만나고나서였어요..
그 친구도 영어캠프를 하는데 B반에 배정이 됐다면서 B반이 잘하는 반인데 우리 아이는 왜 못하는 반으로 갔냐고 하더라구요...
이상하다 싶어서 저녁때 다시 아이에게 물어보니 자기가 잘못 알았다면서 B반이 잘하는 반이라고 하더군요..
순간 실망스러우면서 친구엄마한테 자존심도 상하고..기분이 좀 안좋더라구요...
평소에는 아이가 못해도 다음에 잘하면되지...하고 쿨하게 넘기는 스타일인데...
영어캠프만큼은 그게 잘 안되더군요...
몇일을 영어캠프와 영어공부에 대해 아이에게 푸념 아닌 푸념을 했습니다.
하지말아야지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그러고 있더라구요...
속으로 우리 아이는 제일 잘해...뭐든지 잘해....라는 그런 자만심에 빠져있었던것 같네요...--;;
그런 자만심에 빠져있던 엄마에게 직격탄이 떨어진거였죠....
그러니 충격이 있었을 수 밖에요....
엄마도 못하면서....못하는 엄마 눈에는 아이가 하는게 그저 다 잘하는 것 처럼 보였던것 같네요.
그렇게 한참을 지내다....여기 쑥에서 진행하는 역사방때문에 북아트로 만들기를 할때였어요.
만들기를 같이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영어얘기를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제가 먼저 그랬습니다.
"영어캠프때문에 엄마가 너에게 몇 일 동안 영어공부에대해 얘기해서 싫었지??
엄마도 싫었어...그런데 엄마는 네가 다 잘하는 줄만 아는 환상에 빠져있었던것 같아.
이제는 그 환상에서 벗어나야겠네...그동안 엄마가 힘들게 한것 같아서 미안해..
그런데 엄마도 그 친구엄마한테 지고싶지 않은 자존심이 있었나봐..
그래서 네가 그 아이보다 못하는 반에 들어갔다고 하니 자존심때문에 몇일을 그랬던것 같구나..
네가 영어캠프가 재미있다고 하니 그걸로 된거야...그치?"
그랬더니 아이가 그럽니다.
"사실은 나보다 못하는 다른 친구가 B반이란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데 엄마한테 그 말을 하면 또 뭐라고 할까봐 말을 안했는데 나도 그게 싫더라구요.
영어캠프 반을 나눌때 테스트같은거 안보고 그냥 선생님이 정한거예요.
잘하는 반, 못하는 반....그런거 없더라구요...그냥 수업시간만 다를 뿐이예요.
그런데 엄마가 다른때와는 다르게 요즘 영어캠프 얘기를 계속해서 듣기 싫기는 했어요.
그래도 지금 영어캠프가 재미있으니까 잘 할께요."
가정통신문에서 테스트하고 반을 나눈다는 소리만 듣고 우열반...그것만 생각했던 제가 순간 부끄러워지더라구요.
평소에 재미있게하면 된다..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한게 아니다...라고 가르치던 제가....말만 그렇게 하고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었구나...하는 반성도 하게 됐구요...
잘하고 못하고.....그게 뭣이 중요하겠습니까.....
그저 아이가 재미있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지요...
이번 영어캠프 에피소드를 통해서 아이와 속마음도 나눠보고 조금더 서로에게 한걸음 다가간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네요.
갑자기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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