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달이 되었습니다. 신랑이 쓰러진지....
오늘 5월 18일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이네요.
그 동안의 근황이 궁금하신 분들도 계시고 함께 기도해주고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고....
지난 수요일이 큰 아들 녀석의 13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새벽 잠을 설쳐가면서 몇번을 자다깨다 하고는 일어나서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여느해 같으면 나물, 생선, 고기, 떡, 미역국 끓여놓고
아침 식탁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생일 축하도 하고
저녁에 있을 생일 파티 계획도 짜보고 했을텐데
이번 생일은 냄비에 미역국 끓여놓고 시루떡만 한 상자 덩그러니 식탁에
올려놓고 집을 나섭니다.
미역국이 식기 전에 빨리 병원가서 신랑 아침식사때 먹여야지....
아들녀석 생일 떡도 맛보여 줘야지 .... 하면서 말이죠.
화도 IC를 지나고 톨게이트를 빠져나와서 경춘고속도로에 들어섰습니다.
첫 번째 터널 월문1터널을 들어서는데 순간 발 끝에 패달이 느낌이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차가 핸들이 흔들리면서 제어가 안되고 브레이크 제동도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이미 차는 시속100km 계기판 바늘이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터널벽에 사정없이 부딪히고 다시 튕겨나와 다른쪽으로 기울고
다시 부딪히고 부딪히고 타이어 펑크가 나고 벽에 부딪히고야 간신히 멈추었습니다.
정말이지 죽는다는게 이런 순간이구나....
공포와 절망의 순간 머릿속으로는 온 가득 아들 두녀석의 얼굴이
대문짝 만하게 떠오릅니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차문을 열고
터널벽 옹벽으로 올라서서 119에 신고전화를 했습니다.
"사고났어요. 월문터널이요. 저 혼자있어요.
안 들려요.... 사고 났어요"
지나가는 차 소리....
사고난 차에서 울려대는 경적소리....
차 뒤로 비상등을 켜고 달려오는 차들....
잠시후 견인차가 와서는 일단 터널밖으로 견인하고
뒤 따라온 119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 됐습니다.
"저 지금 병원가는 길이었어요.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데려다 주시면 안되요?"
구리남양주 관내에서만 이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구리 한양대 병원 응급실에 와서는
녹색병원 응급실로 엠블런스 태워다 줄수 없냐고 했습니다.
엠블런스는 안되고 택시를 불러주겠다고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신랑에게 전화해서 사고 났고
다행히 다친데는 없고 금방 병원으로 가겠다고 전화했습니다.
20여분 후 도착한 택시에 떨리는 몸을 실었습니다.
병원도착 뚜벅뚜벅.....신랑 병실로 걸어들어갔습니다.
놀라서 앉아있는 신랑 무픞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습니다.
죽는줄 알았다고 ....무서웠다고....
"울지마. 괜찮아. 다친데 없어? 괜찮아" 신랑이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입원수속을 밟고 검사를 하고 입원을 했습니다.
병실에 누워서 계속 눈물만 흐를뿐입니다.
곁에서 신랑은 안절부절 못하고 울지마 하고 말합니다.
이틀후 퇴원
집 근처 한의원에서 치료하고
다시 병원으로 갑니다.
신랑의 한손을 꼭 잡고 병원 복도를 걷습니다.
처음에는 공포와 분노, 절망
지금은 감사 또 감사합니다.
낮에는 신랑 곁에 있고 밤에는 두 아들 곁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 또 감사할 뿐입니다.
요즘은 신랑이 혼자 걷기도 하고 오른손으로 숟가락, 젓가락으로 식사도 합니다.
또 다시 정신없이 달려가려하고 조급해하던 제 모습이 보입니다.
아메리카 인디언은 푸른 초원을 몇시간 달리고 나면
지나온 방향으로 말 머리를 돌려세우고 멈춰서서 기다린다고 합니다.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을 기다리려고....
지금 내 영혼과 우리의 삶이 잠시 숨을 고르고 기다리라고 하는가 봅니다.
다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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