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개의 공감> 김형경의 심리치유에세이입니다.
김형경 작가의 소설을 한,두개 읽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읽었던 <사람풍경>이라는 심리여행 에세이 책이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올 3월 <천개의 공감>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가슴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좋은 책들을 읽으면 한번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간혹 합니다.
그러나 여간해선 실천이 안되더라구요. 읽고싶은 다른 책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책은 과감히 한번 더 읽기 시작했습니다.
비전문가이지만 전문가들의 책보다 더 깊은 울림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내면을 어루만지며, 치유방법도 넌지시 건네줍니다.
작가가 설명하는 구성입니다.
책은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자기알기’는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를 통해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치료한다는 것은 곧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일입니다. 2부 ‘가족관계’는 생애 초기의 가족관계에서 우리의 성격과 생존법이 형성된다는 내용입니다. 그시기에 배운 생존법에 유아적 미숙함이 들어 있음을 알아차리고 성인으로서의 생존법을 새롭게 습득해야 합니다. 3부 ‘성과사랑’은 생애 초기 배운 사랑의 역량을 성인이 된 후의 사랑에 그대로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짚어보고 있습니다. 성인으로서의 사랑을 성숙하게 잘 치러낼 수 있으면 어둡고 왜곡된 마음들이 치유됩니다. 4부 ‘관계맺기’는 개별적인 감정의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타인과 어울려 사는 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삶이 지향하는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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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작가의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딸을 때리는 엄마의 상담에 대한 작가의 대답입니다.
-혹시라도 OO님의 내면에 성장 과정에서 해소하지 못한 엄마에 대한 감정이 억눌려 있는 건 아닌지요? 엄마에 대한 서운한 감정들, 분노들을 한 번도 엄마와 마주 앉아 해결해보지 않은 채 그냥 내면에 쌓아두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리하여 이제, 역할이 바뀐 상태에서 그 모든 것을 딸에게 쏟아붓는 건 아닌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딸에게 자신의 모습을, 그것도 자신의 열등하다고 여기는 측면을 투사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점검해보세요. 딸을 공부시킬 때, 특히 딸이 기대에 못 미칠 때 때린다고 하시는데, 혹시라도 예전에 자신이 공부를 못한다고 여기면서 그 사실에 대해 스스로를 파괴하고 싶을 만큼 화가났던 적이 있었던 건 아닌지요? 그리하여 딸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 특히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할 때마다 폭력의 충동이 이는 건 아닌지요? 만약 그렇다면 딸에게 자신의 욕망이나 콤플렉스를 투사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자식은 부모의 욕망을 대신 성취해주는 대체물이 아니며, 부모의 감정적 앙금을 받아내는 하수구도 아닙니다. OO님이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하여 결혼 생활을 잘 영위하는 것처럼 큰딸 역시 주의가 좀 산만해도, 성적이 덜 나와도 훌륭한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성적을 내도록 닦달할 게 아니라 아이가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일을 잘하는지 눈여겨보고 진정으로 아이의 입장을 고려한 교육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형제자매는 태어나는 순간 결코 서로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본질적으로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형제자매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려면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받은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욕망이 먼저 충족되어야 비로소 타인의 욕망을 돌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형제자매이기 때문에 저절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엄마가 사랑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아기가 엄마의 옷이나 소유물을 아끼는 것과 같은 차원에서의 사랑이 시작된다는 설명입니다. 그 후 가족은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교육받으면서, 그 당위적 명제 아래 질투나 시기심을 억누르고 외부 세계에 공동 대응하는 혈맹의 연합군이 됩니다. 그렇게 억압된 질투와 시기심은 친구나 동료와 같은 외부의 대상에게 옮겨집니다. 부모와의 관계가 직장 상사나 연장자와의 관계에 영향을 주듯, 형제자매와의 관계는 친구나 선후배와의 관계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아기가(울고 떼쓰기 같은) 분노를 표현할 때 엄마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응방법은 ‘담아두기’입니다. 자녀가 쏟아낸 분노에 대해 돌려주지 않고, 되갚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보복하지 않고, 그냥 부모의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입니다. 부모가 반복적으로 아이의 분노를 담아주면 아이는 비로소 분노해도 부모가 무사하다는 것, 자신도 무사하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내면의 불안감을 이겨내고 사랑에 대한 신뢰감을 갖고 화를 낸 사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 순간 아이의 내면에서 성장이 일어나며, 동시에 관계가 개선됩니다.
연인과의 이별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잘 느껴보라는 말들과 함께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합니다.
-천둥 치듯 이별을 통보받더라도, 번개처럼 연인이 떠나더라도 아무것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이번 사랑을 통해 많은 것을 누렸고 큰 성장을 맛보았습니다. 사랑에서 이별까지, 그 모든 과정의 행복감과 불행감을 풀코스 정식으로 골고루 섭취하게 해준 연인에게 감사하고, 그의 행운을 빌어주세요. 그런 다음 한층 업그레이된 마음으로 새로운 사랑을 맞으시면 됩니다. 다음 사랑은 더 충만하고 안정될 것입니다.
책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내가 실연의 상태에서 이 대목을 읽었다면 어떤 마음아픈 이별이더라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 이별을 통해 내 내면의 감정들에 귀 기울이고 내면의 힘을 키워 한층 성숙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성폭행 후 자기를 놓아버린 것 같다는 한 상담자에게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고 추스리라는 위로와 조언은 제 가슴도 먹먹해 옵니다.
작가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느껴보라고 합니다. 내 내면의 자라지 못한 내면의 아이를 달래고 어른으로 성장하라고 합니다.
심리학 책들을 읽으며 느꼈던 점이지만, 우리의 생애초기 유아기의 아이들에게 사랑과 안정된 정서를 제공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다시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은 동안 불편했던 대목은 어쩌면 내 내면의 불안한 아이 때문인 듯도 합니다.
내 내면의 자라지 못한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우리아이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데, 부모인 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가족관계에 대한 인용글들이 많긴 했지만, 다른 부분에서도 공감이 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위안을 얻고, 힘을 얻었습니다. 내 마음의 키가 한뼘 이상은 크지 않았을까... 희망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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