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디를 무엇으로 시작해야하나 지우고 멈추고 ...
말 한마디 한마디를 꼭꼭 아끼고 싶고 허공에 흩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12시를 넘었으니 6일에 들어서네요.
지난 화요일 여느 날과 다름없이 평온하고 평탄한 하루를 보낸 오후였습니다.
6시 다른 날과 같은 시각 , 같은 모습으로 집에 들어온 신랑....
그리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던 나....
잘 다녀왔는지 별일은 없었는지 간단한 안부인사를 하고
신랑은 세수를 하고 욕실에서 나왔습니다.
" 이상해..."하고 말하는 신랑의 얼굴을 쳐다보는 순간, 직감이라는게
이런걸까 싶을 정도로 뭔가 평소의 "이상해" 하고 말하는 3글자가 아니었습니다.
순간 왜 그런지 물었더니 발이 안 움직여 하고 대답하고는 정말 땅에 발이 붙은
사람처럼 꼼짝을 못하고 얼굴빛이 안 좋았습니다.
일단 쓰러지지 않게 온몸을 끌어안고 여보 괜찮을거야 어디 안좋아하고
묻고는 119부르자 하고는 바로 119를 불렀습니다.
일단 식탁의자를 끌어와서 앉히고 119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 몇분동안이 신랑과 제게는 멈춰버린 시간 같기도 하고
속이 타들어가면서도 침착하자 침착해야지 나까지 허둥대면 안되지 싶었습니다.
119도착 가장 가까운 구리한양대 대학병원응급실로 갔습니다.
호흡,맥박, 혈압 체크하고 응급처치하고 바로 CT찰영을 했습니다.
뇌출혈.... 사진속에 하얗게 변한 동그라미와 뇌실에 피가 고여 하얗게
보이는 부분을 보여주며 수술을 해야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중환자실이 없어서 여기서는 수술을 못하니 가까운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가라고요.
큰 대학병원으로 보내줄수 없는지 기다리면 중환자실 나오고 여기서 수술해줄수는
없는지 물었지만 시간 지체하는것 보다 바로 수술가능한 곳으로 가라고 합니다.
이것이 최선인지 큰 대학병원 보내달라고 의사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부탁해야하는지....
녹색병원으로 응급실로 와서는 바로 수술하기보다는 지켜보다가 안 좋아지면 수술을
하자고 합니다. 이런경우 최대한 빨리 수술해야하는거 아니냐고 묻는 제게
누가 그러냐고 그건 뇌경색의 경우라고 의사는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7시30분 밤새 지켜봤는데 수술들어가는게 좋겠다고 합니다.
수술전에 의사가 보호자의 동의를 받기위해 사전 설명을 합니다.
출혈 자리가 않좋다고요(입 밖으로 내고 싶지도 않은 말입니다)
수술해도 후유증은 남을거라고요.
그리고 지팡이 정도 짚고 걸어다닐지 모른다고요.
수두증이 와서 안 좋을 수도 있다고요.
의사가 하느님같은 상황에서 그의 말한마디 한마디는 믿을 수 없고
믿어지지 않고 인정할 수 없는 말들 뿐이더군요.
희망의 말은 왜 안할까요?
수술 30분후 수술실에서 나온 의사는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고
위로하고 갑니다.
뒤이어 나온 마취과 과장님은 초기에 빨리 와서 이 정도는 100%회복한다고
너무 걱정말라고 합니다.
어제 아침 회진이 있었습니다.
의사가 중환자실에서 나오는걸 보고 바로 뛰어가서 예후가 어떤지
상태가 어떤지 물었습니다.
"신랑이 조각하신다고요.....
다른걸(분야) 찾아보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말에 저는 억장이 무너지고 세상이 끝나는것만 같았습니다.
조각을 못하는 김영우는 살아도 사는게 아니라는걸 저는 압니다.
의사가 떠나고 뜨거운 눈물이 꺼이꺼이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리고 홍박사님, 안이숙선생님, 오니네님께 문자를 했습니다.
"기도 해주세요.
저 교회도 안나가고 하나님도 안믿어요.
기도해 주세요. 저희 신랑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오니네님 신랑 목사님이시잖아요, 기도 해주세요...."
신랑은 이틀뒤 홍콩으로 전시를 갈 계획이었고
또 혼자 작업실에 있다가 사고가 난것도 아니고
내가 곁에 있었고
바로 병원갔고....감사할것도 많은데....
신랑이 조각을 못할지 모른다는 그 한마디에는 모든게 무너집니다.
다른 이들은 신랑의 작품만을 볼지 모르지만
저는 그 시간과 과정과 노고와 뜨거운 열정과 조각아니면
안 될 그 사람의 모든걸 옆에서 보아왔기때문입니다.
그 동안은 생활비 때문에 하고 싶은 작업 미루고 돈이 되는 일도 했지만
이번 10월에 있을 개인전은 돈 생각 안하고 아무것도 방해받지 말고
오로지 정말 하고 싶은 작업해서 전시를 하리라 우리부부는 다짐 또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겨울에 난방하나 되지 않는 작업실에서 꽁꽁 얼어붙을 것만 같은 곳에서도
장작 피우고 난로에 나무 넣는 시간이 아까워서 열풍기 하나 달랑 틀어놓고
작업하는 신랑입니다.
점심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작업실 가는길에 편의점에서 도시락하나
사들고 가는 신랑입니다.
평생 30년을 한 눈 팔지 않고 오로지 작업만 조각만 생각했습니다.
몇일 동안 못보던 아들 녀석들 앞에서는 기어이 눈물을 펑펑 쏟고야 맙니다.
우스개 소리로 분위기를 바꿔보려하지만 목이 함께 메입니다.
오늘 저녁 면회시간에는 예전 평상시처럼 주절이 주절이 오늘 있었던 이야기로
신랑 귀에 소곤소곤 이야기 했습니다.
당신이 곁에 없으니까 방귀도 잘 안나온다는 말에 신랑이 활짝 웃네요.
아들녀석 곁에 여학생들이 줄줄이 따라다닌다는 말에 아빠 닮아서 그렇다고 더듬더듬
천천히 말 하네요.
우리는 누가 먼저 아프면 몇일있다가 기어코 똑같은 자리에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이 아파옵니다. 뾰로지, 어깨 아픈것, 심지어 심한 몸살까지요....
말 앞머리만 이야기 하면 뒤에 따라올 이야기는 내가 해버리면
어떻게 알았냐고 자기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그대로 읊어댄다고 놀랍니다.
부부로 산지 10년 조금 넘었지만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되었습니다.
"벽에 똥칠할때까지 우리 살자" 신랑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합니다.' 원래대로 모든걸 회복하고
평생 작업 원없이 당신 할거야....내가 어떻게 해서든 그렇게 만들거야'
하고 꼭꼭 속으로 다짐합니다.
내일은 또 조금 더 나아진 신랑 앞에서 활짝 웃고
조잘조잘 떠들겁니다.......
여보 사랑해~ 처음 당신 만난 그 순간부터 한결같이 그리고
한없이 깊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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