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멸치님께 감사해야한다.
거의 모든 국에 멸치를 넣어놓구선, 우린 멸치님을 불러주지 않고 있다.
그분의 입을 보았는가!
그렇게 쫙 찢어진 큰 입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분의 거울과도 같은 은빛 피부를 보았는가!
한밤중에 방송국에서 조명들고 찾아간 어선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갈치의 그것만큼이나
그분에게서는 광채가 난다.
내가 동화책을 쓴다면, 내가 개인전을 연다면, 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그분을 그릴 것이며,
그분을 동화책의 머릿글에 그려드릴 것이다.
이정도면 만족하세요, 멸치님!
바쁜 시간이다.
요리라는 것은 빵만드는 것도 그렇듯이 길어야 한시간이면 족하겠는데, 이러쿵저러쿵 세시간.
국끓이는 것도 이렇듯 대략 50분은 끓여야 맛이 나온다.
그러나. 나는 내코가 석자인 사람.
바쁜 아침에, 때론 한가한 저녁에도 나만의 노하우가 맞는지 걱정하면서 나만의 노하우를 전한다.
오징어국.
맛없는 무나물은 아직 후라이팬을 벗어나지도 못했지만.
무를 납작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썬다. 두께는 0.35센치.
적은 식구수를 감안하여 아침한끼로 끝내는 기준, 아이들은 국물을 잘 안먹으니까, 더더욱.
500ML. 종이컵이 150ML란다.
총량은 그렇구.
우선 나는 150ML만 넣고 무랑 같이 끓인다.
이때! 멸치도 같이 넣는다.
원래의 순서는 멸치 넣어 육수내고, 무는 따로 볶다가 물을 붇는 것이지만,
얕은 나는 전부 생략하고 물을 조금 넣고 무랑 멸치를 같이 넣고 끓인다.
그러다가 국물이 우러났다 싶으면 멸치만 건져내고, 무를 푹신 삶는 느낌으로 끓인다.
그후-마늘, 고춧가루, 엄마표 간장(집에서 만들어 쓰는 국간장)을 넣고 2분 더 끓여준 후,
이때 물도 더 넣어 대략 500ML를 완성한다.
냉동실에 잘 손질해 놓은 오징어를 마음대로 잘라서 넣고 끓인다.
맛이 아쉬우면 좀더 끓이면 결국 맛있어 지고, 대파를 넣어야 요리가 완성인 것 같지만
안넣어도 비슷하다, 아니 맛난다.
그리고. 요리라는 것이 원래 싱거우면 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짠 것은 물을 부어도 짜다.
마음으로부터 국물의 양을 느끼고 재료의 성질을 파악하여 소금을 치자.
그러면 저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러 나오는 오징어국의 깊은 맛을
세치혀가 알아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얕은 수법으로 소금을 쳐 먹는다.
생각해보니 소금을 안넣고 간장만 넣어 끓였다, 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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