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글 이후로 청소기를 들었다.
대체 방바닥이 매끈한 넘의집은 어찌 그리 뭐하나 밟히는게 없는건지.
물론 청소기는 그전에도 들었었다. 매일 들기가 어려운 그것은 심지어 길면 3일이상도 안들어졌다.
우선 하루가 깨끗했다.
그 다음날은 대걸레.
대걸레로만 닦으면 여전히 양말이 몇시간만에 시컴해 짐을 느낄 수 있었다.
방바닥에 모래알은 그래도 밟혔다, 사실은 씹혔다로 쓰고 싶지만.
또 그 다음날이 되어 청소기를 돌렸다.
매일 돌리다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나는 정말 청소기를 눈깜짝할 새에 돌린다.
승질이....읖....읅.....****맞다.
정말 급해서, 외출할 때 여자로서의 준비와 아이들을 위한 준비까지
다 마치고 남편보다 먼저 나가서 기댕긴다, 집안에 있는 식구들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놓고.
청소기 천천히 돌리기 음...오늘은 모래알 같은 녀석들이 거의 안 밟힌다.
이대로 대걸레도 함께 사용하면 좋으련만, 오늘의 마음은 여기까지다.
다있어에 가서 조그마한 빗자루를 사온다.
청소내내 중력을 따라왔을 뿐인 그것들을 쓸어낸다.
책꽂이 먼지, 창틀 먼지, tv 위 먼지, 피아노 뚜껑 먼지, 피아노 다리위 먼지, 다리위 모양을 새겨낸 그 속의 먼지... .
그것들을 털어내고 밖에 나가 볼일을 보고 온다.
그럼, 그들이 내려와 있겠지.
다행히 청소할 마음이 굴뚝 같아져 청소기를 든다.
아차, 청소기 위 먼지도 마저 털어준다.
그렇게 청소하고도 대걸레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게 글의 단락마다 하루가 흐르고 있다.
오늘은, 이불먼지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 발표가 있는 날인데,
발표 구경하고는 동네 사람들 오랜만에 만나서 자연스레 낮술을 하게 되었네.
벌거 숭숭한 고구마가 되어, 사실 홍시에 가깝지만...
나어린 옆집 애아빠가 말한다. "형수님, 볼터치를 과하게 했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요. 볼터치를 눈에도 했어요.
집으로 온다.
아이들은 다행히 엄마를 덜 신경쓴다.
기분이 좋아, 깨끗한 집을 보고 싶어, 이 아침에도 이불을 탈탈 털어 놓았던 것이다.
술김에 청소를 한다.
그러고 났더니, 화장대 대신 사용하는 피아노 위가 눈에 띈다.
거추장한 화장대 쯤은 이란 생각으로 이사올 때 화장대를 정리했더니, 결국 불쌍한 피아노가
화장대가 되었다. 화장대의 먼지쯤은 누구도 아시리라.
정리하다가, 다시 올린다.
하고싶어지는 날이 오겠지.
지금은 저녁인데,
청소글도 청소해보고 싶어서 쓴다.
하루동안 청소기도 사용하고 대걸레(래)도 사용하는 역사를 기록하고 싶어
청소기를 들다가 자판을 두들긴다.
그러다 보이는 자판의 먼지.
너.는.좀.꺼.져.줄.래.
누구도 가르쳐준적 없는 청소.
우리 엄마는 바쁘셨다.
자식을 돌볼, 집안을 돌볼 여유가 없으셨다.
난, 그래서 청소를 못 배운 것일까.
사춘기 때 친구네 집에 놀러갔었다.
친구네 집은 늘 반들반들했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뒤에서 수군수군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머리카락을 안치웠다나.
그땐 몰랐는데, 서러웠는지 40이 다된 어제. 40이 곧 되는 오늘 떠오른다.
수면에 떠올라서 촉촉해 진다.
* 이글은 고저 엄마를 핑계삼아 멋을 부려본 마지막 문장이 있는 글입니다. 자세히 연구해 본 결과, 게으른 성품을 타고난 것임을 글의 말미에 철저하게 밝겨둡니다. 본인은 현재 대략 일주일 째 깨끗한 집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일주일만 더 버티면 습관이 되리라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는 상태입니다. 화장실은 원래 깨끗하게 쓰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이를 빠드득 갈면서 치우고 있습니다. 샴푸등도 샤워 후 휴지로 닦아주는 제 친구네 집은 여전히 반들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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