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자주 등장하나요? ㅎㅎ
원래 추석 장보기를 계획했었는데 비가와서 그냥 눌러앉았네요..
예전부터 써야지 하면서 미뤘는데 어제 중게에 준준맘님 책소개를 보고 쑥쑥에서의 책소개가 한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드리고 싶어서요..(좀 거창한가요?)

책의 세세한 내용은 다 잊었지만 저희집에 남은 변화를 적어볼게요.
우선 아이에게 자신의 기분이 내킬때 하는 거 말고 집안일을 시켜야 겠다는 깨달음을 얻고 샤워후에 하수구와 바닥에 널린 머리카락은 스스로 치우기라는 규칙을 세우고 아이에게 말하니 제법 잘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용돈.. 아이에게 한주에 3천원의 용돈을 지급하고 있었는데 그냥 주면 안될거 같다는 생각에 집에 있는 거울닦기를 하면 용돈을 주기로 했어요. 화장실 거울은 양치할때 튀어 오래되면 잘 안 닦이기도 하고요. 매주 세정제뿌려 마른 걸레로 닦고 마지막 걸레빨기까지 해야 완성이죠. 물론 피곤하거나 하기 싫을때는 안 할 자유도 있어요. 그치만 용돈이 없죠.
반년쯤 꾸준히 해오더니 변화가 생겼네요. 어느날 갑자기 알바를 하겠다며 학교동아리시간에 배운 POP실력을 발휘해 캡슐머신을 이용해 커피를 내려주는데 100원을 받겠다며 간판을 내겁니다. 아이스는 200원이구요. 100원씩 푼돈 벌이를 하니깐 재미있는지 알바할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몇개 리스트업했습니다.
비오고 지저분해진 창문닦기, 아빠가 술마시고 들어오는 날 꿀물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기, 로봇청소기 돌리기(바닥에 있는 물건들 옮기고, 걸레질 기능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10분간격으로 걸레를 빨아 갈아줘야 합니다.물론 마지막 원상복귀와 걸레빨기까지 포함이구요), 강아지 목욕시키기.
빈도수가 높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일로 골랐는데 추가로 가능한 아이템 있으면 추천부탁드릴게요.

외동으로 자라서 물자는 풍요롭고 필요하면 살 수 있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아이에게 돈이라는게 그냥 얻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어느정도 효과를 본거 같죠?
그리고 항상 일을 할때 '시작과 마무리'를 지키는 온전한 프로세스를 스스로 수행하는 연습에도 신경썼어요. 더러운 뒤처리는 누가 해주고 그런게 아니라는 것 말이죠..
책에 보면 마지막 파트에 기부에 관한 내용이 한부분을 차지해요.
저희 부부는 옷이나 악세사리같은 소비는 거의 안하는 반면 먹고 즐기는데 돈을 쓰며 사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자연 외식도 많이 하러가게 되는데 아이입장에서는 그게 비싼 음식 사먹는게 길거리 떡볶이 사먹는거랑 별차이 없게 받아들여지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매월 마지막주를 외식없는 주로 정하고 3만원씩(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한번의 외식값정도이죠..) 소외지역아동 후원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아이도 같이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10%인 3천원씩 용돈에서 챙겨받았는데 이게 지속적으로 챙기기가 쉽지 않아 좀 흐지부지 되었네요..
앞으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기부나 봉사에 대해 좀 더 찾아보기는 해야겠어요.
어제 페북에서 본 흥미있는 이야기 인데요.
해커톤이라고 24시간동안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행사가 있는데 이곳에서 9살 10살 꼬마가 집안일을 했을때 부모가 아이의 계좌로 바로 용돈을 넣어 줄 수 있는 어플을 개발했다고 하네요. 부모가 까먹거나 잔돈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없게 말이지요.
참 똘똘한 아이들이지요.. 이들도 우리주변에 없는 날때부터 엄친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아이들을 만들어내는 건 자라난 환경도 영향을 미칠거라고 봐요. 공부만 하는 아이가 아니고 용돈을 벌어봤다는 거고 컴을 '잘~~~' 또는 능동적으로 사용해봤다는 거고.... 무엇보다 주변에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는 경험을 해봤다는 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존중받았다는 거고..
워..워.. 요기까지.. 마무리 할꼐요^^
건강한 추석연휴보내세요~
덧:명절이나 특별한 날 어른들로 받은 돈은 통장에 넣어주고 있었는데 슬슬 돈에 욕심을 보이는 아이가 불만을 표하더라구요. 그래서 10%는 주머니에 넣어주기로 했어요. 저희는 친척이 없어서 많이 받는 일도 없지만 상한선은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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