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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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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참 후회롤세~

  • lazy
  • |
  • 2015-09-21
29

사막을 횡단하려면

작은 걸음들이 수백만 번 필요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길의 한 부분이 되고 경험의 일부가 된다.

<라인홀트 메스너/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中>

 

 

 

 

 

낮에는 아직 꽤 덥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아, 가을이네~ 싶은 날씨입니다.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은 감기 조심해야 할 시기이지요. 철철이 감기 달고 살던 아이가 무탈하게 지나가기 시작하면 거의 다 자란 거랍니다.

 

어른이 되어도 그러면 그건 병약한 체질이어서 그렇겠지요..그런 분, 없으시기를 빕니다^^

 

 

 

수시 원서 접수가 다 끝난 모양예요. 입시가 끝났지만 아직은 이 시기가 썩 자유롭지는 않아서 며칠 안절부절 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놀던 옛 동산', 입시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었어요. 해매다 달라지는 전형들이 대부분이라, 선배라고 별다른 묘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그 답답함과 안타까움으로 그저 응원합니다...기도합니다...힘내세요...그런 것이 고작이지요. 그리고 마음 저변에, 이제 우리는 끝나 다행이라는, 참 다행이라는 감사도 살며시 깔립니다. 입시에 우여곡절 참 많았었는데 인간이란 참...ㅠㅠ

 

 

 

레이지네 집 글은 당분간은 이런 이야기들,,,입시에 관한 소소한 단상들로 채워질 것 같아요. 때가 때이니 만큼요.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입시를 하실 요량이신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자사고니 특목고니 하는 입시는 제가 잘 모릅니다. 해외대학도 역시 깜깜예요^^;;

 

세상이 광속으로 달라져 대학입시도 아마 해마다 달라지리라고 봅니다만, 그래도 '입시'의 형식을 갖춘 평가는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레이지는 평준이든 비평준이든 일반고를 나와서 국내 대학엘 진학하는 표준 코스, 아주 평범한(?) '대한민국의 대학입시'의 주변 이야기들을 써볼까 합니다.

 

 

 

 

 

이것 참 후회롤세~

 

 

 

수학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때 수학동화를 즐겨 읽어 서술형 문제를 수월하게 풀어서 저는 아이가 수학은 당연히 잘 하리라고 믿었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가서도 풀이과정을 안 쓰고 문제 중간 중간에 숫자 몇 개 쓰고 답을 내더군요.

 

풀이과정까지 채점하는 수행평가 시험에서 당연히 최악의 점수를 받곤 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절망적인 점수를...으으으~~~~

 

그러면서 뒤늦게 그 과정을 밟아가느라 시간이 참 많이 들었답니다. 게다가 개념 탄탄이 아니면 아이는 진도 나가는 것도 거부했었어요. 그래서 수학 내신은 참 '저렴+소박' 했지요.

 

 

 

 

 

저는 종종 기초가 부실한 건물 짓기에 아이들 성장을 비교하곤 합니다. 기초를 다지고 또 다져 어떤 하중에도 끄덕 하지 않을 단단함이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열변을 토하면서도 내 아이 수학 기초가 그렇게 부실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학생부에 아이를 물 먹이는 결정적인 멘트를 날려주신 담임선생님과 수학 덕분에 미샤는 결국 수시에서도 수능에서도 쓴맛을 호되게 보게 됩니다.

 

 

 

12월을 푹 쉬면서 생각을 해보던 아이가 정시는 포기하고 재수를 해보겠노라고 하네요.

 

이른바 '독재'라는 것을 합니다. 주변에서 재수학원엘 가야한다고 걱정들이 많았지만 아이도 저도 딱히 그럴 필요를 못 느꼈고, 그 천문학적인 비용이 부당하다는 생각였어요. 물론 부담도 됐습니다.

 

 

 

독서실-헬스-독서실-집...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챙기고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6월 모의까지도 개념서를 하고 또 하면서 풀이과정 연습을 했으니 얼마나 늦된 과정인지 아시겠지요..^^;;

 

하지만 그 6월부터 수능까지 언제나 점수는 안정적으로 1등급 구간 내에서 나오더군요. 재학 중엔 3~5등급 불사였습니다. 쿠하하~~~(이거 웃는 거 아님다~비명예요...흑)

 

그리고 언제나 맨 끝 두 문제를 시간부족으로 못 풉니다.

 

신기한 것이 난이도 상관없어요. 평가원이든 교육청이든 사설이든 또한 마지막 두 문제요, 1등급 컷이 92점이든 79점이든 언제나 두 문제입니다. 컷이 낮으면 아이는 초집중으로 녹초가 되어 있곤 하는데 표준점수는 황홀해지더군요. 게다가 문과 수학은 1등급 구간에서 보통 두 군데에서 소위 말하는 표점 뻥튀기 구간이 있어서 유리해집니다.

 

시험 끝나고 풀어보면 다 맞구요..연산, 풀이과정에서 시간을 못 줄이는 것이지요. 만점을 맞을 수 있는 아이가 언제나, 한 번도 빠짐없이 그 두 문제를 놓치는 것을 보면서, 본인은 수능이 코앞이니 시기상 한계다 하고 쿨하게 내려놓았지만 저는 아이 초등 시절을 뼈에 저밀 정도로 후회했었습니다. 기술적이든 심리적이든, 그 한계를 극복해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던 그 기간에 정말 그랬습니다.

 

 

 

이런 곡절은 있었지만, 재수는 그동안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아이에게 상당히 큰 교훈을 줬나 봐요. 많이 크고 넓어지고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수를 꼭 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입시에 이렇게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건 좀 낭비 아닐까요?

 

 

 

지금 초등이든 중등이든 수학을 그런대로 꽤 한다고 생각되시더라도, 혹 마음에 살짝 찝찝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더 늦기 전에 확실하게 짚고 가시길..."꽤"라는 만족에 허술함이나 빈구석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지금이야말로 짚어볼 수 있는 최고의 시기랍니다.

 

 

 

시간을 줄이지 못하던 내내 아이가 하던 말이 있습니다.

 

엄마, 수능 수학은요, 원래 누구나 다 맞을 수 있는 문제들이예요..시중 어떤 문제보다 평가원 문제가 그래도 제일 깨끗한 편이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문제죠!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게요..추석 준비로 마음들이 바쁘실 텐데 무탈히 잘 보내시고 나중에 또 뵈어요.^^



lazy의 영어 이야기, 그 후... 칼럼글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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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죵
  • |
  • 2015-09-22 15:43
답댓글

레이지님.. 컴백 환영합니다..

 

그리고... 역쉬..

영어 칼럼의 첫 회를 수학으로 장식해주시는 이 센스 ^^

나쁜 뜻이 아니구요..

 

사교육 비용 줄이자고.. 결국 영어에 소질이 있고 잘하는 아이들이 피? 보는 입시 체계가 참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저희 아이 경우 영어를 끝내주게 자유롭게 하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상태지만 말이에요.

 

미샤가 재수 했다고 하니..  그간 속 끓였을 당사자나 레이지님 마음이 느껴서서 저도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지난주도 현재 재수하고 있는 아이 엄마 만났는데.. 그분은 자식 일에대해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 분인데..

그래도 참.. 시간이 아쉽다... 자꾸 과거에대해 아이에게 그때 더 이렇게 하지.. 란 말을 하게 된다고 하시더군요.

재수 시키는데 돈도 많이 드는 것 같구요.. 그래서 제가 쿨하게.. 점심 쐈답니다.ㅋㅋ

대학 들어가면 한턱 내시라고.. 근데 들어가면 또 등록금에 용돈에.. 장난 아니겟지요?

 

영어 사이트에 중고등가면 수학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 씁쓸합니다.

저희 아이도 학문 적성이 분명 문과인데.. 그래도 늘 수학을 붙들고 낑낑 거립니다.

오늘 중간고사인데... 아이가 한거에 비해서 더 틀리는 것이..

쉬운거 혼자 꼬아서 이상하게 틀리는 스타일 같습니다.(국어 같은 것도요) 참 힘든 스타일..

그래도 오늘 주요과목도 아니지만.. 백점 하나 있다고 좋아라고 도서관에 갔어요.

 

빛나는 보석 같은 아이들..파블로, 미샤 (참 오랫만에 불러보네요.)

그 빛을 사회에서 충분히 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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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zy
  • |
  • 2015-09-22 21:47
영어가 초등때 에지간히들 다 되어있어서 수학에 신경이 가는 거 아닐까???
게다가 중학교는 고등학교를 어디로 갈건지도 신경 써야 하고,,그에 따라 수학 진도도 맞춰야 하고..
옆집 아이 진도도 곁눈질이 절로 되고..ㅋ

영어만 잘해도 대학 간다더니 쥐뿔! 인 세상이 되어버렸네...
학생부에 기재된 어학인증점수가 되려 장애가 되더라니께~ㅜ

응원 고마워요...내 맘 알껴~^^

ps.공적인 공간인데...오늘까지만 이러고 담부터는 존대를 할게..
생각이 짧아 옛날 버릇 나와버렸네...지우고 다시 쓰기엔 너무 늦은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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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죵
  • |
  • 2015-09-23 00:03
이정도 말투야 괜찮구요.
언니 동생 호칭도 아닌데요.뭘.

이곳도 사람이 있는 곳이라 더 맘가는 사람
친한 사람. 따르고픈 사람 있게 마련이죠
그걸 탓 할순 없지만 대놓고 줄세우거나 파벌?처럼 되면 안 되겠지요.

전 누구의 사람도 아니고 싶으나 ...
맘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첨이니 이리 댓글 다셨지만 앞으로
칼럼엔 애써 댓글 달지 마셔요
특별히 질문이 있지 않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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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한잔콜
  • |
  • 2015-09-22 09:20
답댓글

엄마표 영어를 처음 알고 쑥쑥에 들어와서 제일 처음 한 일이 lazy님 칼럼글 복사하기 였어요.

얼마나 장수가 많은지...ㅎㅎ 읽고 또 읽고 참 새로운 세계구나 했지요.

아이를 그렇게 키웠으면 좋겠지만 울 큰딸은 엄마표 반, 학원이나 학습지 반 이렇게 해나가고 있어요.

다행히 둘째는 엄마표로 천천히 하고 있지요.

6살때부터 천천히 시작했는데 2학년인 아직도 읽기가 잘 안되고...ㅋ

반년도 넘게 걸려서 엄마표 파닉스를 하고 정말 거북이처럼 가고 있어요.

어제는 읽기에 조금 자신이 붙은 거 같아서 플라이 가이를 읽어보라니까 더듬더듬 읽네요.

내친김에 BArk, George를 꺼내서 읽는데 어려운 단어 몇개 빼고는 또 더듬더듬 읽는거에요.

아이도 저도 신이 났지요.


lazy님이 다시 칼럼을 시작하셔서 저도 기쁜 마음에 주절거렸어요.ㅎ

명절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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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zy
  • |
  • 2015-09-22 21:44
기초과정 오래 한 아이는 일단 한고비를 넘으면 그 후로는 그닥 어렵지 않을걸요~
그리고 읽기 너무 걱정 마셔요~ 듣기가 더 중요하답니다^^

초2...참 이쁜 나이네요..
저는 이젠 그 나이 아이들은 손주같아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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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팁토
  • |
  • 2015-09-22 09:14
답댓글

제 생각...중등방에서 횡설수설하며 썼는데...

저는 아이가 더 어릴때 좀 놀랐어요..사고력이니 창의력이니 초 2학년짜리가 풀기엔 너무나 어려운 문제들,,,,

이제 아이 수학하는 것 바라보면서,,저의 얄팍한 생각일수도 있지만..시험에 대한 정공법일 수도 있다고 스스로 자위해요...시험을 위한 수학하기...남동생이 대학때 공학수학공부하던게 요근래 생각나는게...그쪽 전공의 길을 갈게 아니면 말입니다...이제 5학년 아이,,,깊이 생각하기 사고력 뭐 이런거 없지만..상상하고 즐겁고 책에 푹 빠져서 나름의 길을 갈테니..수학이 걸림돌되지 않게 철저하게 시험수학하기...뭐 이것이 완벽한 솔루션이 될 순 없지만 그때는 또 어느정도의 경지에 올라있을테니 그때는 또다른 길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밑에 아이가 한 말,,,빨간 글씨...저도 너무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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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zy
  • |
  • 2015-09-22 21:31
제가 수학을 참 못했었답니다.
제 친정 부모님두요..에고..
그래서 저는 아이들 수학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렇게 편하게 포기를 했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 형제분들은 모두 이과셨는디..ㅎ

문과수학도 문과 아이들에겐 도전이자 극복해야 할 고지가 미리 설정되어 있는 과정이니까
멀리 찬찬히 보시면서 길을 열어가시면 저희처럼 실수는 안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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