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박사님과 준준맘님을 뵙고 좋은 말씀 많이 들으면서
다시금 저의 육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 인천 강연에 쑥맘들이 많이 오시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단촐히 셋이 수다를 떠니 사실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기도 하더라구요.^^
주변의 아이들과 놀면서도 제 아이를 보며 참 특이한 녀석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어제 말씀 들으면서 생각해 보니 정말 이 녀석 참 특이합니다.
너는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
저는 집에서 울 아들을 똥강아지라고 부르는데요,
요 똥강아지가 가지고 있는 좀 특이한 구석 중 하나가 영양제 챙겨먹기입니다.
다른 엄마들이 아이 약 먹이기 힘들다고 많이들 하시던데
전 아이가 어릴때부터 약을 숨기고 살았습니다.
약이 눈에 띄면 먹어버리는 통에 우리집 찬장 맨 위가 약을 보관하는 장소였습니다.
현재 아이가 먹고 있는게 비타민 씨, 종합비타민, 오메가쓰리, 초유, 유산균, 베타카로틴인데
늘 더 먹고 싶다고 해서 제가 권장량을 넘기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다른 집에 놀러가서도 그 집 아이가 먹는 홍삼앞에서 침을 흘려서
친구 엄마가 할 수 없이 홍삼 한 봉지 뜯어서 주면
빨대를 꽂아서 어찌나 맛있게 쪽쪽 빨아 먹는지 제가 민망해서 고개를 돌립니다.^^;
홍삼을 사달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제가 안 사주고 있거든요.
지금 먹고 있는 약 좀 대충 먹고 나서 나중에 사주려고요.
워낙 밥도 잘 안 먹고, 잘 안 자는데 크는거 보면 영양제빨인듯도 합니다.
그래서 그거라도 먹으라고 좀 냅두기도 하는 편이구요.
그리하여 또 다른 별명이 약쟁이입니다.^^;
요 똥강아지가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친구들과 노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원래도 잘 놀았지만, 지금은 하루에 서너시간씩 친구들과 놀면서도
헤어질때 어찌나 아쉬워하는지 그 다음날 또 만난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없어 책읽을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영어는 겨우 북클럽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데
북클럽 숙제 올리기 위해 월요일 오후에 대충 휘리릭해서 시간내에 겨우 올립니다.
특히 방학 동안 세어 보니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등을 15번을 갔더라구요.
한 곳을 3-4번 간 곳도 있어서 그리 많은 곳을 가지는 못했지만
횟수로는 대략 15번이니 방학때도 주말 빼고, 휴가 4일 빼면
거의 박물관이나, 과학관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럼 이 똥강아지가 박물관이나 과학관을 이렇게나 좋아하느냐?
결코 아니지요. 그냥 엄마따라 오는거지요.
엄마는 박물관에서 뭘 하나라도 배우겠지 하는거고
이 똥강아지는 박물관 수업 1-2시간 잘 참으면
끝나고 친구들과 3-4시간 놀 수 있다는걸 알거든요.^^;
우리가 원래 서울에서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 온 후
서울 친구들을 자주 만나기 어려워서
방학때 이렇게 박물관이나 과학관에서 모입니다.
우리는 그 친구들을 만나러 왕복 3-4시간을 들여 상경했던 겁니다.
그래서 박물관에 김밥 몇 줄 싸가지고 하루 종일 놀다가 집에 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놀면서도 김밥 한 줄을 다 먹은 적이 없어요.
많이 먹어야 3분의 2정도 먹는데도 놀 때 전혀 지치지가 않아요.
정말 약물투혼으로 쓰러질때까지 놉니다.ㅜ.,ㅜ
이런 놈을 데리고 이제 개학을 하여 공부 좀 하고, 책 좀 읽을까 했더니
개학하고 나서도 도통 집에 들어갈 생각을 않습니다.
하교 후 바로 피아노를 갔다가 친구 집으로 직행을 합니다.
방학때 서울친구들과 놀았으니 이제 인천 친구들하고 놀아야 한다구요.^^;
남편이 늦는 날은 거기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9시가 다 되어 집에 들어오니
씻고, 레고와 또 한 판 회후를 하면
10시가 넘었다고 소릴 질러서 겨우 재워야 합니다.
아빠가 일찍 들어오시는 날은 저녁먹고 아빠랑 또 놀아야 한다고 10시를 넘깁니다.^^;
자고 싶지 않다고 버팅기는 놈을 억지로 재우면 11시가 넘기 일쑤입니다.
엄마는 요 놈을 어찌 재우고, 어찌 영어책을 읽히나 고민하면서
가만히 책장을 보니 오래전에 사두었던 <Charlotte's Web>이 보입니다.

글씨가 빼곡하지만 단어가 쉽고, 문장이 간결하여 오히려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원더와이즈>보다 쉬워 보입니다. <원더 와이즈> 단어가 좀 어렵더라구요.
큰 욕심 안 부리고 하루에 3-4페이지만 읽어보면 어떨까?
대충 중요한 문장은 한글로 해석해 주면 아이가 거의 아는 단어들이라
문장 파악은 못 해도 듣고 있을듯도 싶습니다.
그래서 요 똥강아지를 누여놓고 책을 펼쳤습니다.
생각보다 내용전개가 빠르고 흥미진진해서 조금만 읽어도 빠져들더라구요.
겨우 반페이지 읽었는데 아기 돼지가 살았을까 죽었을까 무지 궁금해 합니다.
그러면서 얼마전에 구제역으로 돼지가 산채로 몰살된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야기는 광우병으로까지 흘러갑니다.
예전같으면 딴소리 그만하고 책 좀 읽자고 했을텐데
엄마도 이 책은 그리 진도뺄 생각이 없던지라
같이 맞장구 쳐주면서 하루에 1페이지씩이라도 꾸준히 가자고 내버려둡니다.
어제는 3-4페이지 읽다보니 벌써 꿈나라도 들어갔습니다.
사실 하도 놀아서 엄청 피곤할텐데 옆에서 엄마가 영어로 속삭이고 있으니
자라고 소리지르지 않아도 잘도 자네요.^^;
결국은 수면용으로 이용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이 엄마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 책이 끝날때쯤 영어실력도 조금은 올라가 있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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