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죠! 담양댁 칼리입니다.^^
전 동물 키우기를 잘 못하는, 그리고 좋아하지 않는(정확하게는 싫어하는) 아줌마예요. 아이 둘 키우기만으로 충분히 힘든데다가 실은 동물을 봐도 별 감흥이 없어요. 뭐 막 귀엽다거나 이쁘다거나 이런 걸 못 느낀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생명존중을 가르치고자 올해 학교에 닭장과 토끼장을 마련했어요. 유정란을 부화기에 넣어서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아이들이 일일이 볼 수 있도록 교무실 복도, 유치원, 1학년 교실 등에 두었답니다. 갓 나온 병아리들은 각 교실에 몇 마리씩 두고 아이들이 직접 물과 모이를 주고 기르도록 하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 크면 닭장으로 이사를 가게 되지요. 닭이 낳은 달걀은 차곡차곡 모아서 유치원 간식으로 맛있게 냠냠!
생명탄생의 순간을 눈으로 직접 보고, 그 신비함을 느껴본 아이라면 생명을 정말 소중하게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토끼의 경우, 새끼를 낳으면 1달 정도 학교에서 기르다가 학생들에게 분양을 하기로 결정을 했어요. 분양을 원하는 어린이들은 분양 신청권을 작성하여 응모 후 추첨을 통해 당첨되면 분양을 받게 되는 거예요. 저희 집 가연이와 지훈이도 각각 응모해 놓고서 추첨일 당일까지 얼마나 기도했는지 몰라요. “오늘 토끼 추첨하는 날이에요.” 이러면서 분양당일 아침, 지훈이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등교를 했지요.
중간놀이 시간, 전교생이 강당에 모이고 추첨이 시작됩니다. 선생님께서 맨 처음 당첨자를 추첨하고 추첨된 사람이 그 다음사람을 추첨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대요.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강당이 떠나갈 만큼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좋아하고 안타까워하고... 모든 추첨이 끝나고... 결국 지훈이는 당첨되지 않았어요. 꼭 당첨될거라 믿었는데, 그렇지 못해 너무 분하기도 섭섭하기도 했나 봐요. 그래서 울음이 툭 터졌나 봐요.
강당안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는데도, 눈물인지 세숫물인지 자꾸만 흘러내려요. 인생의 쓴맛을 미리 맛보며 이렇게 토끼 1차분양은 끝이 났답니다.
지훈이 이야기를 교장선생님께서 카스에 올려놓으셨더라구요. 그 글을 읽자마자 아.. 지훈이구나 바로 알았다지요. 아.. 글을 읽는 엄마의 마음이란... ㅠㅠ
그리고 1달 뒤 2차분양..
드디어 지훈이가 당첨이 되었고, 동물을 무지 싫어하는 엄마이지만 교장샘의 카스를 읽은 후라서.. 기쁜 마음으로 토끼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어요.
벌써 저희 집으로 입양온 지 한 달이 되어가네요. 어찌나 잘 먹어대는지 이틀이 멀다하고 토끼밥을 하러 다녀야하고, 또 어찌나 잘 싸는지 날마다 청소를 해야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만족하며 잘 키우고 있답니다.
저희집 토끼 구경한번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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