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를 없애려구요.
저는 그리 맘 좋은 침착한 엄마가 아니랍니다.
여기 쓰는 글이야 어떤 일이든 사건이 종식되고 마음이 다스려지고 난 뒤에 쓰는 거니까
제가 현명하게 대처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완전 불 같은 성격의 냉혈한 입니다. ('불같은' 과 '냉혈한' 은 반대..아닌가???)
조금 전의 일입니다.
방을 좀 치우라고 하루에 한 번씩은 말 한 것 같은데
알겠다고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 두 딸.
원래는 치우지 않은 방을 보면 문을 그냥 닫아 놓습니다.
꼴 보기 싫으니까요.
근데 오늘은 제가 참고 싶지 않았습니다.
큰 애 방 부터 들어가서 바닥에 늘어져 있는 온갖 물건들을 발로 쳐서 방문 밖으로 내 보냈어요.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오로지 발로만요.
중요한 물건, 쓰레기 할 것 없이 한 데 엉키도록 발에 닿는데로 밀어 내어 방 밖에 한 덩어리로 만들었지요. "너희에게는 방이 쓸데없이 너무 넓다!" 라고 하면서요.
그리고 작은 아이 방으로 가서 똑같은 행동을 보여주었지요.
막아서는 아이를 장풍으로 밀어버리고
방 안의 물건들을 발로 밀어냅니다.
허리를 숙이는 행위 따위는 절대 없다! 하면서..
그리고 제 볼 일을 봅니다.
주섬주섬 자기 물건들 챙겨 가지고 들어가 정리하는 아이들...
아주 가끔 책상 위도 그런 식이면 경고를 먼저 날립니다.
이쯤되면 내 말을 무시한 것이렷다! 싶은 순간이 오면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 책상 위를 한번에 쓸어버립니다.
뭐,,, 깨지는 물건이 있을 수도 있고 섞이면 안되는 물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은
그냥 한 번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쏴~악!
우당탕탕 바닥으로 물건들이 떨어지면 책상은 깨끗해 집니다.
물론 바닥은 난리가 나지요.
그리고 방에서 나가면서 한 마디 합니다.
"엄마가 책상 치우는 게 싫으면 네가 치워!"
자분자분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네 방 청소를 해야 하지 않겠니?" 라고 말하는
천사같은 엄마이면 좋으련만...
저는 그런 고고한 엄마 짓은 못 해먹는 사람이랍니다.
어디 상담소 같은 데 가서 말 하면 심각하게 치료(?)를 권할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
그래도 아이들이 대들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엄마가 미리 몇 번이고 말을 했기 때문에,
엄마도 참았었다는 걸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결론은...
저는 참 못 된 엄마인데
하나님이 그걸 잘 알고
저에게 착한 딸들을 보내주셨다는 겁니다.
제가 빨강머리앤 책을 읽으면서 진짜 감동받은 부분은 엄마로서의 빨강머리앤의 모습이거든요.
한번도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아요.
아이들의 말을 한 번도 흘려듣지 않아요.
그게 좋아서 제 닉네임이 빨강머리앤인데
저는 아직도
홍당무라고 놀림을 당하면 석판으로 머리를 내리치고
못생겼다고 말하는 린 아주머니에게 뚱뚱한 아줌마라며 대들던
어린시절의 빨강머리앤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철이 덜 들었다는 얘기지요..
자, 아이들이 방을 제대로 정리했나 슬슬 가봐야 겠습니다.
이 여자가 이런 여자였다니,,, 충격 받으신 여러분 죄송합니다. ㅋㅋㅋ
혹시 말 잘 안 듣는 아이 있으면 3박 4일 정도로 캠프를 보내주시면
제가 인간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음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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