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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빨강머리앤 정체를 밝히다.

  • 빨강머리앤
  • |
  • 2015-06-21
64

오해를 없애려구요.

저는 그리 맘 좋은 침착한 엄마가 아니랍니다.

여기 쓰는 글이야 어떤 일이든 사건이 종식되고 마음이 다스려지고 난 뒤에 쓰는 거니까

제가 현명하게 대처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완전 불 같은 성격의 냉혈한 입니다. ('불같은' 과 '냉혈한' 은 반대..아닌가???)

 

조금 전의 일입니다.

방을 좀 치우라고 하루에 한 번씩은 말 한 것 같은데

알겠다고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 두 딸.

원래는 치우지 않은 방을 보면 문을 그냥 닫아 놓습니다.

꼴 보기 싫으니까요.

근데 오늘은 제가 참고 싶지 않았습니다.

큰 애 방 부터 들어가서 바닥에 늘어져 있는 온갖 물건들을 발로 쳐서 방문 밖으로 내 보냈어요.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오로지 발로만요.

중요한 물건, 쓰레기 할 것 없이 한 데 엉키도록 발에 닿는데로 밀어 내어 방 밖에 한 덩어리로 만들었지요. "너희에게는 방이 쓸데없이 너무 넓다!" 라고 하면서요.

 

그리고 작은 아이 방으로 가서 똑같은 행동을 보여주었지요.

막아서는 아이를 장풍으로 밀어버리고

방 안의 물건들을 발로 밀어냅니다.

허리를 숙이는 행위 따위는 절대 없다! 하면서..

 

그리고 제 볼 일을 봅니다.

주섬주섬 자기 물건들 챙겨 가지고 들어가 정리하는 아이들...

 

아주 가끔 책상 위도 그런 식이면 경고를 먼저 날립니다.

이쯤되면 내 말을 무시한 것이렷다! 싶은 순간이 오면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 책상 위를 한번에 쓸어버립니다.

뭐,,, 깨지는 물건이 있을 수도 있고 섞이면 안되는 물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은

그냥 한 번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쏴~악!

우당탕탕 바닥으로 물건들이 떨어지면 책상은 깨끗해 집니다.

물론 바닥은 난리가 나지요.

그리고 방에서 나가면서 한 마디 합니다.

"엄마가 책상 치우는 게 싫으면 네가 치워!"

 

자분자분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네 방 청소를 해야 하지 않겠니?" 라고 말하는

천사같은 엄마이면 좋으련만...

저는 그런 고고한 엄마 짓은 못 해먹는 사람이랍니다.

어디 상담소 같은 데 가서 말 하면 심각하게 치료(?)를 권할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

그래도 아이들이 대들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엄마가 미리 몇 번이고 말을 했기 때문에,

엄마도 참았었다는 걸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결론은...

저는 참 못 된 엄마인데

하나님이 그걸 잘 알고

저에게 착한 딸들을 보내주셨다는 겁니다.

 

제가 빨강머리앤 책을 읽으면서 진짜 감동받은 부분은 엄마로서의 빨강머리앤의 모습이거든요.

한번도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아요.

아이들의 말을 한 번도 흘려듣지 않아요.

그게 좋아서 제 닉네임이 빨강머리앤인데

저는 아직도

홍당무라고 놀림을 당하면 석판으로 머리를 내리치고

못생겼다고 말하는 린 아주머니에게 뚱뚱한 아줌마라며 대들던

어린시절의 빨강머리앤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철이 덜 들었다는 얘기지요..

 

자, 아이들이 방을 제대로 정리했나 슬슬 가봐야 겠습니다.

이 여자가 이런 여자였다니,,, 충격 받으신 여러분 죄송합니다. ㅋㅋㅋ

혹시 말 잘 안 듣는 아이 있으면 3박 4일 정도로 캠프를 보내주시면

제가 인간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음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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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정
  • |
  • 2015-06-23 14:46
답댓글

ㅋㅋ 거의 대부분의 집은 비슷비슷할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앤님댁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적 있었어요~

만날수록 여리고 귀여워 보이시기만해서 ㅎㅎ

뭐, 이런 글을 만날때면 위안을 얻으면서 가는 거죠~

나만...이런 엄마는 아니었구나 ㅎㅎ

엄마는 이정도면 평균인거야...정도로 생각하면서 위로받고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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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5-06-24 16:05
우리 집은 아닐걸요...가 아니라 더할걸요.... ;;;;;
이제 보니 쑥쑥의 엄마들은 그냥 평범한 엄마들이었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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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InBIn
  • |
  • 2015-06-22 21:23
답댓글
울집은 하도 기가막혀서 딸 방을 아빠가 카메라에 증거로 남겨 두었어요~~~!!!
잔소리하면 잠깐 치우는 척 하다 또다시 그대로~~~~
좋게 좋게 얘기하다가 쌓이면 폭발하는건 당연하지요!!
아이들도 비슷하고 엄마들도 비슷하고
다들 그렇게 지내나봐요~~~^^
앤님의 카리스마있는 폭발에 마구마구 동감하고
속시원히 웃고 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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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5-06-24 16:04
저도 큰 애가 친구랑 들어왔다가 잠깐 놀러 간다며 나갔는데 방을 보니 아주 가관이더라구요.
나가 놀고 있는 딸에게 방 사진을 찍어 전송했어요.
이게 무슨 짓인고? 하면서...
앗. 미안. 하고 답이 왔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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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shkar
  • |
  • 2015-06-22 17:56
답댓글

ㅎㅎㅎ 이 정도는 애교인데요,. 빨간머리앤님~~~~

저도 빨간머리앤의 책을 참 좋아하는데..

앤님의 닉네임을 이렇게 정한 이유를 이제야 알았네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듬뿍 사랑을 주시는 앤님이 늘 멋져요..ㅎㅎ

저는 병은 주는데 약은 쪼금 주는 것 같아..

음.. 반성하고 약을 주는 것에 좀 더 신경쓰도록~~

오늘도 아자아자 합니다..^^

앤님도 늘 기운이 넘치시지만, 화이팅입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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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5-06-24 16:03
병을 주면 약도 줘야 하지요. 병만 주는 엄마는 나쁜 엄마이지만..
병 주고 약 주고 하다보면 제가 싸이코 같다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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