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딸 하나를 키우고 있어요.
그런데 왠 아들이냐구요?
우리 집의 큰 아드님.....이야기입니다.
(실상은 누구인지 짐작하시죠? ㅎㅎㅎ)
사연인즉....
저는 어제 새벽 두 시에 윗층에 시부모님께 함께 사시는 원영이 막내고모의 전화를 받습니다.
놀라지 말라고 하시며 원영파가 머리를 크게 다쳐 집근처 병원의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시부모님께서 급히 병원으로 가셨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그 날 회식을 할 것이라고 한 이야기가 떠오르며...
음주 후에 귀가하다가 다쳤구나...하고 직감했죠.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가끔씩 회식 자리가 있을 때면 지하철에서 자다가
종점까지 가거나....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거나...하는 경우는 두 어번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몸을 다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무슨 일이 나도 크게 났구나!!!'
'누구에게 해코지를 당한 것은 아닌가....'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뒤엉키더라구요.
전화 통화 소리에 깨어난 원영이를 일단 다시 재우고....
현관 밖에 나와보니....집앞 담장 아래에 피가 흥건이 고여있는 것입니다. @.@
원영파가 흘린 피였어요.
시부모님은 사색이 되셔서 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하시고.....
저는 원영이가 있으니 병원으로는 갈 수 없어....불안한 마음으로 일단 집에서 대기하는데....
다행히도 검사 결과 뇌에는 문제가 없고 찢어진 부분을 다섯 바늘 꿰맸다는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안도했습니다.
퇴원해도 좋다는 의사쌤의 말을 듣고....
새벽 4시에 귀가했는데....머리에 전체에 붕대를 감고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부상병의 모습으로 왔네요.
피 뭍은 옷을 갈아입히고...씻기고.....
자초지종을 물어보는데....기억이 중간 중간 끊겨있더라구요.
다친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자신도 혼란스럽다고 하구요.
원영파 자신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머리에서 피가 흘러서 멘붕이 왔고.....
지나가던 한 남자분이 119를 불러줘서 응급실로 실려간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집 앞에서 119에 실려가는 줄도 모르고....저는 잠을 자고 있었네요.
천만 다행인 것은.....인적이 드문 자정 무렵임에도 지나가던 분의 도움을
받아 119를 부를 수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결국 부상의 원인은 밝히지 못하고 미스테리로 남게 되었어요.
CCTV를 확인하거나 차량 블랙박스를 찾아봐야 하나 싶었지만
원영파 본인이 너무 창피하다며 그냥 넘어가자고하네요.
이 정도의 부상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큰 아드님께 금주령과 함께 통금시간 10시를 정해주었습니다.
평소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신경정신과에서 월 2회씩 정기 상담도 받고....
약도 먹고 있는데....내일 마침 신경정신과에 상담 가는 날이라서 저도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음주 후에 필름이 끊기는 것도...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닐까...싶어서요.
이렇게 저는 어제 버라이어티(?)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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