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신발도 안신고 뭔 빛을 보겠다고 사전을 디립다 칠하다가 외부소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안들어오는 핸드폰을 바라본다. 사실, 오전부터 들여다봤건만 깜깜무소식이요 함흥차사라는 말은 이럴때 갖다 붙이나보다.
오후4시.
운동화를 걸치고 집을 나선다.
아, 잔소리가 많다.
본론진입.
백화점에서 굴소스를 기반으로 한 숙주야채볶음밥을 판다.
먹어보고는 반했다.
혼자서는 음식점에서 먹을 수는 없는 소녀와도 같은 감성을 왜왜왜! 간직한 채, 실신할 것 같은 몸으로 집에 돌아오곤 했는데, 드디어 굴소스부터 잡는다.
숙주도 잡는다, 놀랍지 않은가? 숙주는 처음 사본다.
이리저리 잡다부리한 것들을 싸메고 낑낑대며 집으로 온다.
웹검색을 한다.
김치와 숙주볶음밥, 패스~
새우와 숙주...그렇지! 굴소스를 기반으로 한단다.
새우가 없으니까 오징어로 대신하고, 그밖의 채소는 무시하며, 집안의 채소들을 뒤적거린다.
빼먹지 말자, 일등공신은 마늘이다!!
굴소스가 슬퍼할지 모르니, 동급으로 취급해준다.
요리는 시간과 정성이 또한 중요하다.
불앞을 떠나지 말 것!
식감의 주된 요소인 수분을 날리지 않게 불조절을 잘 할 것!
양파는 돌아가실것 같은 것을 정리해놓은 것이 있고, 파프리카는 방금 함께 사왔고, 양배추는 집에 있네...
팬에 불을 붙이고 성질머리 급해서 바로 기름을 두른다.
기름이 팔딱이기 전에 엄지손톱만하게 썰은 오징어를 투척한다.
이와 동시에 다진 마늘을 넣으며 그에게 맛을 부탁한다.
저민 마늘이 가장 좋겠으나 없다, 없어!
반쯤 익었을까, 양파를 넣고, 몇초 후, 파프리카와 양배추와 숙주도 넣는다.
채소만 볶아도 벌써 그 맛이 떠오른다.
굴소스는 언제 넣을까?
입이 급해서 글을 다 읽지를 못했다.
밥 준비! 나를 믿고 굴소스 투척!
아이들은 안먹을지 모르니 일인분만 준비하는데, 소문이 자자하다, 굴소스는 조금만 넣으랜다.
한수가락이 미처 안되게.
그때 먹던 그 맛이다. 우리가 아는 간장맛도 아니고, 고추장맛도 아니고, 굴소스 볶음밥은 무겁지 않고, 각각의 채소들을 뒷받침해주면서 자기만의 향을 띄운다, 풍선이 둥둥 뜨는 정도로만.
백화점에서는 3가지 소스를 넣는다.
굴소스, 매운 소스...또하나는 뭘까..그건 업계 비밀이라 묻지 않는다.
굴소스 조금 넣으라는 건 거기 직원에게 들었던 팁이다.
아줌마가 되니 아무나하고 말을 한다.
다만, 쑥쑥이 있어서 혼자말을 여기다 뱉으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귀귀귀~ 하는 것 같이 좋다.
다시, 말할까? 그때 먹던 그 맛이다. 사실, 좀 다른데 만족도는 90%이상이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그때 먹던 그 맛이 되려면 해야할 일이 몇가지 있다.
숙주를 용기있게 더 넣을 것! 손목의 반절되는 두께만큼만 가지런히 담아 넣은 분량으로는 약하다.
두번째로는 굴소스를 충분히 한수가락을 넣을 것!
이렇게 소심해진데는 이유가 있다.
마트에서 자사상품으로 굴소스를 산 것이다.
락스를 넣은 것은 아니겠지만, 락스향이 너무 심해서 결국 먹지 못하고 버렸다.
처음 살때는 비싼 것이 좋겠고, 여기서 추천할 수는 없으니 굴의 함량이 높은 것으로 샀다고, 또한 아래지방 것으로 샀다고 말해두겠다.
내일 아침에 또 해먹어야겠다.
설거지가 보인다, 눈을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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