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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내 인생의 몇가지 신기하고 진부한 궁금증들

  • koneko
  • |
  • 2015-04-01
38

어린시절이다.

외할머니댁에 간다.

해는 그야말로 따가워서 이쑤시개로 팔을 쿡쿡 찌르는 것 같다, 그때만해도 갸녀렸던 팔을.

삽작거리에 서서 앞을 내다본다.

바로앞에 실개천이 흐르고 가끔 실뱀이 떠내려가기도 한단다.

몇발짝만 더가면 그냥 논이다.

옆집 미영이네 것인지, 뒷집 순오네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낮의 뜨거운 열기에도 그들은 물을 머금고

대나무숲처럼 웅성이고 있다. 아직 진초록이 아니다. 노란 연두빛이 아주 눈부시다.

하늘을 올려본다.

산이다. 산이 있다.

묻고 싶어진다.

산끝은 정말 발도 디딜 수 없을만큼 뾰족할까?

저렇게 뾰족해서 아무도 설 수 없는걸까?

내가 볼 수 있는 저 산꼭대기에 있는 어떤 사람은 나를 볼 수 있을까? 그가 서있다면 나는 그를 볼 수 있을까? 있을까?

시간이 흘렀고, 마흔이 다된 나는 그 질문이 갑자기 떠오른다.

이제 알겠니?

 

그리고...하나더.

외국 사람은 과연 내 이름을 어떻게 부를까?

그네들의 귀에는 내 이름이 어떻게 들어갈까?

쾦메애랴?

니앏재뎌걎뎌?

이제 알겠니?

 

이제 다 알게 되었는데,

궁금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그냥 계속 궁금한채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알아서 뭐할건데.

몰라서 뭐할건데.

 

아직 철들라면 멀었다.

살아온 세월만큼 앞으로 더 살아야하는데,

나는 무직이다.

주부라고 외치는데, 아무도 직업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아니, 나 스스로 처절하게 외면한다.

 

나는 요즘 자꾸 헛헛하다.

마음이 고프다.

어른인데, 내 속엔 아이가 산다.

그런데, 거죽엔 주름이 늘고 머리는 하얘지고 있으니 이무슨 부조화인가.

최강희도 김희선도 맞는 보톡스로 뇌나 펴볼까싶다.

입주변을 부풀려본다.

 

어델봐도 동네 아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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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carrot
  • |
  • 2015-04-03 14:40
답댓글

오랫만에 멋진 산문시를 보는 듯 합니다~!

우와~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양반이 모하시던 분? 정녕당신이 주부임에 틀림은 없으나 너무 아까운 분?

주부... 정말 그냥 아줌마죠~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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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neko
  • |
  • 2015-04-06 09:16
dk캐롯님...
코주부도 아니고 별주부도 아니고, 그냥 맹물 주부이지만, 지구의 평화를
우리가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주에는 힘이 납니다.
조울증인가봐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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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령돌맘
  • |
  • 2015-04-02 14:45
답댓글

ㅋㅋㅋㅋㅋ 글을 너무 잘쓰셔요....^^

감각이 보통이 아니신분인것 같다는...^ㅡ^

어릴때 저는 별로 호기심이 없던 아이였다고 생각했었는데..

koneko님의 글을 읽다가... 잊고있었던 것들이 생각나네요...ㅋㅋㅋ

 

친정아부지가...  저 어렸을적 오디오 전축, 레코드판, 카세트 , VCR를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그 속이 궁금해서.. 드라이버를 가지고 분해를 몇번 하려고 하다가 망가져서..

몇번을 그렇게 혼났나봐요...ㅋㅋ 다른건 말을 잘 들었다고 하는데...

유독 아빠가 새로산 기기에 관심이 있어서 ㅋㅋㅋㅋ

아무래도 공대를 갔어햐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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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neko
  • |
  • 2015-04-06 09:14
진짜 공대도 잘 맞으셨을거 같아요.
저는 동네 헌책방에 있는 레코드 판 보면서 저거이 보물인데 아까버서 워쩐댜~하고 있어요.
이야~아버지의 취향 덕분에 좋은 음악 많이 듣고 자라셨을거 같아요....^^
령돌맘님 덕분에 저도 추억에 빠져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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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정
  • |
  • 2015-04-01 20:53
답댓글

자주 만나는 스물 대여섯의 아이들은
이목구비가 예쁘던 그렇지않던
이마가 볼록하니 폭신해보이고
살이 쪘던 아니던 양볼은 탱탱해보입니다..
예전엔 스물 후반이면 나이들었다 싶은때도 있었는데 어느새 서른후반의 동생들도 아직 예쁘다 싶구요...
비비 넘어 씨씨도 해결 못해 올해부턴 팩트도 찍어바르고 립스틱 색도 조금 진해야 밖에 나갈 마음의 준비가됩니다..
그래봤자 아무리봐도 동네 아줌마...
맞습니다, 맞고요.
그렇다고 좋은날씨 땅만파고있을수없어
자꾸 밖으로돕니다.
그러다보니 기분이 나아지냐고요?
...체력떨어져 힘들어요...
에고고
다들 그렇지요?
나만 그렇지는 않지요?
그러니까 서로위안삼아
쑥질이나 하면서 힘내봅시다!
봄은 짧아요~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부모님이 까페를 내셨대요
인사하고 커피마시고왔어요.
기분전환은 되더라구요.
뭐면 어때요
기분전환하고 다시 화이팅!이나하는 아줌마가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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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neko
  • |
  • 2015-04-06 09:11
네, 밖으로 나가는게 정답입니다.
지난 겨울부터 최근까지 너무 안나간 탓에 우울한 마음이 도졌던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신발을 신고 땅을 딛고 걸어야하는데 집안에서 춥다춥다~만 외치고 있었어요.
금주에는 만남에 대한 기대가 있어 더욱더 새롭습니다.
화이팅 하겠습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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