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초3이 된 큰애.
겨울방학 끝나고 새교과서 몇 권을 받아왔습니다. 제 기억에 영어, 도덕, 음/미/체, 사회과부도 이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 날 저는 밖에서 친구와 차 한잔을 하고 있었는데, 집전화가 걸려왔죠.
그것도 울먹울먹 훌쩍훌쩍~~ "엄마, 오늘 새 교과서 받았는데" 전 딱 여기까지 듣고 감잡았슴다~!!!
집에 와서 가방을 열었는데 물통 뚜껑이 반쯤 열려서, 교과서가... 그것도 오늘 받아온 새 교과서가!!
홀딱 젖은거죠.
20분 후에 집에 도착해보니 하염없이 울고 계시더만요.
일단 책들을 찬찬히 봤습니다. 제일 심각한 건 음악/미술/체육, 사회과부도는 그냥 써도 될 정도, 그리고 나머지는 말짱했습니다.
드라이기 꺼내서 당장 말리기 시작했죠. 근데 울음을 그치지 않더라구요. 나중에는 제가 막 열이 받는거에요. 급기야 옛날 과거 물통 이야기부터 다 나오면서...ㅋ
결국, 책 뒤의 교과서 판매처, 인터넷 다 검색해서 연락하고 '도저히 못 갖고 다닐만한' 교과서 몇 권을 사줬답니다. 쭈글거리는 교과서를 가지고 다니면 친구들이 놀린다고 하네요.
사주면서 단단히 못을 박았습니다. "교과서 사주는거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뚜껑 닫고 꼭 확인해라!!"
*참고로, 출판사별 교과서 살 수 있는 곳입니다. http://www.ktbook.com/
시간은 흘러흘러 바로 어제.
총회를 마치고 큰애는 피아노 가고 없길래, 제가 가방을 열었습니다.
가통확인, 알림장확인, 숙제 책 갖고 왔나 확인 시작!
허걱....
책을 한권 두권 꺼내는데 축축... 물기가...
점점 열이 받아옵니다... 으~~~~~~윽
다행히 도서관에서 빌린 책 2권은 말짱. 개별적으로 혼자 적는 책리스트 공책 반쯤 젖었고. 그림지도 싸인펜 다 번져 알아볼수도 없고(검사가 끝났으니 망정~)
문제는~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독서록이었어요. 너무 심각하게 젖어서 페이지가 아예 떨어지지도 않더라구요. 아직 시작도 안한 새 책입니다.
드라이기로 말려? 하다가 폰을 집어들었습니다. 담임선생님한테 문자 한 번 보내보자... 오늘 총회에서 인사도 했는데~ㅋ(아놔.. 진짜 이런걸로 문자 보내는거 싫은데, 애한테 내일 가서 그냥 설명하라고 할까? 아우 갈등되네...그래 내 인심썼다, 학년초니까 이번 한 번만이다)
혼자 궁시렁궁시렁~
문자를 보냈습니다. 여유분이 있는지...다행히 걱정마시라네요. 내일 한 권 새로 아이편에 보내주시겠다고.
피아노 학원 다녀와서 영문 모르는 딸래미.
방에 펼쳐진 책들 보고 감 잡으셨죠. 또 저의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짧고 굵게~!!
본인은 확실히 잠궜다네요. 레알? 그럴리가...ㅋㅋ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드라이기로 한장 한장 장인의 정신으로 말려본게 대체 몇 번인지..
이제 가방이 한강이 되어와도 도와주지 않겠다고, 혼자 알아서 해결하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웃음이 나네요. 이제 자동으로 닫히는 물통 뭐 이런거 알아봐야 할까요?(과연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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