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몇년전까지 4대가 사는 집으로 동네에서 조금~ 유명했습니다.
서울시내에서 4대가 사는 집이 좀 드문 일이겠죠?^^
지난 주 아이의 증조할머니 제사가 있어서 친척분들도 오시고 제사를 지낸 후 아이가 일기를 썼는데 그 내용을 읽고 11살 아들에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글쓰기 자체를 힘들어했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내색하는 것을 어려워했는데 이날은 마음을 열고 일기를 쓴 것 같아 기특했답니다.

이 글을 보자마자 저희 부부는 바로 이 일이 생각났답니다.
첫째 5살, 둘째가 태어난지 2달 쯤 되었을 때 저희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두분 모두 치매증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지나간 옛날일이라고 편히 이야기 하지만 날마다 베개를 들고 외출하셔서(돈가방이라고 꼭 끌어안고 다니셨다는) 길을 잃어버리신 시할아버지를 찾아 헤매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때쯤 시할머니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고 모두들 염려하고 있었는데 아침 7시도 안된 시간 진현이가 증조할머니께서 산책하신다고 나가셨다고 길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내복바람에 달려나가더라구요.
저희 남편이 뒤따라나갔다가 눈시울이 붉어져서 들어오더니 슬그머니 나가서 사진을 찍어왔더라구요.


5살 증손주가 보기에도 도움이 되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노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집앞 놀이터를 함께 천천히 산책하는 모습이
가슴 아프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때로 저에게 직장다니면서 층층시하에 힘들지 않느냐 묻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북적거리며 정신없었지만 아이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섬김도 알아가고 배려도 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기억하고 있고 자라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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