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여름....
남자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여자는 집에서 하던 공부방을 그만두고...
결혼해서 10년을 고향인 양 살았던 곳을 뒤로 하고...
아무 연고도 없는 대구로 왔습니다.
여자의 고교절친이 대구에 살긴 합니다.
남자와 여자는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결혼 6년만에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장만합니다.
시댁이나 친정의 도움은 전혀 없었습니나.
둘이서 월급이 많았냐... 그것도 아닙니다.
둘은 같은 직장을 다녔는데 정말 조그만 중소기업이라 둘이 월급 합해도 남들 외벌이보다 적은 월급이었습니다.
그래도 둘은 사치도 안 하고 헛돈 쓰는 일이 없어 부지런히 돈을 모아 반은 빚이었지만 어쨌든 집을 장만했습니다.
여자는 첫 아이를 낳고 8개월이 지나 회사를 그만둡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새로 온 사장이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해서 그만둡니다.
여자는 1년가량 육아를 하면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하나 고민을 합니다.
우연찮게 학원에 들어가게 되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1년 동안 학원에서 근무하다 둘째가 생기고 둘째를 낳고 1년을 쉽니다.
1년을 쉬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과정들을 밟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공부방을 시작합니다.
처음에 4명으로 시작합니다.
일이 하고 싶은 욕심에 5만원만 받고 시작합니다.
돈은 안 되지만 너무 행복합니다.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살라고 했던가요
여자는 아이들을 함께 하면서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열심히 하게 마련입니다. 진심은 통한다고 열심히 하니 아이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오전에는 도선관에 수업 받으러 다니고 거기서 알게 된 언니들과 공부도 함께 하고
오후에는 집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살면서 제일 따시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3년이 흘렀습니다.
공부방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무렵 남자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회사가 어렵습니다. 몇 년 안에 문을 닫는답니다. 남자는 미래를 고민합니다.
그 무렵 여자의 고교절친이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을 권합니다.
여자는 그냥 흘려들었지만 남자는 솔깃합니다.
그 일을 하려면 다 정리하고 대구로 가야합니다.
가진 거라고는 집 밖에 없는데 그 집도 팔고 전 재산을 다 쏟아부어야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여자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집도 집이지만... 하고 있는 일을 다 접고 모든 걸 걸고 도전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 군데 가서 물어봅니다.
반반입니다. 하라는 사람 반, 다 잃는다고 절대 하지 말라는 사람 반...
여자는 정말이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그 쪽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지독스럽게 싸웁니다.
남자는 여자 피를 말립니다.
여자는 감정소모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합니다.
여자가 졌습니다.
가진 재산을 다 날리는 것보다 여자는 남자와 사이가 나쁜 게 더 무섭고 싫습니다.
그 따숩고 편안하고 행복하던 삶을 뒤로 하고 대구로 옵니다.
이왕 왔으니 잘해보려고 여자도 남자도 애씁니다.
쉬는 날도 없고 몸도 너무 고되고 돈도 되지 않습니다.
처음이니 당연히 쉽지 않으려니 참고 견딥니다.
그렇지만 여자는 자꾸만 지난 날이 그립습니다. 혼자 많이도 웁니다.
작은 아들은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큰 아들은 그 따숩던 날을 기억합니다.
그 집을, 그 시절을 많이 그리워합니다.
3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쉬는 날은 없고 몸둥아리는 멀쩡한 곳이 없습니다.
여전히 돈은 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고생진땅하고 우리 돈을 곶감 빼먹듯 빼먹고 있었습니다.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열심히 하니까 나아지겠지 하면서 3년을 보냈습니다.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돈은 반 이상 써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마주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는 다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남자는 정리하고 다시 월급쟁이가 되기로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자는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어 합니다.
이성적일 때는 정리하겠다 하지만 순간순간 욕심이 꾸물거리나 봅니다.
그럴 때마다 남자는 여자에게 심술을 부립니다.
물론 여자도 압니다.
40대 중반에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월급쟁이 다시 하기 쉽지 않다는 걸...
하지만...
여기서 또다시 욕심을 부린다면... 그나마 가진 것까지 다 잃을까 너무 두렵습니다.
다시 3년 전 악몽이 시작됩니다.
여자는 미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또 다시 지면....
다시 일어서기엔 너무나 많은 걸 잃습니다.
매일매일 감정싸움을 합니다.
여자는 지쳐서 쓰러질 지경입니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매일이 지옥같습니다.
다시 사이 좋게 지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남자가 미워집니다.
여자는 피가 마르고 숨이 막힙니다.
숨쉴 데가 필요합니다.
.
.
.
.
.
여기서 숨 좀 돌리고 갈게요....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