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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 do it! I can do it!'

  • 수경샘
  • |
  • 2014-10-29
6

교육자이셨던 친정아버지는 몹시 깐깐하고 정확한 분이셨습니다. 단 한 치의 빈틈도 오차도 없는 아버지의 교육을 받으며 때로는 답답하고 숨도 쉴 수 없었지만 어려서는 그게 당연하고 내 인생인 듯싶었습니다.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온순하게 따랐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나 같은 딸은 세상에 없을 듯합니다^^ 부모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믿고 따랐으니 얼마나 수월하셨을까요?ㅎㅎ

물론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요.

 

친정아버지께서 수시로 하셨던 말씀은 ‘You can do it!' 이셨고 나 자신에게는 ’I can do it!'을 수시로 되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쩌면 아버지의 기대와 믿음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말수는 적으셨지만 아버지의 나에 대한 믿음엔 한조각의 의심도 없었으니까요. 대단한 카리스마입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다 먹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용히 쳐다만 보셔도 눈빛에 제압당하고 그 분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부담이 충분히 느껴졌으니까요. 어쩌다 한 번 웃어주시는 미소는 한없는 신뢰의 표시이기도 했습니다.

어려서 내 별명은 ‘아버지 딸’입니다. 요즘처럼 유별난 ‘딸바보’는 아니어도 든든한 후견인의 자리를 차지하셨던 엄한 아버지는 내가 바로 서야 하는 이유이고 정신적 지주임이 분명했습니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내가 속했던 반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이라면 덜래머리를 흔들 정도였습니다. 수학과목을 먼나라 얘기쯤으로 치부하고 그 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편이 나을 거라는 친구들도 있었으니까요.

고등학교 시절, 한 학년이 총 14반이었고 두 분의 수학선생님이 7반씩 나누어 지도하셨습니다. 수학 선생님 두 분은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당신들이 맡은 반들의 반평균 성적에 예민해 하셨지요. 당시 우리 반 수학을 담당하셨던 여선생님은 마침 고등학교 동문 선배셨고 후배들 지도에 더욱 애착을 갖고 수학의 세계로 우리들을 입문시키려 무던히도 애쓰셨습니다.

 

어느 날, 선배이신 수학 선생님이 비장한 각오로 교실에 들어오셨습니다. 내가 이제부터 너희들에게 마술을 걸겠다고 하시더군요.

선생님께서 개발하신 주술(?)은 바로 ‘나는 할 수 있다!’였습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수학을 좋아한다’를 눈을 감고 세 번씩 큰 소리로 외치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웬 뜬금없는 주문? 아이들 모두가 히죽히죽 웃었지만 진지한 선생님의 표정과 요청에 못 이겨 모두 눈을 감고 세 번씩 외쳤습니다. 수학 수업의 마무리 또한 세 번의 주문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얼마간의 어색함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수학은 좋아하는 과목이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주문은 자연스럽게 수업의 일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2학기가 되면서 주문을 외웠던 7개 반들의 수학 반평균 점수는 다른 7개 학급들과는 차이가 나기 시작했고, 선생님의 주술은 학년이 올라가서도 계속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히죽거림도 장난도 아닌 진지한 ‘자기예언’에 우리 모두는 세뇌가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주문을 외운 후 학생들의 태도는 사뭇 진지해 지고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있었으니 수학선생님의 주술작전은 성공을 거두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시작은 미미 했지만 결과는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으니까요.

아마도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을 실현한 매우 긍정적인 실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친정아버지의 ‘You can do it!’과 ‘I can do it!’이 익숙했던 나에게 수학시간의 ‘나는 할 수 있다’는 작은 실천이었으며 다른 친구들은 알 수 없는 울림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버지 말씀의 함축적 의미를 되새깁니다.

긍정의 힘과 끊임없는 격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심어 주고 싶었던 그 분의 깊은 뜻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과연 나는 아버지의 깊은 뜻에, 그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랑스러운 딸이었을까요?

말로는 부족했던, 담담하게 지켜보시며 마음 졸이셨을 아버지의 그 마음을 엄마가 된 지금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됩니다.

 

세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너희들을 믿는다고. 너희들이 내 아이들이라서 감사하다고.’

‘너희들은 엄마의 기쁨, 믿음 그리고 희망이라고!’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는 엄마가 했던 짧은 말의 참뜻을 되새기며 헤아리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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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014-10-29 18:11
답댓글

긍정의 힘!!!!

말이 씨가 된다!!!

제가 늘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고 스스로에게도 조심하는 말이얘요..

언젠가 읽은 글인데

멀쩡한 사람 한명에게 20명이 한번씩 너 미쳤다고 말하면 진짜 그사람이 미친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어요

기억이 가물가물..

안좋은 말은 삼가하고 좋은 말은 많이 퍼뜨리며 ㅁ 살아야겠어요 ^^

We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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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4-10-29 20:56
사실 이 글을 쓴 이유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말이 씨가 되는' 긍정적 '주문'을 걸어보면 어떨까에서 였어요.
내 아이 맞춤형 주문이죠.
지금 내 아이한텐 어떤 주문이 자기최면에 효과적일지 엄마들이 제일 잘 알거든요.
커 가면서 상황에 맞게 주문을 바꾸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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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벳
  • |
  • 2014-10-29 14:59
답댓글

폰으로 댓글을 길게 달았더니 입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자꾸 뜨네요.ㅜ.ㅜ

아버지의 위엄과 권위는 엄마에게 달려있는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버지가 가장으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니 감사히 여겨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지요~

돌아가신 저희 친정아버지는 친구같은 아빠셨어요.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영화도 보러 가시고,외식도 자주 데려가고, 커서는 낚시터에도 데려가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도 끓여주는...

요즘 아이들에게 좋은 아버지란 친구같은 아빠인것 같아요.

엄마들도 아이들 앞에서 아빠 흉을 가볍게 보는것 같구요~ㅋㅋ

요즘 엄마들 저를 포함해서 반성해 봅니다.^^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세뇌를 자주 시키는것은 어릴수록 약발이 먹히는것 같습니다.

저희집 경우 어릴때부터 딸아이에게

'수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하는게 엄마는 정말 신기하다.'

'넌 정말 수학을 즐거워하면서 하는구나.

'이렇게 어려운 수학책이 정말 재미있니? 엄마는 내가 낳은 딸인데도 정말 신기하고 자랑스럽다.' 등등~

아직도 수학이 잼있다는 딸아이를 보면 이런 세뇌가 먹힌것 같기도 해요.

이제는 좀 컸다고 엄마의 숨은 의도를 알아채고는

'엄마 나한테 **하라고 이런말 하는거지? 다 알아~'라곤 합니다.

수경샘님의 좋은글 덕분에 오늘만이라도 잔소리 대신 긍정적인 말들을 해줘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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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4-10-29 21:01
다정다감한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신 벨벳님, 복이 참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의 아버지들 중 그런 분들은 정말 드물었으니까요.
따뜻한 마음이 어려서부터 자리잡았을 것 같네요^^
딸내미한테도 힘을 실어 주는 지혜로운 엄마가 되셨구요.
아이들이 영리해서 엄마의 의도를 간파하지만 그래도 내심 좋아하며 따르게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무장한 아이들이 많은 세상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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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호하하
  • |
  • 2014-10-29 12:04
답댓글

You can do it! I can do it!

이 말을 저도 제 아이들에게 자주 해주어야겠어요.

부모님께서 평상시 자주 하신 말씀들은 나중에 힘들도 어려울 때 거뜬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어 

일어서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말! 힘이 되는 말을 저도 아이들에게 매일 같이 해주어야겠어요.

항상 사랑해~만 해주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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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4-10-29 13:41
맞이가 대학 입시 준비를 할 때였어요.
중간 중간 힘이 들때면, 저도 했던 말입니다.
축 처져있던 아이가 격려에 힘이 났던 것 같아요.

'넌 할 수 있다고, 엄마는 믿고 있다'고.
'네가 서야 할 자리에 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었지요.

엄마의 격려는 그 누구의 말보다도 약발이 강합니다.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찬 아이들을 위해,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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