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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빠다, 버러 : 발음

  • 지나world
  • |
  • 2014-08-25
5

프랑스어는 이제 더 이상 인기 있는 제2외국어가 아니다. 실용성을 앞세운 언어정책으로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나 독일어가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한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그래서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나는 학생들에게 그들이 왜 프랑스어를 선택했는지를 묻고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이 왜 좋은 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외국어를 왜 배우는가? 도구로서의 언어 습득을 강조하시던 은사님이 기억난다. 두 차례에 걸쳐 총 7년을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어를 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수많은 정보와 그로 인해 누릴 수 있었던 생활의 편의를 생각해보면 언어는 내게 소통과 생활의 도구로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나는 프랑스어에는 자신의 삶을 풍부하게 해 줄 수 있는, 실리를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더 있노라고 덧붙인다. 언어라는 다리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세상이 여전히 나를 키우고 나의 시야를 넓혀 주고 있노라고.

 

 

프랑스어는 듣기에 아름다운 언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리듬과 발음이 듣는 사람의 귀에 매력적인 울림을 남기는 모양이다.

 

언어 선생이다 보니 발음 관련 수업도 하게 된다. 모든 학생들이 원어민 같은 발음을 하게 된다면야 더 바랄 게 없겠지만 다 커서 배우는 언어인 탓에 생소하기도 하고 우리말에는 없는 발음들로 인해 똑같이 따라 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데 발음이 왜 중요한가, 꼭 원어민 같은 발음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받으면 해주는 대답이 있다. 물론 발음이 좋으면 좋다, 우선 듣기에 좋고 실제보다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도 있으니까.

 

 

그렇긴 해도 일단 내 말을 상대방이 잘 알아들으면 발음 문제에서는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기문 총장님의 발음이 더 좋으면 좋겠지만 그 분의 연설을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내가 실컷 이야기했는데 상대가 자꾸 되묻는다면, 그리고 그게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면, 내 발음은 고쳐야하는 게 맞다.

 

 

나는 학생들에게 발음 개선을 위해 매일 10분씩 큰 소리로 책을 읽으라고 당부한다. 큰 소리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자기가 내는 소리를 직접 듣지 않으면 제대로 발음하고 있는지 본인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잘 읽겠는데 막상 소리가 되어 나오면 발음이 이상해지는 문제는 자신이 직접 들어야만 고칠 수 있다. 이는 이어폰을 끼고 노래할 때 본인은 정확히 잘 따라 부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옆에서 듣는 사람은 음치가 노래를 부르나 보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이어폰이 귀를 막아 자기 노래를 안 들리게 하므로 음정을 정확히 재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대학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자기가 들을 수 있는 소리만 모방할 수 있다고 한다.

 

 

노력에 따라 발음은 확실히 좋아질 수 있다. 우리말이 웬만한 소리를 다 가진 풍부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원어민 발음을 자꾸 듣고 따라하다 보면 언젠가는 언어의 유창함에 더하여 멋진 발음도 가지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지나샘의 딸내미 메고 세상 한 바퀴 칼럼글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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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토순이
  • |
  • 2014-08-27 15:54
답댓글

선생님 저는 발음은 그닥 중요치 않다 라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저는 사실 주입식 영어수업을 받았던 세대 인데요. 영어발음때문에 수업시간에 발표를 했다가 발음에 지적을 받아서 그뒤로 영어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제가 지적받았던 발음이 제가 맞았더라구요... 그때 얼마나 화가 나던지요....

그래서 저는 영어발음이 중요한게 아니라 외국인과 자신있게 이야기 할수 있다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듬더듬 발음하지만 자신있게 말하는게 더 줄요하지 않을까요?

반기문 총장의 발음이 한때 이슈였던것 같습니다. 그분의 발음을 들으면 한국사람들은 모두 깜놀했다잖아요..듣기에 너무 촌스럽게 들렸기때문이죠  하지만 외국인들은 훌륭하다고 말했습니다.

고급스러운 언어와 표현때문이라고 했지요....

저는 항상 발음이 정말 중요하나 얼마나 중요하나 자신감이 더 중요한게 아닐까... 항상 딜레마에 있답니다.

과연 한국인이 한국인의 영어발음을 지적하는게  맞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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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world
  • |
  • 2014-08-27 17:58
저도 토토순이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내가 한 말을 못알아들을 때 그것이 내용이 아닌 잘못된 발음때문에 생긴 문제라면 발음을 개선해야 한다고 한거예요.
반기문 총장님의 발음은 한국식이어서 그렇지 틀린 발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어 또는 다른 외국어를 할 때 모국어의 영향을 안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자신의 언어 습관도 있구요. 그런데 발음이 어렵거나 본인 스스로 정확하지 않다고 느끼면 말할 때 그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게되는 것같아요. 사용어휘의 범위가 줄어들게 되는 거지요.
저는 발음수업할 때 제가 직접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녹음교재도 많이 활용합니다. 원어민의 발음과 리듬, 속도에 익숙해야 듣기도 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 스스로도 기왕이면 다홍치마라 생각하기에 좋은 발음을 위해 소리내어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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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world
  • |
  • 2014-08-25 20:51
답댓글
늘 댓글로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경험으로보아 청음에 재능이 있는 경우 발음이 좋았던 것 같아요. 외국어도 정확히 듣고 따라하는 것이니까요.
어린나이라도 5살짜리 발음과 10살짜리 발음이 다르더군요. 아무래도 어린나이일수록 흡수가 빨라보입니다.
물론 외국어를 잘하는것과 발음이 좋은 것은 좀 다릅니다만.
꾸준하게 노력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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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토순이
  • |
  • 2014-09-01 17:40
역시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에 리듬을 탈 줄 아는 아이가 확실히 영어를 잘 알아 듣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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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라공쥬
  • |
  • 2014-08-25 09:34
답댓글

발음 알아들을 정도만 되면 된다고 저도 생각하는데

부드러운 버터발음 부럽기는 해요.^^;

예전에 책을 읽어서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는데

큰소리 영어학습법으로 장애아인 아들의 영어실력을 굉장히 높였다는 분이 계셨어요.

소리내어 외국어를 읽으면서 점차 발음도 좋아지고,

영어실력도 는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소리내어 매일 읽으라면 아이들 입이 한 댓발은 나올껄요?ㅋㅋㅋㅋㅋㅋ

 

파리는 참 짧게 있었는데 기억에 오래 남는 곳이예요.

늦은 밤 세느강변의 카페가 참 아름다워서이기도 하고,

별 정보없이 갔던 곳이라 갑자기 9시에 에펠탑에 불이 켜져서 깜짝 놀라기도 하구요.

그런 불현듯 놀란 기억이 참 오래남는것 같아요.

아마도 미리 밤 9시에 에펠탑 불이 켜진다는 것을 알고 봤다면 이리 오래 기억에 남지 않았을것 같아요.

 

이래저래 베낭 하나 메고 많은 나라를 휙 둘러보기는 했는데

아마도 그 자신감에는 영어가 많이 작용을 했던것 같아요.

영어를 잘하진 못하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혼자서

그런 무모한 여행들을 가능하게 해주지 않았나해요.

그래서 도구로서의 언어를 저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나샘님의 다양한 경험들이 녹아있는 칼럼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댓글이 야박해도 넘 서운해하시지 마셔요.

다들 휴가와 나들이로 바쁠때라 해마다 여름에는 이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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