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얼마전에 어느 포탈에서 수학 선진화가 오히려 초등부터 수포자를 양성한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글이 있었는데요. 읽어보니 초등저학년에서 배우는 가르기와 모으기를 활용한 계산 학습이 그동안 연산을 문제없이 공부해온 아이와 부모에게 혼란만을 줄 뿐이다는 내용의 글이였어요.
어릴때부터 연산문제집을 부담없이 쓱쓱 풀어내는 집의 아이와 부모에게는 정말 뻘짓으로 보일 수도 있겠죠. 그치만 그게 다 일까요?
물론 저희 아이가 잘했다면 저도 이런생각 저런생각에 빠져 살진 않았겠죠?ㅎㅎㅎ
저희 아이는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을 이상한 방식으로 합니다.
23에서 17을 뺀다면 받아내링으로 13에서 7을 빼는게 아니라
우선 7에서3을 빼고 나온 수 4의 보수를 구해 6이라는 답을 냅니다.
뭔가 그럴듯하면서도 왠지 정확한 원리를 집어낼 수 없는 계산법인데요 틀리지 않는다니 그냥 두고 볼 뿐이죠.
그리고 이건 별거 아닌데 83이라는 수가 6으로 나누어 떨어지는지 보기 위해 83나누기 6을 하는게 아니라 6*10인 60을 83에서 빼고 그 수가 나누어 떨어지는지 보면 계산이 훨씬 쉽죠.
마치 아이가 굉장히 창의적인 것인양 비춰질까봐 이번에는 그애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드리죠.
요즘 분수의 통분을 배우는데요.
7/14 와 5/16을 통분 하기 위해 그저 수업시간에 배운대로 최소공배수를 구하죠.
2 l 1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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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 와 같이요. 그래서 2*7*8=112 라고 구합니다.
그 다음 분자인 7에 곱할 수가 뭔지 몰라 112를 14로 다시 나눕니다.
그래서 제가 2*7 은 14이고 거기에 8을 곱해 나온수가 112이니 나눗셉을 하지 않아도 8을 곱하면 된다는 걸 알수있지 않냐고 했더니 엄마는 천재랍니다.. 그치만 저는 알죠.. 제가 가르쳐 준 생각이기 때문에 방금과 같은 나눗셈을 몇번이나 더 한 후 아..귀찮아 간단한 방법없을까 하고 생각이 들어야 이걸 깨달을 거라는 걸요.
그 다음에 7/14는 1/2과 같기 때문에 약분을 한 후 통분을 하면 더 간단하게 된다는 얘기는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책에 그런거 안 나왔다고.
아이들은 분명 수를 들여다보고 연구하고 가지고 놀 시간이 필요한거 같아요.
이건 연산문제집을 풀때에도 창의수학문제집을 풀때에도 모두 가능하지요.
하지만 아이가 연산문제집을 풀기를 싫어한다면? 거기다가 초시계까지 들이댄다면 ? 이렇게 되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최근에 아이들의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해 컴퓨터프로그래밍 교육을 실시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그 이후 방과후 컴교실같은데서는 바로 프로그래밍교육을 넣었던데.. 아유~~역시 사교육이 발빠릅니다.
컴퓨터프로그래밍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를 극명히 볼 수 있는 분야인데요. 사람의 업무를 기계로 구현하는 것이라 if어쩌구를 수없이 반복하며 생노가다로 로직을 풀어나가는 경우와 자신만의 수식을 개발하여 창의적으로 한큐에 풀어내는 경우가 있죠.
(물론 후자의 경우가 이상적이긴 하나 실제 대규모의 프로젝트일 경우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수준에서의 창의성만 받아들여집니다. )
흔히들 창의성이라고 하면 음악과 미술과 같은 예술분야에서만 생각하는데 지극히 논리적인 분야로 보고있는 프로그래밍을 할때에도 창의적인 사고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들의 수학공부도 그러지 않을까요? 우리 눈에는 답지식 계산법만 보이고 아이도 빨리빨리 그렇게 풀어주기만을 바라지만 이런 과정이 아이의 창의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
곁가지로 일기쓰기의 경우도 얘기해볼께요.
아이가 예전에 다니던 글짓기 선생님께 배운건데요 (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라는 책도 쓴 홍수현 선생님이예요. 정말 운좋게 예전 동네에 계셨어서 아이가 잠깐 배웠었네요.)
쓰고싶은 사건 하나를 콕 집어 사진을 찍듯 한 장면을 떠올린 후 그거에 대해 집중하면서 일기를 쓰라는 거죠. 그럼 자연스럽게 관련된 생각들이 정리가 되어지고 일기도 자연스럽게 써진다고 하셨는데 참 인상깊었죠.
물론 수련의 시간동안 수없는 지우개질로 아이는 힘들어했지만 수업이 아닌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한다면 무언가에 집중하여 생각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참 좋은 기회인거죠.
아이들과 수학공부할 때 항상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틀린 문제도 아이만의 방식이 있을 수 있어요. 그 방식을 다듬어 주는 것이 엄마의 방식을 주입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나가는 방법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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