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이 저녁을 먹으면서 한숨을 쉽니다.
한 명이 전학을 가면서 반 여학생의 수가 홀수가 되었는데 둘씩 짝지어라~하면 항상 자신이 혼자 남는다면서... 8명이 뭉치는 패(?)가 있는데 그 친구들은 똘똘 뭉쳐 있고 나머지 소수의 아이들도 나름 절친 비슷하게 짝이 지어져 있다는군요.
아이들과 잘 못 지내는 것도 아니고 인기도 많은데 단짝이 없는 것이 영 힘든가 봅니다.
적극적이지 못하고 내성적인 큰 아이는 확 달려들어 짝을 빼앗아(?) 오지 못합니다.
리더로서 인정받고 같은 팀으로서는 각광받는 아이인데
단짝이 되기에는 어려운 것인지....
눈물이 살짝 고이는 걸 보니 참 맘이 아프더라구요.
아빠는 "단짝이 있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짝이 있어도 속상하고 외로운 고민이 다 있다."라는 이상적인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저도 "누군가 너에게 와서 짝이 되어주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면서 혼자 남는다고 억울해 하기보다는 짝 지어라!라는 말을 들으면 재빠르게 친구에게 다가가서 짝을 하자 말해라. 게다가 너는 서울에 지금까지 자주 연락하는 진짜 친구들이 있잖아. 그렇게 오랫동안 친한 친구들이 있다는 건 행운이야" 라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주었구요.
그렇지만 상처난 아이의 맘을 치료해준 건 엄마. 아빠의 말 보다는 피아노였네요.
(재능이 없어도 악기를 가르친 게 어찌나 감사한지...)
작은 딸이 자기 전에 울먹울먹 하더니 서럽게 웁니다.
사회 조별 과제를 하면서 선거 유세를 했는데 자기는 한 표도 안 나왔다면서..
이 아이는 너무 적극적이라 매번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데도 늘 나서서 앞에 나갑니다.
자기는 인기가 없다며 너무 맘 아파 하는 겁니다...
학교가 파하면 언제나 붙어다니는 단짝 친구들과 신나게 재미나게 노는 아이인데
직선적이고 (저 닮아서..) 배려가 부족해서인지 인기는 없네요.
"엄마가 보기에 너는 너무 멋진 아이인데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거 같아. 그리고 그건 인기투표도 아니고 너에게는 베스트 프렌드도 있잖아. 시간이 지나면 네가 얼마나 멋진 아이인지 아이들이 알게 될거야. 엄마 눈에는 네가 최고야" 하고 한참을 꼭 안아주었어요.
성격이 너무 다른 두 아이...
짚신장수 우산장수 어머니라는 옛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이야기의 주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인 쪽을 생각하라....는 건데
문제는...
다른 사람도 아닌 어머니를 놓고 그런 글을 쓰면 안되는 거였다는 겁니다.
어머니가 되어서 어찌 비가 오면 우산장수 아들 때문에만 기뻐하고 해가 비치면 짚신장수 아들 때문에만 신이 나겠나요??
(그 어머니는 아마 두 아들이 동업을 하기를 간절히 바라지는 않았을까요?)
인기는 많으나 절친이 없는 큰 딸과...
절친은 있으나 인기는 없는 작은 딸을 두고
어찌 어미가 되어서 큰 딸은 인기가 많으니 해피, 작은 딸은 절친이 있으니 해피~~하고 있을 수 있겠어요...
잠 든 아이들을 보니 참 짠하더라구요.
스스로 헤쳐 나가고 답을 찾아야 하는 거니 부모로서 그저 지켜봐주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네요..
별거 아닌 거 같은 아이들의 삶도 참 치열하고 고달프구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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