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접어든 딸내미를 둔 수인맘입니다.
워킹맘인지라 외할머니가 수인이를 돌봐주시지요.
요즘 들어 자기주장이 강해졌습니다. 하기 싫은 것에 대한 의사표현이 너무 분명한지라
당혹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한두달 전까지만 해도 무엇이던 잘 먹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먹기 싫을 때는 음식을 뱉어냅니다.
며칠전엔 수박을 같이 먹는데 중간에 맛있는 부분은 잘 먹더니 껍질에 가까운 맛없는 수박은 다 뱉어내었답니다.
맛없는 건 엄마더러 먹으라고 먹여주구요ㅠㅠㅠ(아직 말은 못하지만 의사소통은 잘 됩니다)
단호하게 맛있는 것만 먹고 맛없는 건 안 먹을거면 더이상 수박을 먹을 수 없다며 접시를 치우려고 했더니
조금 울다가 그냥 수박은 가리지 않고 다 먹었답니다.
(보고 있던 울엄마 말씀이 수인이가 이겼나?엄마가 이겼나?...
그냥 바가지로 기름을 붓고 계십니다.새까만 어미속에....)
얼마전부터는 욕실바닥에서 그냥 물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싱크대나 세면대의 물을 계속 틀면서
물놀이를 하려고 하지요. 다 씻은 플라스틱 그릇과 숟가락등을 흐른는 물에 씻으며 놀려고 하더군요.
것도 30분은 기본~~휴우~~
물낭비도 낭비지만 높은 곳이라 넘 위험해서 못하게 제지할 때는 그냥 자지러지게 누워 울어버립니다.
저두 한성깔^^;;하는 편인지라 요즘 들어 수인이의 이런 태도를 계속 제지하고 있었답니다.
이제껏 엄마는 자신이 원하던 것을 다 들어 주는 편이었는데 자신의 요구가 계속 받아들여지지 않아서인지
요즘 들어 엄마보다는 외할머니를 부쩍 더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ㅠㅠㅠ
-금방 팥쥐엄마가 되어 버렸답니다.
내가 작년 겨울 시혐준비하면서도 너 입원3번 할때 공부도 안하고 옆에 있었는데,
새벽 5시반부터 깨서 아빠가 잠들어있을 때 맨날 엄마랑 책읽구 업어주구 놀아주구 했는데...잉잉잉
내가 너한테 뭘 바라고 이러는게 아니야~~ 왜 엄마만 미워해에~~
요즘 그래서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잔뜩 커지고 있던 와중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수인이는 일어나자마자 외할머니를 찾더니 조금 있다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밥을 먹으려는데
아침밥은 커녕 수박과 토마토부터 달라고 합니다.(김치 냉장고에 가서 붙어서 계속 보채는..)
제가 계속 거절하는게 그래서 친정엄마께 안된다고 해달라고 부탁드렸지요.
그랬더미 딸내미 싱크대로 가서는 물놀이 한다고 또 보채는...
외할머니가 또 안된다고 하자 울면서 자기 방으로 할머니랑 갑니다.
밥먹다가 맘이 안되어 가보니 할머니랑 같이 자리에 누워있습니다.
그래서 수인이의 발을 만지면서 노래 불러서 달래주려니 훽 돌아눕더군요.
'수인아~~수박이랑 토마토는 밥먹고 먹는거야. 그러니깐 수인이 할머니랑 밥먹고 나면 같이 수박먹자.
물놀이는 조금 있다가 더워지면 그때 같이 할까?' 했더니
아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거실로 나가 놉니다.
순간 내머리를 치는 종소리~~~
아이의 맘을 읽고 공감하는 한마디에 아이의 기분이 좋아진 듯 합니다.
그리고 맘이 참 아팠습니다.
쑥쑥을 안지 얼마안되는 초보맘이구요,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제가 어릴 때 강요당했던 많은 것들...
무조건 어른들이 말하면 네 라고 말하기, 여자여서 뭐는 하면 안되고 뭐는 해야하고
매일 공부해라 좋은 대학가야 한다...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서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는 엄마는 안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건만....
수인이에게 안 되는 것은 안된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근데 요즘은 거의가 안된다 뿐이여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듯 안된다고 거절하는 엄마는 앞으로도 요행히 오늘 아침처럼 딸의 섭섭함을 잘 헤아리고
토닥거려줄 수 있을런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도를 닦는 길이라고 했던가요?
선배맘님들의 조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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