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른 리치흐름님의 글
요즘 많이 게을러진것 같습니다. 쑥쑥에도 한동안 못들어왔는데, 어느날 메일에 리치흐름님의 글 ‘사칙연산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쑥쑥 단체메일이 왔네요... 그래서 들어와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한달도 더 넘은 쪽지도 있구요. 잠시 활동이었지만 낯이 익은 닉의 분들도 많구요. 사실 예전에 리치흐름님 같은 분과 반대편에 서서 토론하고 그러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덧글에 언급한 적도 있구요. 토론이 재미있어지려면 서로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서로 자기의 주장을 대립적으로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 더 좋습니다.
사실 실제 자녀들과의 생활에 있어서는 리치흐름님과 같이 수학적인 개념에 대해 생각을 하고 아이들과 대화하는 것이 참 좋은 것인데요. 저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또 대다수의 학생들이 리치흐름님같은 부모를 만나는 것은 아니니까 보편성이라는 측면에서 말씀드려 봅니다. 조금은 억지로라도 리치흐름님 글의 정확히 반대편에 서보려고 했는데요... 좋은 글에 대한 태클이 아니라 다른 의견제시라 생각하시구요. 뒷부분 내용은 서로 다른 내용도 아닐텐데요, 리치흐름님 같은 분과 어떻게든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초등수학 개념은 철학이 아니다
수학에서 개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념을 알아야 한다. 수학은 개념이다. 이렇게 말이죠. 분명히 강조해야 할 것은 초등수학은 개념이 중요하지 않다라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수학에서 개념을 모르고 어떻게 공부를 하는가, 개념을 확실히 한 연후에야 응용도 되고 실력도 업그레이드되지 않느냐고 말이죠. 맞는 말입니다. 개념이 중요하지 않다라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그러나 깊이있는 철학적 개념이 아닌 초급의 개념이라는 것이죠. 상식이라는 것입니다.
초등 저학년 개념부터 보겠습니다. 1,2,3학년까지 사칙연산에 대해 배우고 이 내용이 초등저학년 수학교과서의 거의 다입니다. 여기서 개념을 어떻게 강조할까요? 1+1=2 의 개념에 대해 어떤 개념설명이 들어갈까요? 좀더 어려운 20× 5 이 정도는 개념이 있긴 하겠죠. 20을 다섯 번 더하는 것이 20곱하기 5이다. 그렇게 개념설명이 되었으면 30×5도 또 설명해야할까요?
1+1=2라는 것에 대해서는 개념보다는 아이 스스로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념자체도 스스로 느껴가는 것입니다. 1 더하기 1은 2라는 것의 개념에 대해 어떤 철학자는 아주 길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초등학생에게 이런 것의 개념은 무의미합니다. 그냥 느끼는 것이지요. 어떻게 느끼겠습니까? 스스로 해보는 과정 연습의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1+1, 2+1, 3+1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스스로 해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알아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초등고학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등 5,6학년 되면 수학이 어려워져서 개념을 확실히 해야 응용문제를 풀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분들에게 초등 5,6학년 교재를 모두 갖다놓고 개념을 적어보라고 말씀드립니다. 좀 작은 글씨로 쓰면 학년당 도화지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몇십장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 그 개념도 ‘1+1’처럼 스스로 연습해서 느껴야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확실히 외워주어야 하는것이 몇가지 있긴 합니다만, 그다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필요한 것은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입니다.
상식적인 기본정의나 기본개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어찌보면 어른들의 잔치입니다. 사람은 왜 사는가? 이런 질문을 초등저학년에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개 초등학생들은 그냥 사는 거지 뭐? 글쎄? 하며 멍한 표정을 지을 겁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3+3은 왜 6가 될까? 개념을 잘 생각해 보자. 철학자들이라면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에 현학적인 언어로 엄청나게 긴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 어떤 수학자가 1+1=2가 되는 것을 몇장에 걸쳐 수학적으로 증명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초등생들에게는 그냥 느끼고 체득하는 것일 뿐, 거창한 개념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들입니다.
개념으로 포장된 두가지 고생하는 학습유형
1. 제학년 심화로 개념을 확실히
그토록 개념을 중시하면서도 정작 공부하는 모습은 다릅니다. 비슷한 종류의 문제집을 여러권 풀리거나 아주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경우가 있습니다. 초등 저학년에게 기본 실력 심화 등의 문제집을 대여섯권씩 풀게 하는 경우입니다. 비슷하지만 조금씩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모든 유형의 문제를 대비합니다. 결국 목적은 학교시험 100점입니다. 학교 시험 100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사실 초등때는 수학을 잘해도 개인의 성향상 100점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씩 난이도는 틀리지만 비슷한 문제집을 여러권 푸는 동안 아이는 기계적이 됩니다. 지쳐가면서 생각도 적어지고 스스로 느끼는 것도 적어집니다.
이렇게 하면 제학년 심화도 하고 개념도 심도있게 공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본 문제집 외의 문제집의 심화는 개념심화가 아닙니다. 그냥 지저분한 응용문제의 나열에 불과합니다. 100점이라는 욕심, 제학년 심화가 안되면 안될거 같은 강박감, 과정을 모르는 데서 나오는 무지... 이런 것들의 소산이라는 것입니다. 제학년 과정을 제대로 하는 것은 한두권만 제대로 해도 충분합니다.
유명출판사 유명교재들 대부분이 거의 모든 과정을 심하다 싶을 만큼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기본 실력 정도 수준의 문제집으로 교과과정은 완전히 끝납니다.개념을 강조한다면 문제풀이는 사실 교과서 익힘책 수준에서 그쳐야 합니다. 교과서 익힘책 수준의 문제가 개념에 대한 가장 적절한 문제이고 가장 적절한 연습이 되는 문제입니다. 그 이상의 문제들은 사실상 변칙적인 유형에 대한 대비 또는 지나친 꼬아내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제집의 선택은 교과서 익힘책 정도까지와 기본 또는 실력 수준의 문제집 한권으로 끝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본 예제 위주 또는 기본 연습문제까지가 최대한의 개념학습이 되는 것입니다.
2. 사고력 문제집으로 개념 확장
사실 사고력 문제의 용도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하고 분명한 생각을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개념을 심화학습하기 위한 것인가? 사고력을 늘이기 위한 것인가? 수학실력을 늘이기 위한 것인가? 영재교육원 때문인가? 남들이 하니까 불안해서인가? 이중 사고력 문제집의 정확한 용도는 혹 있을지 모를 영재교육원 입시 때문입니다. 지금은 시험전형이 없어진다고도 하는데요, 영재교육원 입시만 아니면 필요없는 내용입니다.
경시 사고력 문제집에는 어려운 문제들도 꽤 등장하는데, 교과과정과는 무관한 문제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때부터 개념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올림피아드 수준의 문제집으로 가면 초등 중등 고등을 넘어서는 문제들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대학 수학 전공자들이 60점대를 기록한다는 문제들인데요. 간단한 문제 하나만 봅니다.
문제) 135를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의 연속수의 합으로 나타내어라.
위 문제는 1031 초급편 첫머리에 나오는 문제이구요. 각종 사고력 경시 문제집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아무리 쳐다보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초등 6년 과정의 개념으로는 풀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별도의 다른 풀이방법을 알고 있지 못하면 풀수가 없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나오는 단순한 등차수열의 합 가지고도 안됩니다. 등차수열의 합에서 수열의 개수가 짝수개, 홀수개이냐를 나누고 그때의 특성, 그리고 소인수 분해를 통해 가능한 개수를 생각해 봐야 하는데요. 지면상으로 설명이 오래 걸립니다.
대개 문제들이 이런 식입니다. 전혀 개념과 무관한 무개념 문제들인데, 사고력 경시 문제를 통해 개념을 확립한다고 하면서 저런 문제들에 공을 들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풀어봐야 진정한 수학적 사고력이 길러지고 최상위권의 수학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건 소질의 문제가 개입되는 것이고...훈련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과 구분짓는 전략이 필요하고.. 방향도 다른 얘기이고... 암튼 거기까지 가면 또 다른 문제라... 일단 이쯤에서 줄여 봅니다.
원본 게시물: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C_001&number=49499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