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큰 아들 어렸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쑥쑥을 알게 된 건, 오래 전 일이지만(처음엔 이런 세계가 있었구나! 엄청난 정보의 바다 속에 들어온 느낌..) 거의 활동을 안했더랬죠..
저는 원래 정보를 얻는 데 좀 두려운 마음이 있어요. 특히 웹에서 얻는 것들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취사선택해야 할지,,이것이 상당한 능력이 필요하더라고요..그리고 나의 모습과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는 큰 괴리감이 느껴지는 발달 단계 등, 그냥 기다리면 되는데 내 눈앞에 보이지도 않는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이 비교 대상이 된다는 것이 웹에서의 활동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생각이 하게 되어 아예 문을 닫고 말았죠..
그러다가 요근래, 모든 것이 지치고 번거롭고 힘들고 새로움을 꿈꾸는 것도 허망하고..뭐 이런 우울감이 찾아왔습니다. 성과는 없었지만 노력은 했다고 자위하는 것까지도 지치더라고요..그래서 어쩌다가 다시 쑥에 방문을 했는데 저에게 위로가 되는 글들이 있고, 또 댓글 달아주시는 친철한 분들이 있고 저랑 같은 생각을 공유한 분들이 있는 것을 보고 소통이 되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10년 세월, 아이들과 함께 했던 10년 세월을 돌아보게 되네요.
내가 어떤 부분에서 실패하고 어떤 부분에서 잘했는지, 사실은 잘한 게 하나도 없는 듯하지만요..
저도 한때는 제 큰 아들이 영재인가 하는 착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28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 사물인지가 완벽하게 되더라고요. 들이미는 사물인지 카드마다 척척 말하고, 심지어는 분류가지 해내는 것을 보고 진짜 영재인 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채소 한번 말해볼까? 하면 채소와 관련되 어휘는 말하는 거지요, 탈것에 관한 단어 말해볼까? 하면 탈 것 이름들이 줄줄이 나오고 말이죠..그래서 이제는 한글을 가르쳐야겠다 결심하고, 이불덮어주기 놀이와 낚시 놀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저기 글자 카드를 붙여놓았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알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낚시놀이 아이한테 꽂혀서 날이면 날마다 낚시 놀이를 하더니 약3개월 만에 200개의 통글자 단어인지를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그래서 다음으로는 모래색 글씨 놀이를 하면서 낱자를 가르치기 시작했지요..통글자를 알고 있으니 별로 놀아주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낱글자를 알게 되더라고요.
물론 책 읽기는 끊임없이 해주었죠..잠이 와서 저절로 스러질 때까지..
영아때부터 장난감은 거의 책이었고 6개월이 되니 책장을 한장씩 넘기기 시작하더락요. 10개월이 되니 좋아하는 그림책을 깔아놓고 이 책 가져와라 하면 가져오고 저 책 가져와라 하면 가져오고...참 신기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한글이 인식되고 나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영어를 투입시켜야겠다 생각해서 28개월에 품앗이를 결성했고, 노** 셋트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노부영 첫단계 책들을 따라 부르기 시작하고 좋아하고 그랬더랬죠. 이 시기 쯤 자동차 사랑에 돌입하게 되었지요. 한글을 처음 가르칠 때로 자동차 카탈로그에서 자동차 그림을 잘라다가 냉장고에 붙여놓고는 그 아래 글자를 따로 만들어 자동차와 그 이름 짝짓기 놀이 들을 했으니까요. 1시간이 넘게 아파트 주차장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그 이름을 물어보고 고개를 아래로 들이밀고 바퀴까지 일일이 관찰하고...날마다 이런 일을 반복했으니까요..그러더니 어느새 자동차를 쓱 스치기만 해도 어찌나 그렇게 잘도 알아맞추는지..4돌이 되기 전에 이런 일들이 벌어졌으니 주위의 분을이 모두 깜짝 깜짝, 나중엔 외제차에 관심을 갖더니 나라 이름을 알기 시작하고 다음엔 국기를 다 알고 있고, 다음엔 그 나라의 음식들을 줄줄이 꿰게 되고....
그러다가 어느날, 소나타 자동차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후진부, sonata 글씨 중에 s자가 빠진채로 onata라고 적혀진 차를 보게 되었어요. 그 때 아들이 그러더라고요."엄마, 이거는 s가 빠졌으니까 오나타a라고 읽어야겠네"라고..그 때 알게 되었지요. 얘가 파닉스의 자음가를 다 터득하고 있었구나..스스로..
그러면서 JFR도 줄줄이 읽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때 그때 관심있어하는 책들 넣어주고, 책 읽어주고 이런 거 밖에는..
뭐든지 스스로 알아가라고요. 도리어 엄마가 끼어들면 도망가고, 품앗이 수업도 아예 앉아있는 것조차 거부했습니다. 이런 저런 교구 만들어서 주의를 집중하고 액티 활동하면 다른 아이들은 호기심에 둥이 동그래져서 따라하고 만져보고 하는데, 이녀석은 아예 앉아 있지를 않으려고 하고 혼자 도망가 버리고..그래서 이 수업을 오래하지 못했습니다.
5세에 미술학원을 보냈는데, 결국엔 그만두었고, 6세는 제가 데리고 있다가 7세 때 다시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셈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는 거예요..그리고 친구들에게도 관심이 없고 그냥 앉아서 책만 보고 있고..누가 봐도 사회성이 좀 결여된다는 느낌..그리고 엄마에게만 무한 애정을..
이 아이가 7살 때 잠자리에서 읆은 동시랍니다.
엄마는
내 바구니야
내 사랑을 담아주니까
엄마는 내 옷이야
나를 안아주니까
엄마는 내 축구공이야
나랑 놀아주니까
엄마는
사랑을 담은 그릇
사랑을 마시는 컵
그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지요..
그래서 학교를 보내는 것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홈스쿨링을 할까 하다가 남편의 반대로 접기로 했고 어찌 어찌 결국엔 학교에 들어갔는데 그 때부터 저와 아들과의 실랭이가 시작되었지요..수학이란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던 게지요..사실 저는 연산을 전혀 가르치지 않았거든요. 뭐든지 스스로 잘 알아갔는데 연산쯤이야 잘 하겠지..이런 과신이 있었던 게지요. 그러나 이건 자의 착각이었고, 이 숫자 부분에 있어서는 심하게 이해력이 딸린다 싶을 정도를 따라오지를 못하더라고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미지적 사고나 직관적 사고에 익숙한 이 녀석에게 접근 방법이 잘못된 것이었는데도, 그 때의 저의 기분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우여곡절과 사건 사고 고민들이 있지만 그래도 저는 이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거든요. 저는 제가 좀 너그럽고 괜찮은 엄마라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아이가 저를 만족시켜 주고 있었던 것이죠. 제 욕심을 말이죠..
수학이란 복병, 그것도 연산이란 복병이 어리석은 엄마의 가면과 허상을 가감없이 벗겨주었던 것이죠.
수학이 저를 실망시키기 전까지는 저는 한번도 언어폭력이란 걸 해보지 않았습니다.
애들 애기 적에, 한 놈은 걸리고 한놈은 업어서 어디 외출이라고 할라치면 우연히 만나는 분들이 꼭 이런말들 하시잖아요..
"아이고 그만그만한 녀석을 키우려면 힘들겠다..이녀석들아 니들 때문에 니네 엄마가 고생이다" 이런 말들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저희 애들은 힘들게 안해요. 얼마나 이쁜데요~"라며 대답을 일부러 했습니다.
애들이 무심코 듣느 이런 말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잠재의식을 심겨줄 까봐서요.
아, 나란 존재는 엄마를 힘들게 하는 존재구나..이렇게요..
제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두가지 철직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관계를 깨뜨리지 말자, 둘째는 배움의 즐거움을 빼앗지 말자 였거든요.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는 자기 존재에 대해서 긍정적 가치감을 갖게 하자 였습니다.
자신의 의지에 이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부모의 의지에 의해서 태어난 아이들인데,
아이들이 평생을 살면서 "나는 가치로운 존재다"라는 의식을 품게 해주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큰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학교를 가면서부터 이 모든 철칙들이 무너지면서
언어폭력을 일삼게 되었지요. 머리도 쥐어박고, 너 바보냐? 이런 소리도 해보았고,
그럴가면 집을 나가라,도 해보았고, 등등.......아이구 창피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하지 않을만큼 자제력이 있는데로 뭐라도 내지르지 않으면 내가 못살 것 같은 기분이 들다라고요..한마디로 화풀이를 아이한테 한거죠...
사회성도 떨어지고..
제 생각엔 아마도 사회성과 수학 분야는 다른 아이들보다 발달이 느린 듯해요. 1년 정도?
어찌되었든 가면을 벗게 해준 아들, 나 스스로를 통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를 가르친 아들,,,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모든 것이 축복이고 감사입니다.
아들과 실랑이가 있을 때마다 아들과 했던 대화들을 적어놓았습니다.
나중에 읽어보면 아들은 저보다 항상 지혜롭고 현명한 것 같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자기 자신에 충실하면 정말 많이 알아서도 아니고 많이 배워서도 아니고 그냥 지혜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이런 못난 엄마에게 아들은 어제 이런 이벤트를 해주었습니다.
아직도 큰 아들은 수학을 제일 싫어하고 심지어는 빵점을 맞아올 때도 있습니다.
어릴 때 그렇게 빨리 알아갔어도 영어책은 아직도 그림책만 봅니다. 챕터북이 뭡니까?
한국말 책도 그림책과 만화책만 봅니다. 애기 적에 비해서 너무 성장을 안한게죠..
수학이란 놈 때문에 영어는 신경쓸 겨를조차 없었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진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녀석은 충분히 쉬게 하지 않으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녀석이라서 하루에 한과목 공부하면 다른 것은 못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헐렁하게 하고 싶은 일 하도록 내벼려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저녁 먹고 나서 한과목이라도 공부를 하는 거죠..
아직도 한국사와 지하철 버스노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틈만 나면 지하철 노선도 그리기, 한국사 왕족보 쓰기, 버스 타러 가서 신차 올 때까지 기다리기, 체험학습 장소의 교통편 알아보기, 마법 천자문의 한자쓰기, 귀가 아플 때까지 리코더 불기, 노래하기 등 이런 소일거리로 하루 하루를 헐겁게 지내고 있는 녀석입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엄마 냄새를 맡아야 하고, 엄마 사랑해라는 말을 하루라도 안하면 입안에 가시고 돋히고,,,,,
혼자 버스 타고 트럼펫을 배우려 다녀야 했기에 핸드폰을 사줬더니
첫 문자로 저에게 이렇게 보냈습니다.
"천금보다 귀한 당신을 사랑합니다."
애기 적에 관계를 깨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이 그너마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적다보니 아들에 대한 근심과 걱정은 사라지고 그 아이가 저에게 주었던 행복감과 사랑이 새록해지네요..
이제 훌훌 털고 일어서야겠습니다.
하루 하루 진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 나중을 위한 것임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지친 나에게 깜짝 선물을 해주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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