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지인 아들을 15개월 정도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그 아이가 일학년 이학기 시작할 무렵 저한테 부탁을 하더군요.
영어그룹과외를 하고 있는데 일년이 지나도록 알파벳조차 모른다구요.
그 엄마가 마음이 약해서 못하겠다는 말은 못하고 저한테 이대로 계속 진행해야하는지 물어보더군요.
그 선생님은 듣기 말하기 중심으로만 수업을 해서 자기는 아직 읽기를 안 가르친다고.
제가 테스트(?)를 해봤는데 아주 간단한 회화조차 안되고 교재는 코스북을 하고 있는데 애가 전혀 읽지도 못한채 매일 문장 베기끼 숙제를 하고 있고..
그 선생님 말이 앞뒤가 안맞더라구요 알파벳은 수업전 한달만 같이 읽고 넘어가도 웬만한 애들은 다 인지하는데 그러면서 쓰기 숙제를 내고 읽지도 못하는 교재를 쓰고 아는 어휘도 많지 않고
제가 이건 아닌거 같다고 다른데를 알아보라고 했죠.
그래서 어쩌다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워낙 책을 많이 읽는 아이라 그런지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더군요.
파닉스 코스북을 진행하며 저희 집에 있는 여러 원서책들을 (런투리드 매직리딩 마녀위니플라이가이 노부영그림책 클리터 시리즈 등등) 씨디와 함께 매주 빌려주고 집중듣기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심지어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읽으라고 준적도 있었죠
진도도 아주 빠르게 나갔구요(학원시스템은 좀 느리죠?)
아이가 단어 외우기는 힘들어 해서 전혀 하지 않았구요 (엄마가 좀 못마땅해했지만^^)
일년정도 지나니까 애가 머리도 좋고 한글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실력이 쑥쑥
우리 딸보다 더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편 속상한 생각도 ㅋㅋ
한 일년 정도 했는데 그 아빠가 미국으로 발령이 나서 갑자기 미국에 가게 되었지요.
어릴때부터 영어를 한 것도 아니고 겨우 일년 조금 넘게 했는데 미국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 엄마에게도 당분간 영어땜에 많이 힘들거다 했죠
제가 쓰기 많이 안시켜서 스펠링을 잘 몰랐거든요 진작 시킬걸 하는생각도 들고 그 엄마도 원망하는것 같고
근데 어제 전화가 왔어요.
개인 튜터도 애가 듣기 읽기를 잘 한다고 그리고 학교도 한국서 이학년을 못 마치고 가서 이학년으로 배정을 받았는데 이틀만에 삼 학년 수업을 들어도 되겠다고 (걔가 생일이 빠르거든요)
그 엄마가 저 덕분이라며 고맙다고 하더군요.
제가 전문으로 가르치는게 아니라 맡기도 부담스러웠고 그래서 책임감을 많이 느껴서 신경을 많이 써줬거든요
이렇게 결과가 좋으니 기분이 넘 좋고. 우리 아이 영어도 잘 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들고.
미국에 꼭 놀러오라고 하니 일년정도 우리애들 더 열심히 시켜서 놀러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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