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저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늘이는 필리핀 보라카이에 다녀와서 얼굴이 많이 탔더라구요.
그런데 아주 예쁘게 썬탠을 한 것 같았죠.
먼저 수업 전에 하늘이가 경험한 보라카이 이야기를 2분 동안 해보라고 했죠.
그랬더니 망고 이야기를 먼저 해요. 단 과일인데도 갈증이 나지 않는다고, 그리고 백색 해변..
에메랄드 빛 바다.. 너무 좋았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필리핀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하고 물으니 아무도 몰라요..ㅜㅜ
그래서 구글 지도를 통해서 보여줬죠. 그랬더니 아이들이 멀다고 하더라구요..
전 가깝다고 할 줄 알았는데, 멀다는거에요. 비행기로 4시간 정도 걸린다고 덧붙여 줬어요.
아무래도 해외 경험이 많지 않아서 멀다고 생각했겠죠.
그리고 첫 15분을 수학으로 시작했어요. 먼저 숫자의강 게임을 했죠. 독일에서 만든 것인데,
두 종류의 카드를 모으면 구멍뚫린 동그라미 안에 해답이 나와요. 예를 들어 5라는 카드와 + 50이라는 카드를 등을 대고 맞대면 구멍안에 55가 보이는거죠.

두명씩 짝을 지어서 팀을 만들어서 먼저 5개의 카드쌍을 맞추는 팀이 이기는 것으로 했어요. 하늘이와 고원이가 한 조, 황우와 백경이가 한조.. 그런데 고원-하늘 팀이 2번 모두 이겼어요. 왜냐하면 머리를 굴려서 쉬운 것들만 골라 했고, 황우-백경은 고지식하게 위에 있는 카드 순서대로 했던거죠. 예를 들어 고원-하늘은 1 + 50.. 이런 카드를 골라 하는 대신에 고원-하늘 팀은 37 - 56 이런 것을 들고 고민고민하더라고요..
그 다음으로는 x값을 구하는 문제를 했죠. algebra의 기본이랄까요..
아이들이 힘들다고 큰소리 쳤어요. 하기 힘들어요.. 못해요..
그런데 의외로 너무 잘하는 거에요. 특히 백경이는 뭐든 시작할 때는 못한다고 하고, 무조건 뒤로 빠지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죠. 못한다고 난리더니 처음부터 잘 맞추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칭찬해줬죠. "너는 못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꽤나 잘하더라".. 빙긋이 웃더라고요.
x + 30 = 52라고 했을 때 x값을 아이들이 외외로 잘 맞췄어요. 팀별로 논의하면서 답을 내더라고요.
하늘이가 좀 딸려했고, 못푸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일단 게임을 끝내고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줬어요. 아이패드를 꺼내서 적어줬죠. 이게임에서는 서로의 차이를 구하면 된다고 말이죠. 아이들은 금방 이해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아까와 같이 37 - 56.. 이런 문제죠.. 마이너스를 아직 모르더라고요.. 아무도 몰랐어요. 너무 어려워요.. 이거 그냥 0 아니에요. 또 한 하이는 계산 할 수 없는거 아니에요? 뭐 이런 반응이었죠.
그래서 number line로 설명해 줬어요. 더하기는 오른쪽으로 숫자만큼 옮겨가는 것이고, 빼기는 왼쪽으로 옮겨가서 숫자가 하나씩 줄어가는 것이라고요.. 예를 들어 2 - 6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이패드에 number line를 그려줬죠.
20초 만에 모든아이들이 이해를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이거 너무 쉽다는 거에요.. 아까는 너무 어렵다고 난리더니 말이죠. 백경이가 37 - 56이 뭔지 알겠다고 하더니 그냥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빼고 마이너스 붙이면 되는거네요.. 그 순간 아이들 모두 그렇다는거에요.
아쉽게도 15분이 모두 지났어요. 이제 게임을 하기로 했는데 아이들이 줄다리기를 하자고 하네요. 그래서 백경이의 도복 끈을 줄 삼아서 두 팀으로 나눠 줄다리기를 했죠. 황우가 남자아이라서 황우가 있는 팀이 쉽게 이겼어요. 불공평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이 자기들 4명과 선생님인 저와 줄다리기를 하자고 제안하길래.. 그래 좋다.. 그럼 해보자고 했죠. 누가 이길 것 같으니?라고 물으니 선생님이 이길거 같다고 해서 왜 그렇지? 라는 물음에 어른이니까요.. 흠..ㅜㅜ 어른 이라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닌데..
시작하자 마자 제가 막 끌려갔어요. 아이들은 모두 맨발이고 저는 양말을 신은 탓에 자꾸 미끄러지더라구요. 아이들은 자기들이 이길 줄 알고 신이나 있었는데, 순간 힘을 발휘에서 확 끌어 잡아 당겼더니 모두 우루루 끌려 나오더니 자빠졌죠. 제가 쉽게 이기면 아이들이 또 실망할까봐 일부러 힘을 덜 줬더니, 아이들은 일어나서 힘을 모으더라고요.. 이제 제가 끌려가는 신세가 됐죠. 암튼 이렇게 게임을 마쳤어요.
둘째 시간은 10분 동안 책읽기를 했죠. 고원이에게는 why 시리즈 책을 제가 선물로 줬어요.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고전 읽기를 했죠. 첫주 둘째주에는 모두 읽어 오더니 이제는 다 읽은 아이가 없었어요. 이제 슬슬 느슨해 지는 것일 수도 있고, 엄마의 간섭이 덜 한 탓에 그럴 수도 있죠. 첫주 둘째주에는 엄마들이 읽고 가라고 아이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암튼 안읽어도 괜찮은 것이고..이제부터 읽으면 되니까요.. 아주 조용한 분위기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황우가 좀처럼 집중을 못하는 것이 보였어요. 계속 눈을 비비고, 결국 물마시겠다고 일어나서 냉장고로 가더라구요.. 수업 끝나고 엄마들에게 들으니 황우는 매일 2시간씩 도서관에서 혼자 책을 읽고 온다는 거에요. 근데 책읽기에서만큼은 황우가 가장 집중을 안하고, 읽기는 읽는 것 같은데 정확히 읽지 않고, 또 발표할 때도 뒤죽박죽이거든요.. 집에와서 와이프에게 들으니 사설 어린이 도서관에서 일정 이상의 책을 읽으면 문화상품권을 준다는거에요. 그러니까 권수를 채우는 재미에 독서를 하는거죠. 물론 안읽는건 아니지만 건성으로 읽는 습관이 거기에서 든 것이란걸 알게 됐죠. 그리고 엄마들은 아이가 도서관에만 가면 책을 읽을 거라고 착각하나봐요.. 마치 학원만 가면 공부한다고 느끼는 것처럼.. 제가 아는 많은 아이들 중에는 학원간다는 명목으로 엉뚱한 짓 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학원가서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소수라는 사실을 모르죠.
아이 혼자 2시간 동안 무슨 책을 어떻게 읽는지 모른 채 그냥 아이를 도서관에 두고 온 것인데.. 이 또한 습관 때문에 그랬을 수 있어요. 하지만 책을 읽는 습관은 형식으로서의 습관이 아니고 책을 즐거워 하도록 해서 스스로 책 읽는 재미에 빠지도록 하는데 있는데.. 형식만을 강조한 결과 건성으로 책읽는 습관이 들고, 별로 알지 못하면서 많은 아는 것인양 잘난 척 하는 아이들이 양산하게 된 것이죠.
엄마들은 책 읽는 습관 들이는 방법과 어떤 책을 읽힐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집에서는 고전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저와의 행복한 천재학교에서는 아주 집중해서 읽거든요. 이제 초3학년이 되는데.. 이정도 연령이면 좋은 책.. 양서를 선별해서 읽도록 하고, 수준 낮은 책, 만화책.. 이런거는 가급적 보이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죠. 아이들 능력을 너무 깔보니까.. 자꾸 수준 낮은 책을 읽는 것에 만족하는거죠.
하늘이의 경우에는 책을 읽다가 질문을 해요.. "토인이 뭐에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죠. 단어가 궁금해도 그냥 읽으라고.. 집중해서 읽으라고 말이죠.. 그런데 책 다음 페이지에 삽화가 나와 있는데.. 거기에 까많게 생긴 아이가 하나 나와요.. 그걸 보더니 토인이라고 알더라고요.. 제가 하늘이 엄마와 상담하면서 이 문제를 지적해 줬어요. 저런 책은 그냥 흐름을 타고 빠져서 읽어야 하는데 하늘이는 중간 중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멈춰 버린다고요.. 그랬더니 엄마는 그렇게 해야하는 줄로 알고 그렇게 시켰다는거죠.. 모르는거 나오면 단어를 찾아 보라고..
물론 교과서나 논문 등은 정확한 개념을 알아야 하니까 용어의 뜻을 알아가며 읽어야 하지만 소설책을 읽는데 저런 습관이 들면 책 읽는게 즐거울리 없거든요. 그래서 모르는 것이 나와도 상상하면서 편하게 읽도록 해주라고 권해 주었어요.
10분 동안 황우는 151쪽 ~ 168쪽, 백경인 8쪽 ~ 34쪽, 고원인 1쪽 ~ 55쪽, 하늘인 19쪽 ~ 37쪽.. 10분 동안 어려운 책을 참도 잘 읽은 것이지요.
또 게임을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하는 것마다 싫어해요.. 예를 들어 손바닥으로 밀기 게임이나 공던지기 등도.. 자기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안하려고 들어요.. 딴거 하자고 그러죠.. 그냥 즐기면 되는데.. 어느덧 아이들 놀이에서도 경쟁의식이 상당히 자리잡은거 같아요. 결국 아이들이 모르는 게임을 했어요. 엄지 손가락 두개를 들 수 있고, 들린 엄지손가락 갯수를 맞추는 게임 말이죠.
마지막으로 영어는 month song을 들려줬어요. 아이들이 월에 대한 영어 단어를 모르더라고요.. 노래로 들려주니 흥미로워했죠. 크게 읽으라고 했더니 고원이가 상당히 빼더라고요.. 입도 뻥끗안하고.. 왜냐고 물으니 모르는 거라서 그렇다고해요.. 모르기는 다른 아이도 다 마찬가지인데..ㅜㅜ
한 달을 마무리하면서 엄마들하고 상담을 했어요..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죠. 엄마들도 궁금한 것이 많았고.. 아무튼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화내는거, 잔소리하는거 그만두시고.. 격려하고, 믿어주고, 칭찬해 주고.. 이런 것 위주로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다음주부터는 주2회를 하기로 했죠. 고원이가 영어학원 때문에 행복한 천재학교 시간도 그에 맞춰 바꿨어요. 아이들 학습 습관이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1년쯤 걸릴 것이고.. 또 주2회가 아니고, 주5회를 해야할지도 모르죠.. 그러나 어찌되었던 저는 포기하지 않고 이 아이들 학습 습관을 바꿔줄 생각이에요. 그리고 수학도 삼각함수, 기하학, 지수로그, 미적분까지 개념을 설명해 주려고 해요.. 아주 재미있게 설명하면 이해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걸 알게 됐죠.
학교에서는 이상하게도 맞출 문제는 내지 않고, 틀릴 법한 문제만 꼬아서 내더라고요.. 이게 엄청나게 수학을 지겹게 만드는 것인데..
미적분, 지수,로그도 사실 더하기, 곱하기만 알면 그 개념을 분명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학적인 머리를 깨우쳐 주고 싶고, 수학을 엄청 즐거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싶죠. 분명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엄마들과의 상담 내용은 너무도 많아서 그냥 생략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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