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드디어 "행복한 천재학교"를 일산에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수학게시판에 올린 것과는 별개에요.. 쑥쑥회원은 따로 예정하고 있죠.)
초등 2학년 4명으로 시작하는데요.. 이제 3학년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하늘, 고원, 황우, 백경.. 이렇게 4명입니다.(모두 가명이니 양해를 부탁합니다.)
먼저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어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엇을 기대하는지 몹시 궁금했거든요.
먼저 하늘이 엄마..
수학 선행을 시켜야 할까요? 기말, 중간고사 때는 안봐주는데..
2주마다 있는 수학 단원평가 전날에는 꼭 봐줘야해요.
안그러면 틀릴게 눈에 보이거든요.
스스로 하면 좋을텐데..
영어는 아이가 필요성을 몰라요. 시사영어 학습지를 해요.
storybook으로요.. 3월에 원어민 수업을 해야할지 고민 중이고요.
시사영어에서 원어민 전화영어를 추천해서 고려 중이에요.
고원이 엄마..
이번 수업을 통해서 아이 상태를 알고 싶어요.
문제집 푸는 것도 시켜서 억지로 하거든요.
백경이 엄마..
수학은 혼자 풀고 틀린 것만 엄마가 봐주죠.
이해하고 넘어가야하는데, 반쯤 알면 다 안다고 말해요.
또 문제먼저 안풀고 답을 보여달라고도 하고요.
영어는 DVD와 아서 시리즈를 보여 주는 정도고, 학원엔 안가요.
뭘 기대하는지에 질문이 우문이었던거에요.
제가 하려는 학습이 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계신게 아니니까..
이수업을 통해서 뭘 원하는지가 명확치 않았던거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하려는 공부의 지향점을 간략히 설명해 줬습니다.
스스로 책을 보고, 공부를 하는걸 봐야 한다고.. 그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공부해 보려는 것이고요..
"행복한 천재학교"라고 명명한 것은.. 아이들은 모두 천재라고 생각해서죠..
이 부분에서 엄마들의 표정이 갑자가 바뀌었습니다.
뭔 뚱단지 같은.. 조금은 비웃음 같은게 섞인...
아무튼..천재는 하늘이 준 재능을 뜻하는데, 이게 누구한테나 있는건데..
보지 못하는 것이고, 계발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3과목을 1시간 동안에 할 것이라고 안내했어요.
수학, 영어, 고전읽기..
고원이 엄마는 고전읽기가 아주 맘에 드신다고 중간에 끼어 드셨죠..
저도 사실 이게 젤 맘에 들거든요..
이 세가지만 잘 하면..
수학, 과학이 해결되고,
고전읽기로 인문학적인 교과목, 즉 문학, 국어, 역사, 사회 등.. 해결되고..
영어는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니..
암튼.. 이 세가지만 스스로 해낼 수 있으면 학교 생활도 편하고,
자신감도... 리더십도 기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중 하나가 부족해도 아이는 자신감이 충만하지 않거든요.
영어는 잘하는데 수학을 못하면.. 수학 때문에 다른 영역에서도 많은 부정적 영향을 받죠.
학습 상담하다 보면.. 끝이 없어요.. 그래서 일단 아이들 가르치기로 했죠.
작은 탁자에 4명이 아이들이 빙둘러 앉았어요.
먼저 제 소개를 했죠.. 그리고 나서 자기 소개를 하라고 했어요.
일순간 탄식이.. "아~~ 왜 해요?.." (아이들은 자기 소개가 무척 싫은가봐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 한 개, 싫어하는 것 한 개씩 이야기하라고 했죠.
하늘이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요. 그런데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는 생각안해요..
제일 싫은 것은 엄마가 화내는거..
그 말과 동시에 아이들이 함성을 질렀어요.. "저도요. 저도요.."
아~~ 다 똑같았어요. 제일 싫은거.. 엄마의 고함, 잔소리, 화내는거.. ㅋㅋ..
이거 엄마들 많이 반성해야 하는데.. 잘 모르실거에요.
고원이는 요리를 좋아해요.. 요리도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고원이 요리 먹어본 사람 손들어" 했더니.. 아무도 없어요..
"고원이 요리 먹고 싶은 사람".. 했더니.. 아무도 없어요..ㅋㅋ..
이런 질문에 아이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지 시장통이에요..
맛이 없을거라는 둥. 뭐 만들거냐는 둥.. 그냥 엄마가 해주는거 먹지 등..
제가 다른 아이들이게 "고원이 좋아하는거 아는 사람".. 이렇게 물으니..
"피아노"라고 큰 소리로 아이들이 대답해요..
그랬더니 고원이는 자랑스럽게 뒤에 있는 멋진 트로피를 보여줬어요..
아주 멋진 트로피라고 칭찬해 주고나서 "피아노 잘 치니?"라고 물으니..
"아뇨.. 피아노 재미 없어요.." ㅋㅋ.. 이것도 엄마는 아시려나 궁금..??
고원이는 국어가 너무 좋다고 해요.. 국어 빼곤 다 싫고..
백경이는.. 그림 그리기도 좋아하고, 특히 새를 좋아해요..
집에서 자기가 새를 기른다고 해요.. 먹이도 주고, 똥도 치우고..
대신 곤충은 엄청 싫어 하고, 수학 싫고..
엄마는 수학을 스스로 하고, 못푸는 것만 봐주신다고 했는데..
이것 또한 억지로 한다는걸 알 수 있죠.
이런 아이들이 자기 주장이 강하지 못하고, 순응적이기 때문에
엄마 눈에는 스스로 한다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진짜 중요한 것은..
아이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들인데.. 그걸 읽지 못하니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들만 보고 판단하는거죠.
황우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아이들이 일제히 말해줬어요.
축구.. 그리고 수학을 좋아한다고 스스로 이야기해요.
아 참.. 다른 엄마들은 황우가 수준이 제일 높고, 그래서 함께 배우는게
어려울 수도 있다고 미리 말해주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는 눈에는
다 거기서 거깁니다. 차이가 거의 없는거죠. 그냥 연산 조금 더 잘한다고
더 뛰어난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제가 보니 황우가 제일 걱정이돼요.. 왜냐하면 표정이나 눈에서 총기가 없고,
생기가 없어요.. 그냥 순응적이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면서..
많은 스트레스에 있는 듯해 보였거든요.
아이들은 발랄하고, 통통 튀고.. 질문을 끊없이 해대고.. 깔깔 웃고..
이래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거든요.
엄마들의 판단과 제 판단은 거꾸로인 셈이죠.
그리고 수학을 시작했죠.
엄마들에게는 미리 사칙연산을 너무 강요하지도 말고, 정해진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도록 하지 않는게 좋다고 했죠.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수학을 싫어 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은 하고 있으니까요..
미심쩍어 하시길래.. 구구단 게임을 하자고 했죠. 그것도 많은 문제를 아주 빠른 시간에
맞춰 보자고 말이죠.. 일순간 다 손사래를 치시더라구요... 당연히 스트레스 받는거죠.
또 남하고 비교 당하기도 싫고.. 이게 아이들 마음도 똑같은데..
암튼 첫 수학에는 숫자 읽는걸 해야 겠다고 맘을 먹었어요.
엄마들이 이야기할 때는 천도 잘 못센다거나 만 정도 셀거라고 하셨는데..
제가 물어보니 고원이는 무량대수까지 모조리 알고 있었어요..
주산학원에서 배웠다네요.. 그런데 마치 암기과목처럼 일십백천만.. 이렇게 외운거죠.
큰 숫자는 수의 무한함.. 경외감을 주거든요..
그래서 아이패드를 꺼내고, 거기에 백억단위 숫자를 썼어요..
일제히 아이들 입에서 "으악~!" 하는 소리가 났어요..
힘들다는거죠.. 이걸 어떻게 하냐고..
그래서 해볼 사람 손들어 했더니.. 고원이가 해보겠고 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읽다가 꼬여 버렸어요.. "에이.. 모르겠다.."
읽는 방법을 가르쳐 줬어요.. 그리고 제가 먼저 읽었죠.
그리고 한 아이씩 돌아가면서 시켰어요.. 물론 자신감이 차 있는 황우부터..
그리고 백경이는 가장 자신없어 했는데, 앞서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더니..
자기 차례에 아주 잘 했어요.. 아이들이 잘 할 때마다 큰 소리로 소리지르고,
박수치고.. 그랬더니 웃음이 끊이질 않아요.
이번에는 문제 내 볼 사람 손들어 했더니 전부다 "저요, 저요" 또 시장통..ㅋㅋ..
그래서 수정이에게 펜 색깔을 고를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고원이에게 문제를 내라고 했죠.
엄청 어려운 문제를 내려고 애를 써요.. 10조 자리수의 숫자를 빼곡히 적었어요.
또 한번 아이들의 "으악~~"소리 합창..
그러나 아이들은 곧잘 해냈죠.. 이제는 서로 문제를 내고, 서로 문제를 풀어 보겠다고 난리에요.
이렇게 완벽하게 큰 자리수 읽는 것을 마쳤죠. 20분 조금 못했던거 같아요.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다고.. 더 하고 싶다고 했지만,
한 과목을 절대 20분 넘기지 않으려고 해요.
아이들이 그 이상 지나면 지루해 하거든요. 이건 어른의 뇌도 마찬가지에요..
20분쯤 했으면 쉼이 필요하거든요.. 쉬는 동안에도 뇌는 계속 정리를 해요..
즉 쉬는 것은 곧.. 뇌가 배운 것을 스스로 정리하는거죠.. 그런데 계속 인풋만 하려고 하면..
오히려 뇌가 거부를 해요.. 받아들이지 않죠..
암튼 이제 게임을 하자고 했는데.. 눈에 작은 상자가 하나 보이고.. 아이들이
여기저기에 양말을 벗어 놨더라구요.. 그래서 양말 하나를 집어서 돌돌 말았어요.
그리고 이 양말을 저 상자에 골인 시키는 게임을 하자고 했죠.
아이들 반응은.. 양말 냄새나요.. 하면서 웃고 떠들고 난리에요.
먼저 하고 싶은 사람 손들어.. 했더니.. 또 시장통.. 서로 하겠다고 난리..
그런데 웃기는건.. 황우가 일등을 했는데, 일등하는 순간 후회해요..
아.. 이건 먼저 하면 불리한데.. 이런걸 깨달은거죠..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그걸 깨닫지 못하고.
일등하지 못한걸 아쉬워했죠.. 암튼 3번의 기회가 있고, 그 중에 몇번을 넣느냐인데..
황우 혼자서 1개를 넣었어요.. 나머지 아이들은 하나도 넣지 못했고요..
이렇게 2회전을 했고, 바로 고전 읽기를 하자고 했죠.
미리 준비해간 책을 하나씩 나눠줬어요.. 하고 싶은거 골라가라고 했더니..
사이 좋게 하나씩 나눠가졌어요.
주제가 어렵지 않은 책들로 선정했죠. 로빈슨 쿠루소의 모험, 허클레리핀,
톰소여의 모험, 키다리아저씨였죠.
10분 동안 읽게 했어요. 아주 엄숙한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었죠.
2분 쯤 지나니까.. 고원이가 책이 재미없다고 해요.. 그래도 읽으라고 권하고,
저는 화장실에 볼일 보러 나갔죠. 다시 돌아왔는데, 완전 열공모드.
아까까지 웃고 떠들던 아이들이 어느덧 완전 조용.. 도서관 분위기..
놀랍게도.. 황우는 35페이지까지 읽었고, 백경인 31페이지까지, 하늘이는 25페이지,
고원인 28페이지를 읽었어요.. 아이들이 짧은 시간 동안 집중력을 발휘한거죠.
그리고 제안을 했죠.. 이거 안읽어도 좋다고.. 읽기 싫은거 잃지 말라고..
그런데 누군가는 제일 빨리 읽어 내겠지.. 그랬더니.. 제가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제일 빨리 읽은 사람에게 선물 주세요.."라고 황우가 제안을 했어요.
"그래 좋다.. 그럼 어떤 선물을 줄까?"라고 물으니 또 시장통.. 시끌벅적..
새를 사주세요, 강아지를 사주세요, 이어폰을 사주세요..
결국 백경이가 마지막 제안을 했는데, 읽고 싶은 책을 한 권 사주는 것으로 했어요.
참 아이들은 이렇게 기특해요..
그랬더니 황우가 "그럼 두 사람은 못했는데, 두 사람이 했으면 어떻게 해요?"
라고 질문을 했어요.. "그럼 둘 다 줘야지.."라고 답했더니.. 혼자말처럼..
"저는 안줘도 돼요.. 그냥 책 읽는걸로만도 충분해요. 선물을 꼭 안줘도 좋아요."
이렇게 이야기하는게 아니겠어요.
저는 알아챘죠. 이 아이의 속마음이 아니고, 단지 그렇게 훈련을 받은 것이라는 걸..
왜냐햐면 먼저 선물 달라고 제안했고, 중간 중간 굉장히 선물에 대해 흥분해 있었거든요.
저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움까지 억제하면서 교육하는게 과연 옳을까를 고민해요.
자연스러우면서 교육적인 내용을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는 것 아닌가..
암튼 어려운 주제입니다.
10분이 지나서 제가 다시 게임을 하자고 했죠.
아까 골인 못한게 아쉬웠던지.. 다 좋아해요..
이번엔 자가 양말을 집어 들고 냄새를 맡았더니, 그걸로 아이들이 까르륵..
웃음이 끊어지질 않아요..
이번에도 황우만 혼자 넣었어요..
그리고 영어공부..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었죠.
황우는 좀 자신감이 있어 보였고, 나머지는 소극적인 태도로.. "영어 해야해요?" 라고 물었어요.
유투브에서 number song를 들려주었어요. 아주 재미있게 수업을 했죠.
엉뚱하게 읽고, 빨리 읽고, 순서를 거꾸로 읽고, 뒤섞어서 읽고..
자신감 없던 아이들이 40까지 아주 잘 읽어냈어요..
처음에는 못해요.. 영어 숫자 몰라요.. 라고 했던 아이들이 10분 지나고서는
너무 재미있어요.. 숫자 영어로 다 읽을 수 있어요라고 고백했죠.
아이들 학습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은 못한다는 생각들이고..
가장 큰 학습 도구 수단, 또는 동기유발 수단은 해냈다는 성취감이죠..
오늘 아이들은 큰 성취감을 맛봤을거에요..
그리고는 이내 나왔습니다.
엄마들과 또 이야기를 섞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기 때문에..
엄마들은 이 수업을 왜 공짜로 하냐고 그래요..
수업료를 받으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흠.. 저는
돈이 아닌 아이들과의 경험이 더 가치가 있고, 아이들의 변화에 관심이 있을 뿐인데 말이죠..
이 수업을 하게 되어 하나님께 너무 감사하죠.
다음시간에 또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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